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도전과는 담 쌓은 부산 정치 /신수건

YS·노무현 등 부산 정치인, 특유의 열정 한국정치 견인

요즘 지역 정치권은 무기력…근성있는 신인들 중용해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대통령을 세 명이나 배출한 부산 사람의 성정은 화끈하다. 이 기질은 정치판에도 예외 없이 통용된다. 서슬 퍼런 5공 군부 독재 시절,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정권 타도를 외치며 23일간 목숨을 건 단식을 감행했다. 대통령 당선 후에는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등 개혁 과제를 일거에 처리했다. 박관용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조차 하나회 척결은 당일 알았을 정도로 전광석화 같은 일 처리는 유명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를 정치권에 입문시킨 YS와 기질은 엇비슷하다.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 장세동 정주영 등 당시 권세가들을 혼쭐내던 초선 국회의원 노무현의 사자후는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다. 누구도 예상 못한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 경선의 역전 드라마를 완성한 이도 노무현이다.

이처럼 부산의 정치인, 특히 지도자들은 언뜻 무모해 보이지만 기존 관념과 제도를 뒤엎는 도전에 능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가는 리더십으로 한국 정치를 이끌어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추락하는 지역 경제처럼 부산 정치도 근성을 잃어가고 있다. 모험과 도전, 열정은 사라지고 얄팍한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술수만 난무하고 있다.

1995년 자치단체장 선거가 시작된 뒤 모두 7차례(보궐선거 한 차례 포함) 부산시장 선거가 치러졌지만 지역 국회의원이 당선된 것은 단 두 차례에 그쳤다. 초대 문정수 시장과 현 서병수 시장이 그들이다. 선수(選數)만 늘리는 데 관심 있지 용기 있게 도전에 나선 배포 있는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는 6월 열리는 부산시장 선거도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에선 3선 이상 중진 의원이 수두룩하지만 서병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는 없다. 무기력 그 자체다.

홍준표 대표가 지난 연말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중진의원을 겨냥해 “게을러서” “중앙정치 재미에 빠져” 등을 이유로 시장직 도전을 회피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직설적 화법으로 설화에 자주 오르내리는 홍 대표지만 이날 발언은 지역 정치권 입장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눈치 보기는 마찬가지다. 집권 여당인데다 부산시정을 가져올 절호의 기회라 봐서 그런지 너무 신중 모드다. 시장 선거에만 네 번째 도전하는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의 지지율이 1위를 고수하는 배경에는 기존 여권 정치인들의 소극성도 한몫했다.

기초단체장들의 행태도 가관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6월 지방선거에서 현역 단체장의 불출마가 예상되는 지역은 부산이 경기를 제외하고 가장 많다. 부산에서는 16개 구·군 중 절반 가까운 7곳이 무주공산이다. 그런데 내막을 들여다보면 실소가 터진다. 현역 단체장들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자리를 비운 게 아니라 7곳 모두 3선 연임에 걸려 ‘정년퇴직’하기 때문이다. 반면 광주 광산구청장 남구청장, 대구 수성구청장, 인천 부평구청장 등은 다르다. 체급을 올려 광역단체장 선거에 도전하기 위해 구청장 출마를 과감히 포기할 예정이란다.

부산은 올해뿐만 아니라 과거 단체장 선거에서 단 한 차례도 기초단체장의 광역단체장 도전이 없었다. 일단 구청장이 되고 난 후 지역 국회의원과 호흡만 잘 맞추면 임기 12년이 보장됐으니 모험이나 도전은 이들에게 언감생심이다. 이렇다 보니 현재 구청장들의 평균 연령은 전국 대도시 중 가장 많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자치단체장의 3선 연임 제한은 논란거리임이 분명하지만 부산지역만 놓고 보면 3선 연임의 긍정적 결과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같은 지역 정치권의 무기력과 방관은 고스란히 지역 정치 생태계를 약화시킨다. 젊고 유능한 전문가 그룹의 정치권 진입은 기대하기 힘들다. 대신, 노회한 지역 국회의원과 호흡 맞추는 데 관심 있는 토호들만 설쳐댄다. 무능한 지역 정치권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온다.

부산은 전국 대도시 중 고령화와 저출산, 실업률 등 각종 지표가 최하위권이다. 수도권에 대응하는 동남권 광역공동체의 핵심 도시로서 위상이 날로 저하되고 있다.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서라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이런 배경의 기저에는 지역 정치권의 무기력과 안일함이 자리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환골탈태 없이는 지역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동력을 기대하기 힘들다.

독일의 사회과학자 막스 베버는 직업정치인의 자질로 ‘열정, 책임감, 균형감’을 강조했다. 그중 으뜸은 열정이다. 6월 지방선거에 즈음해 여야 모두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해야 한다. 정치 경력만 늘리는 데만 관심 있는 현실 안주형 정치인은 필요없다. 저돌적인 모험가형 정치인을 육성할 토양을 갖춰야 한다. 그게 실종된 ‘부산 정치’ 복원의 출발점이다.

편집국 부국장 giant@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3. 3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4. 4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5. 5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8. 8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9. 9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10. 10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3. 3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4. 4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5. 5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6. 6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7. 7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8. 8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9. 9양당 모두 400억 토해낼 위기..선거법 개정 화두로
  10. 10“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1. 1‘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2. 2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3. 3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4. 4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5. 5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8. 8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9. 9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0. 10부산 ‘에이지테크’ 해외 노크…日 시니어 시장 진출 길 열어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7. 7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8. 8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9. 9김해·전주시장 “특례시 기준 낮춰달라”
  10. 10“日 15% 수익보장” 주식리딩방 사기…4억 넘게 가로채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5. 5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