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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번지 잘못 찾은 저출산 대책 /조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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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전국의 출생아 수가 2만 명대로 떨어지면서 통계 작성 이후 2월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산 출생아 수도 1년 전 같은 기간(1800명)보다 5.6%(100명) 감소했다. 지난해 전국 출생아 숫자와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말 그대로 초비상 사태다.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애초 3월에 내놓겠다던 저출산 대책을 아직까지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년간 12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는데도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10년이 넘도록 호전의 기미가 전혀 없다면 대책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향후 대책은 어떻게 나와야 할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예비 부모인 2030세대의 삶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다는 데 있다. 현재의 삶이 지치고 힘든데 부양 및 책임져야 할 또 다른 약한 존재를 스스로 생산한다는 데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는 노동력 부족, 국력 약화 등 거시적이고 국가적인 문제를 거론하며 젊은이들에게 출산하라니 번지가 아주 잘못된 셈이다. 정부가 무엇보다 ‘헬조선’에서 ‘헤븐조선’으로의 전환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살 만한’ 한국이 되지 않고서는 이 같은 흐름을 바꿔놓기 어렵다.

직접적인 저출산 대책 역시 방향을 잘못 잡았다. 지금까지의 대책을 살펴보면 소위 별의별 지원제도가 총망라돼있다. 저출산 문제가 한두 분야 정책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책 마련 및 시행에 있어 목표를 세우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한정된 재원을 갖고 여기저기에 돈을 써서는 드라마틱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가 언제 저출산 대책을 내놓을지는 알 수 없지만 향후 대책은 절대 이전과 같아서는 안 된다. 출산과 육아에 있어서는 무차별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어느 누가 아이를 낳더라도 나이와 부의 정도, 지역, 결혼 여부와 관계 없이 출산과 육아, 돌봄에 있어 똑같은 혜택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 친가족문화 형성, 돌봄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 출산 및 아동관련 의료기관 설치, 육아관련 지원센터 구축 등의 세부안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가장 중요한 출산장려금 또는 지원금도 마찬가지다. 오는 9월부터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이 지급된다. 그러나 만 0~5세(0~71개월) 아동이 있는 가정 중 경제적 수준이 2인 이상 전체 가구의 100분의 90 수준 이하가 돼야 받을 수 있다. 아무리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하다지만 부잣집 아이는 ‘인구’에 포함되지 않는가. 그들도 일정 세금을 내는데 당연히 혜택을 받아야 한다. 이와 더불어 사실 10만 원인 금액도 너무 적다. 이번 기회에 아동수당 외에도 여러 수당 및 지원을 통합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일 경북 구미에서 20대 남성이 2살 아들과 함께 숨진 지 일주일 만에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동거하던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더는 돈이 없어서, 살기 힘들어서, 독박 육아에 지쳐서 출산과 아이 양육을 기피하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사회1부 차장 c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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