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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우암부두, 레저선박 제조단지를 꿈꾸며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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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2-21 19: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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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레지오(Viaregio)는 이탈리아의 대표적 레저선박 제조단지다. 원래 조선업체 세크(SEC)를 중심으로 일반 선박을 만들던 곳이지만 2002년 세크가 도산한 후 상황이 달라졌다. 베네티를 포함한 12개 요트업체가 세크를 인수해 조선소와 항만시설을 레저선박 제조시설로 바꿨다. 그 이후 30여 개의 레저선박 제조사와 1000여 개의 부품생산업체가 밀집한 클러스터가 됐다. 지금은 전 세계 슈퍼요트의 22%를 생산하고 있다. 쇠락한 항만시설을 활용해 해양레저 선박의 중심지를 탄생시킨 것이다.

부산에는 북항, 다대포항, 감천항 등 다양한 항만이 있다. 물류운송의 중심 역할을 하던 북항은 부산신항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옮겨가면서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북항은 경쟁력을 잃고 자연스럽게 유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우암부두는 2014년 2월 영업을 중지해 유휴 항만이 됐다. 항만 기능을 상실한 우암부두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됐다. 그간 기존 항만의 유휴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항만재개발이었다. 하지만 항만재개발은 우리 경제 성장과 함께해 온 공간이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건설한 항만시설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최근 들어 유휴화된 항만을 재개발하지 않고 안벽 등 항만시설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레저선박제조업, 항만하역설비제조업 등에서는 유휴 항만의 구조물을 활용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아레지오도 유휴항만을 해양산업을 위한 클러스터로 탈바꿈시켜 고부가가치 해양산업을 육성할 수 있었다. 우리 정부도 유휴항만을 해양산업 클러스터로 만들기 위해 2016년 5월 ‘해양산업클러스터 지정 및 육성 등에 관한 특별법(해양산업클러스터법)’을 제정하고, 지난해 4월 제1차 해양산업클러스터 기본계획(2017~2021년)을 수립했다.

해양산업클러스터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부산을 위한 법이라고 할 정도로 지역사회에서 환영했다. 북항이 항만기능을 상실하면서 유휴 부두가 대거 생길 것이고 새로운 산업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초 해양산업클러스트로 지정된 부산항 우암부두(17만5931㎡)를 살펴보면 기업 유치를 위해 필요한 중앙정부의 지원 혜택은 지방세 감면 정도에 불과하다. 부산시가 요구한 우암부두 뒤쪽 ODCY(부두 밖 컨테이너 장치장·16만7000㎡)가 제외되면서 규모도 크게 줄었다. 실질적인 해양산업 육성을 위한 클러스터 조성과 기업 지원을 위해서는 공간을 확대해야 한다. 지원제도 측면에서도 기업 입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금융지원, 국세감면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역사회에서는 해양산업클러스터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남구을) 의원이 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해양산업업 전문가들은 항만시설로 지정 대상지를 한정하고 있는 현행 법을 바꿔 항만구역과 주변 지역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술력 부족으로 부가가치율이 낮은 우리 해양산업 발전을 위해 국세, 금융 지원 등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명확한 지원 기준도 수립해야 한다. 또 우암부두를 주변지역 도시 재생과 연계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재개발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지난 6일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우암부두뿐만 아니라 ODCY지역, 옛 부산외대 인근 등 주변 지역까지 조화롭게 개발해 생동감 넘치는 지역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북항재개발을 하면서 개발 이익을 지역사회에 돌려주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았던 부산항만공사(BPA)는 향후 추진되는 자성대부두 개발에서 나오는 수익을 ODCY지역 땅을 수용하는 데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암부두 해양산업클러스터는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처음 유휴항만을 개발하는 사례다. 우암부두가 요트 보트 제조· 판매 클러스터로 탈바꿈한 이탈리아 비아레지오처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해양수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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