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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입양특례법 개정, 입양아 행복이 최우선 /임은정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4-25 19:03:42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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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지민(가명)이는 아빠가 없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안 “엄마, 우린 왜 아빠가 없어? 아빠 데려와”라며 엄마를 곤란하게 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부모와 함께 탄 또래 친구라도 볼라치면 발을 동동 구르며 아빠 타령을 했다. 그럴 때마다 “아빠가 없어서 우리 딸 싫어? 안 행복해?”라고 묻는 엄마 말에 곰곰 생각해 보면 꼭 필요한 것 같지는 않았다. 유치원 때는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겼다. “엄마가 날 낳았지? 나도 엄마 배 속에서 나온 거 맞지?” 한동안 망설이던 엄마는 “지민이는 엄마가 결혼 안 한 것 알지? 우리 딸을 낳은 엄마 아빠는 따로 계셔. 두 분이 정말 사랑해서 지민이를 낳았는데 사정이 생겨서 키울 수 없게 돼 널 기다리던 엄마한테로 온 거야. 엄마가 우리 딸 엄청 사랑하는 것 알지?”라고 말했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지민이는 더는 자신의 출생이나 왜 아빠가 없는지를 묻지 않는다. 확실한 건, 엄마가 자신을 끔찍이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입양모인 K 씨는 입양 사실에 대해 아이에게 어떻게 말할지 오랜 시간 고민했다고 한다. 성장한 후 입양 사실을 알게 될 때 받을 충격이 훨씬 크다는 것을 입양가족모임 선후배들을 통해 보고 들었다. 무엇보다 아이가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 요즘은 입양가족 모임에 데리고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입양아들과 어울리게 하고 있다. K 씨는 SNS에 아이의 일상과 학부모로서의 설렘, 한부모 가정에 대한 편견 등을 올리며 다양한 가족을 포용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며칠 후면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 등 기념해야 될 많은 날 중에 입양의날도 있다. 가정의 달 5월에 1가정이 1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으로 거듭난다는 취지에서 5월 11일이 입양의날이 됐다.

예년과 달리 올해 기념일을 바라보는 입양가족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입양특례법 개정안’의 방향성 때문이다. 주요 내용은 홀트아동복지회 등 민간기관이 주도하고 있는 입양을 앞으로는 국가가 대신하겠다는 것이다. 입양할 부모에 대한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하고, 친부모가 입양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숙려 기간을 7일에서 30일로 늘리기로 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치게 했다. 개정안은 2016년 대구와 포천에서 발생한 만 3세, 6세 입양아동 학대 사망 사건에서 비롯됐다.이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양 과정에서부터 정부 역할을 강화한 ‘입양특례법 전부 개정안’을 올 1월 공개했다.

막상 개정안이 나오자 입양가족들은 “개정안이 국내 입양을 위축해 결국은 해외 입양이나 시설로 가는 아이가 늘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 2012년 아동 입양 절차가 까다로워진 이후 1125건이던 국내 입양이 2016년 546건으로 줄었다.

한쪽에서는 “입양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입양아동에게 최선의 양육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찬성하고 있다. 이들은 한 아이의 인생이 달린 입양을 민간기관에 맡기는 게 옳은 것이냐고 반문한다.

양측 모두 입장 차가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친부모가 아이를 키우도록 하는 게 최우선 돼야 하고, 그럼에도 키울 수 없다면 새로운 가정의 울타리에서 자라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설 양육은 최후의 방안이다. 먼저 보육 시설이나 기관에 맞춰진 아이 양육과 관련한 정부 지원책을 미혼모(입양아의 90%가 이들의 아이다) 지원 강화로 바꾸는 것은 물론, 국내 입양이 원활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 할 것이다.

K 씨는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태어난 지 며칠 안 돼 포대기에 싸여 있는 지민이의 손을 만졌는데 걔가 제 손가락을 꼭 잡는 거예요. 그날부터 입양하는 날까지 거의 밤잠을 설쳤어요. 하루라도 빨리 데려와 안아주고 싶어서요. 제 배로 낳지 않은 것 뿐이지 100% 제 새끼예요.” 생후 100일도 안 된 아이를 입양한 K 씨가 아이를 업거나 유모차에 태워 직장에 나가고 출장을 갈 때도 아이를 데리고 다닌 경험담은 언제 들어도 존경심이 인다. 각자의 이해관계를 제쳐놓고 우리 아이들이 (친생·입양)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하게 자랄 수 있게 돕는 법이 나오길 바란다.

독자여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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