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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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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이 오르면 가계 소득이 늘어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소비가 늘어 경제엔 선순환구조가 형성된다. 문재인 정부가 내건 소득주도 성장의 근본 취지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6개월째를 맞은 현실은 다르다.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 가계 소득을 늘리는 것까진 좋았지만 물가가 함께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결국 업체들은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일자리를 없앴다. 단기 아르바이트 하나를 구하더라도 비슷한 인건비라면 신입보다 경력자를 선호했고 이는 취업난으로 이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충격 그 자체다. 석 달 연속 10만 명대에 머물던 취업자 증가 폭은 7만2000명으로 추락했고 청년실업률은 10.5%로 역대 최악으로 치솟았다. 일자리 정부서 일자리 참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정부가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 원 올릴 때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9만 명, 14만 명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이 급등하면 근로자의 취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인상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다.

노동시장은 매우 복합적인 시장이다. 거시경제적인 요소를 비롯해 인구역학적(population dynamics)인 요소, 산업별 지역별 경기 효과 등이 중첩해서 작용한다. 이에 비해 고용률, 실업률, 임금 상승률 등은 그 복잡한 움직임의 일면만을 보여주는 통계다. 그래서 노동시장이 최저임금 인상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리 알기도 어렵고 분석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정부는 처음부터 정책 결과에 따른 파급효과를 철저히 계산했어야 했다. 16.4%라는 올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며 일종의 모험과 같았던 경제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장 내달 시행될 노동시간 단축의 원만한 현장 착근과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최근 최저임금의 고용효과를 둘러싼 학계의 공방이나 산입범위 변경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이 현재진행형이어서 최저임금이 어떻게 결정되더라도 우리 사회는 또다시 큰 갈등에 빠져들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권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목표는 탄력을 받을 것이다. 내년 인상률만 보면 무려 15% 정도다. 최저임금 1만 원이라는 상징적인 금액에만 집착하기보다 당장에 지표가 악화된 저소득층의 고용불안과 가계소득감소 문제부터 해결하는 등 좀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서울경제부 leejw@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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