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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어울리지 않는 이름 /이동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5-22 19:05:32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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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왜 아메리카로 불리게 되었을까? 아메리카는 ‘아메리고 베스푸치’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이는 공교롭게도 어느 지도 제작자의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1492년 10월 12일 콜럼버스 탐험대는 섬을 하나 발견했다. 오늘날 미국 동남부의 바하마로, 콜럼버스는 이를 동아시아 연안의 작은 섬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미대륙의 존재를 몰랐던 그는 대서양 항로를 개척하다가 인도 제도에 상륙했다고 믿었다.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1499년부터 1504년 사이에 여러 차례 미대륙 탐험대에 참가했던 이탈리아 선원이었다. 베스푸치는 그 탐험의 내용을 담은 두 건의 문서를 출간하였다. 그는 이 문서에서 새로 발견한 섬들이 동아시아 연안의 섬들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대륙이었다고 소개하였다. 1507년 이 주장을 믿은 당시 유명한 지도 제작자 마르틴 발트제뮐러는 최신판 세계지도를 출간하게 된다. 이는 유럽에서 서쪽으로 항해한 선단이 착륙했던 곳을 별개의 대륙으로 표시한 최초의 지도였다. 발트제뮐러는 대륙을 발견한 사람이 아메리고 베스푸치라고 착각하고 이 대륙에 아메리고를 기리는 이름을 붙여 지도를 제작하였다. 그 이후 최초로 아메리카가 그려진 지도는 수많은 지도 제작자들에 의해 복제되어 나갔고 아메리카라는 대륙명이 점차 자리를 잡게 되었다. 만약 발트제뮐러가 콜럼버스의 행적을 제대로 알았다면 오늘날 미국의 이름은 콜럼버스가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죽기 전에 봐야 할 세계 유적 중의 하나라고 불리는 미국의 후버댐도 아이러니한 이름을 갖고 있다. 후버댐은 미국 남서부 콜로라도강 유역의 종합개발로 건설된 높이 221m의 아치형 다목적댐으로, 1936년에 완성되었다. 20세기 공학이 이뤄낸 가장 뛰어난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댐의 이름은 미국 제31대 후버 대통령의 이름에서 따왔다. 댐 공사는 후버 대통령 임기 중에 시작됐다. 그러나 그는 재임(1929∼1933) 중 세계 대공황을 맞은 불운한 대통령이자 이를 극복하지 못한 실패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후임 대통령 루스벨트는 뉴딜정책으로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은 적극적인 불황 대책들을 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규모 토목 공사가 핵심 중의 하나이다. 댐 건설로 전력생산사업과 종합적인 지역개발을 추진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 활성화를 이룬 것이다. 많은 난관에도 이 댐은 뉴딜정책으로 인해 2년 정도 앞당겨 완공되었다. 댐의 최초 이름은 후버 대통령 자신이 후버댐으로 명명했지만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오명 때문에 이 지역 이름인 ‘불더댐’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 이후 33대 트루먼 대통령이 다시 후버댐으로 바꾸는 데 찬성하면서 오늘날까지 그 이름이 이어지고 있다. 뉴딜정책의 공로와 성과를 생각하면 후버댐은 루스벨트댐으로 불리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오는 6월 12일에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 회담을 통해 명실상부한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가 실현되기를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기대하고 있다. 비핵화의 가시적인 첫 단계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국제신문은 지난 14일 자에서 밝혔다. 독자들은 그동안 북한이 보여온 태도나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발언들을 떠올리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비핵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혹 다른 변수들이 생겨서 일이 틀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더군다나 지난 18일 자 국제신문을 보면 최근 북한이 북미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고강도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말을 아끼며 다음 수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성공적으로 회담이 마무리되고 확실한 후속 조치들이 진행된다면 북미 정상회담을 이끈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길 것이다. 그러나 회담이 이벤트로 그치거나 실질적인 평화가 정착되지 못한다면 최초로 북미회담을 개최했다는 상징적 의미만 남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장담대로 한반도 평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어울리는 이름으로 남기를 바라며, 향후 회담의 추이와 성과에 대해서 국제신문이 정확한 기록을 역사에 남기기를 바란다.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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