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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문학진흥법에 대한 몇 가지 아쉬움 /하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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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6-24 18:54:15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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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들 가운데 정보나 눈치 빠른 이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엇이 변화하고 어떤 지원사업이 생길지, 자신이 속한 문학단체나 개인이 어떻게 해야 할지 계산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관련한 세미나와 함께 토론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이미 TF팀을 만들었다는 문학단체도 있다.

물론 그런 가운데서도 “그래 봐야 얼마나 변하겠어”하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거나, “아무리 그래도 좋은 작품을 써내는 것보다 좋은 해법은 없다”고 일축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정책이 나왔지만 충분히 볕을 쬐는데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모름지기 문인은 정치를 멀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이가 여전히 많은 것도 한 이유이다.

2016년 2월 제정되고 같은 해 8월 시행된 문학진흥법 이야기다. 작년 12월, 정부는 문학진흥법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8년부터 5년간 실천해 나갈 문학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안정적 창작기반 마련, 문학을 쉽게 향유할 수 있는 환경 조성, 한국문학의 세계적 확산이라는 3대 목표 아래 15개 과제를 4개 전략과제(문학 창작·향유·해외진출 및 문화교류·진흥 기반시설 분야)로 묶어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좋은 말이다. 창작자 입장에서 안정적 창작기반이 마련된다면 정말 좋겠다 싶다. 소설 쓰는 것만 열심히 해서 살 수 있다면 무엇 하러 시론이니 칼럼이니 잡문을 쓰겠는가. 독자 입장에서도 문학을 쉽게 향유할 수 있다면 좋겠고,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도 두말하면 잔소리겠다. 게다가 통일시대를 대비해 남북 간 문학 교류와 이산 문학을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니 이 아니 좋을쏜가. 모두가 좋으니 용비어천가나 부르며 기다리기만 하면 될 일 아닌가. 부산시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도 지난해부터 조례를 제정하고 지역 문학진흥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러나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팔짱 끼고 보고만 있기에는 왠지 개운치 않다. 먼저 목표니 과제니 해서 제시된 용어들이 죄다 낡은 단어다. 좋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행정 용어들이 원래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인지 시쳇말로 ‘구리다’. 새롭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이번 정책 수립에 자문을 했다는 분이 한 인터뷰에서 “획기적이거나 아주 새로운 건 아니다. 그동안 시행되고 논의된 여러 지원책이 집대성된 것”이라고 이실직고한 것만 봐도 그렇다. 시행되고 논의되어온 것이 완벽하지 못한 바에야 좀 더 창의적인 정책 방안에 대한 고민이 드러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엇박자가 나고 있는 모습도 좋지 않다. 국립한국문학관에 지방자치단체들이 군침 흘릴 것은 자명했고 과당경쟁과 지역갈등 역시 예상했던 바였다. 가까스로 용산으로 잠정 결정하고도 서울시의 협조를 얻지 못하고 의견차만 확인하였다. 문학진흥법의 잿밥 격인 국립한국문학관에 대한 지나친 경사도 볼썽사납다. 문학진흥법에 대한 이해도 각 지방자치단체와 달라 제각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자치단체 담당자의 좌고우면하는 모습은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 정부가 만든 법을 들이밀며 문인 혹은 문학단체의 현실에 끼워 맞추려는 공무원들의 모습은 여러 사람 복장 터지게 한다.
큰 틀에서 원론적이고 대략적인 기준을 마련한 데 의미를 두고 차차 수정하고 보완해나가면 되지 않으냐고 한다. 하지만 국립한국문학관 건립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한국문학관 관련한 내용은 상당히 구체성을 띤 데다가 속도전을 더해 마치 전쟁을 치르듯 밀어붙인다는 인상이다.

창작자에 맞춰진 점도 못마땅하다. “책의 절반은 독자가 창조한다”는 말이 있다. 문학은 작가와 독자의 활발한 소통을 전제로 한다는 지적이다. 이제까지의 정책이 대체로 창작자와 문학단체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쪽으로 진행되어왔음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성과가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릴 때가 되지 않았을까. 우리 경제가 지나친 재벌 위주의 경제성장 경제였고, 문학도 몇몇 인기 작가 위주로 편중되어왔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창작자에게 지원해줘서 책이 나와도 읽어줄 독자는 나날이 줄고 있다. 공급은 넘치는데 소비가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대대적인 국민 독서운동이 필요한 시기이다. 거꾸로 보면 더 잘 보일 때가 있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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