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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여론조사 오류만 탓할 것인가 /신수건

선거 여론조사 도입 30년…예측 오류 논란 줄지 않아

국가 차원 가치 인식 필요, 정확도 제고 방안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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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처음 도입된 것은 ‘1노 3김’이 맞붙은 1987년 대선이었다. 이후 대선은 물론 총선과 지방선거 등 선거 때마다 여론조사가 홍수를 이뤘다.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올해 들어서 중앙선관위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 결과만 1200건가량 된다.

문제는 선거 여론조사가 도입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예측 오류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도입 초기만 해도 정확도는 비교적 괜찮았다. 심지어 2002년 대통령선거 때는 정당 경선에서 여론조사가 적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급속히 보급되면서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학계에서는 언론의 보도 태도를 문제시한다. 엄연히 여론조사의 한계가 존재하는데도 경마식 보도로 이를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기관들은 여론조사의 경향성과 추이만 봐달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후보나 유권자 등은 그렇지 않다. ‘여론조사=선거 결과’인 것처럼 인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샤이 지지층의 이론적 토대인 ‘침묵의 나선’ 이론 연구자인 노엘 노이만은 “인간은 사회적 고립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여론을 알고 싶어 한다”고 했다. 유권자가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실제로 여론조사는 단지 참고용으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여론조사 결과는 지지 후보에 대한 태도를 강화하거나 바꿔주는 역할도 한다. 부동층에게는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들쑥날쑥한 여론조사 결과는 민심을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선거 여론조사는 표심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확성은 그 기관의 존재가치와 같다.

물론 100% 정확도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렇지만 오류가 빈번하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 2014년 지방선거부터 2016년 총선까지 국내 여론조사기관들이 내놓은 여론조사 수치를 갖고 실제 당선인 예측과 비교한 결과 3개 중 1개는 당선을 못 맞췄다(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

구체적으로 보면 전체 분석 대상 여론조사 1557건 중 561건(36%)은 당선인이 틀렸다. 실제 투표함을 열어 본 결과 1·2위 득표율차와 여론조사 당시 지지율차도 평균 9.6%포인트나 됐다. 10%포인트 가까이 오차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2010년 6·2지방선거 때는 여론조사 대참사로 기억된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직전 실시한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50.4%로 민주당 한명숙 후보(32.6%)를 18.2%포인트나 앞섰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오세훈 47.4%, 한명숙 46.8%로 초박빙 양상을 보였다. 인천시장 선거는 더해 11.3%포인트 뒤지던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실제 투표에서는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8.3%포인트 앞섰다.

올 6·13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메가톤급 호재로 더불어민주당이 우위인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다른 정당 후보와의 격차가 너무 크게 나 선뜻 수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측은 ‘여론 조작’이라는 극한 용어까지 동원하며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있고 민주당 측에서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민주당 오거돈 후보가 크게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산시장 선거 여론조사만 보자. 올 들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공표된 부산시장 여론조사는 총 21회다. 이 가운데 오 후보가 한국당 서병수 후보보다 10%포인트 이내 앞선 것으로 나오는 경우는 유선전화 비율이 높은 두 차례뿐이다. 30%포인트 이상 이긴다고 하는 경우가 무려 8회, 20~30%포인트차도 8회나 된다.

이제 국가 차원에서 여론조사가 선거 과정에 필수요소임을 인정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오류를 줄이기 위한 안심번호 사용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안심번호 샘플의 오류 논란을 줄이는 방안도 연구돼야 한다. 일반 휴대전화로 응답한 사용자에게 문화상품권 등 일정한 보상을 제공해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것이 단순히 질문에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정치 참여의 일환이라는 의식 교육도 필요하다.

여론조사 기관들도 유권자와 비용 탓만 하지 말고 정확도 제고를 위해 힘써야 한다. 응답률이 지극히 낮은 여론조사의 공개 여부도 진지하게 논의돼야 한다. 중앙선관위 등록 규정도 강화해 수준 낮은 여론조사 기관은 퇴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춤추는 여론조사 수치로 국민을 기만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편집국 부국장 gian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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