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손바닥보다 가벼운 돔구장 /이노성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6-27 19:04:50
  •  |  본지 30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헛발질도 이런 헛발질이 없다. 부산 사직야구장 재건축 이야기다. 돔구장이 ‘세계적 추세’라던 부산시가 하루아침에 개방형 야구장 신축으로 선회했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의 ‘눈치’를 본 것이다. 앞서 9개월 넘게 진행된 공론화 결과물은 쓰레기통에 갈 처지다. 부산시가 공론화를 ‘통과 의례’로 생각했다는 의심도 든다. ‘돔 공약’이 서병수 시장의 재선에 유리하다고 미리 결론 짓고서 말이다.

사직야구장 재건축 논의가 뜨거워진 건 지난해 9월이다. 부산시는 동서대에 중장기 마스터플랜 용역을 의뢰했다. 두 차례 전문가 자문회의와 공청회가 열었다.

첫째 쟁점은 외관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건축비만 3500억 원이 넘는 돔보다 개방형(1800억 원대)이 우리나라에 더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부산시의회와 시민단체는 돔구장 관리비(연간 80억 원)가 개방형(40억 원)보다 두 배 많아 자칫 프로야구 입장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부산시는 “민간자본 2200억 원을 유치하면 돔구장 건설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또 “돔구장은 소음 피해가 없다” “대규모 콘서트 개최가 가능해 수익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던 이유다.

두 번째 쟁점은 입지. 몇몇 자문위원은 “5만 ㎡ 이상의 대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사직야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신축하자”고 했다. 원도심 부활을 위해 북항에 건설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문제는 정부 소유인 북항의 땅값이었다. 토지를 매입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했다. 결국 ‘사직 개방형 구장’으로 대체적인 의견이 모였다.

마스터플랜 용역보고서 발표 시기를 6·13지방선거 뒤로 미루자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6·13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이 바뀌면 사직야구장 재건축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8일 서병수 시장은 ‘개폐형 돔구장’을 짓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입지는 사직동과 구덕운동장·동부산관광단지(기장)·제2벡스코(강서) 예정지를 우선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공론화 의견과는 다른 1차 반전이었다. 자문회의에 참석했던 한 시민단체가 비판 성명을 낸 이유다.

지난 22일 또 반전이 생겼다. 부산시는 오거돈 부산시장직 인수위원회에 “북항에 개방형 야구장을 짓겠다”고 보고했다. 두 달 새 돔이 개방형으로 다시 바뀌었다. 누구도 ‘왜 북항인지’ 설명하지 않았다. 시민사회의 여론 수렴도 없었다. 모든 게 손바닥 뒤집기보다 더 쉽게 뒤집어졌다.

지난 25일 3차 반전이 일어났다. 오 당선인이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직 돔구장 대신 북항에 개방형 구장을 짓는 건 정해진 게 아니다. 부산시가 인수위원회에 그렇게 보고했을 뿐이다. 시민의 뜻을 물어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부산 경실련 이훈전 사무처장의 말을 들어보자. “사직야구장 재건축 담당 고위 공무원을 사석에서 만났다. 오 당선인의 인터뷰에 대해 적잖게 당황한 눈치였다. 돔구장은 현재 권력의 입맛에, ‘북항 개방형’은 차기 권력의 입맛에 맞을 거라고 지레짐작한 것 같았다.”

개방형보다 돔이 더 좋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한없이 가벼운 정책 결정 과정을 비판하는 것이다. 행정 행위의 제1원칙은 ‘신뢰’다. 행정청이 한 말과 행동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속돼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신뢰보호원칙은 법치국가 원리에 근거를 두고 있는 헌법상 원칙”으로 천명한다. ‘특별한 사유’란 행정처분에 적법성 문제가 발견된 경우뿐이다.

오 당선인이 취임하면 공직사회는 더 눈치를 볼 것이다. 부산시민과 약속했던 수많은 정책을 오 당선인의 코드에 맞게 변형하거나 폐기하는 ‘악마의 디테일’도 시전할 것이다.
오 당선인의 ‘당선’을 가능케 한 촛불은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저항이었다. 촛불정신 가운데 하나는 ‘상식의 복원’이었다. 권력 눈치만 보는 공직사회의 관행은 상식이 아니다. 청산해야 할 적폐다. “영혼 없는 공직자, 오 당선인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이훈전 처장).”

스포츠부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채무조정 합의…경영 정상화 기대
  2. 2[사설] 부산항운노조 취업비리로 또 대대적 수사 받는다니
  3. 3낙동강하구 방문 부산시의원들 “람사르 습지 등록 필요성 절감”
  4. 4부산 민주당 “내년 총선 과반 얻겠다”
  5. 5여성취업교육장 옆 키스방…“기가 막혀”
  6. 6박현주의 그곳에서 만난 책 <53> 이진숙 소설가의 장편소설 ‘700년 전 약속’
  7. 7개방형으로 확 바뀐 부산시의회 의장실
  8. 8영진위, 21일 지원사업 설명회
  9. 9기장 해수담수 전량 공업용수로 공급
  10. 10[부동산 깊게보기] 9억 원 초과 주택 최대 80% 공제
  1. 1"김정은, 25일 베트남 도착…베트남 주석과 회담"
  2. 2문대통령, 암 투병 중인 이용마 MBC 기자 문병
  3. 3부산 민주당 “내년 총선 과반(국회의원 18석 중 9석) 얻겠다”
  4. 4개방형으로 확 바뀐 부산시의회 의장실
  5. 5여야, 2월 국회 ‘동상이몽’…정상화 의지 밝혔지만 험로
  6. 6트럼프·김정은, 합의문에 비핵화·종전선언 명기할까
  7. 7김정은 25일 하노이 도착…베트남 주석 만난다
  8. 8황교안 “당내 통합” 오세훈 “중도 확장” 김진태 “선명 우파”
  9. 9김정은 베트남 방문 때 삼성전자 공장 방문하나
  10. 10“https 차단정책 반대”…국민청원 20만 명 넘어
  1. 1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채무조정 합의…경영 정상화 기대
  2. 2 9억 원 초과 주택 최대 80% 공제
  3. 3“아시아 금융허브 평가…오사카는 상승세, 부산은 하락세”
  4. 4“5G 시장 선점” 모바일 올림픽(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열린다
  5. 5 의료관광벨트- 한류·K-뷰티와 시너지
  6. 6민간 창업보육공간 적극 유치…시 ‘창업도시 부산’ 비전 선포
  7. 7온천천이 바로 앞, 금정산도 한눈에…부산 최고 학군까지 품어
  8. 8방사선 부적합 제품들 원안위가 실명 밝힌다
  9. 9부산관광공사, 뉴미디어팀 신설 포함 조직 개편
  10. 10관광전문가·시민, 동남권 관문공항 필요성 논의한다
  1. 1새벽 조업 중 실종됐던 60대 해녀, 4시간 만에 극적 구조
  2. 245억대 재산 상속 다투다 흉기로 친형 살해한 20대 구속
  3. 3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이슈에도 불구하고 신규 수주 선박
  4. 4택시 들이받고 뺑소니 40대 여성 차량에 파지 줍던 70대 여성 받혀 숨져
  5. 5부산서 50대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숨져
  6. 6남구 대연동 12층 건물 화재…150여 명 대피 소동
  7. 7수색선박 사고해역 도착,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작업 시작
  8. 8대법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재정지원 57억 감액은 적법"
  9. 9'손석희 19시간 조사' 경찰 수사속도…"프리랜서 기자 곧 소환"
  10. 10'버닝썬' 이어 강남 클럽 '아레나'에서도 마약 거래,투약
  1. 13R에서 발톱 드러낸 우즈, 첫 4개 홀 버디-이글-버디-버디
  2. 2고진영, LPGA 호주여자오픈 준우승…2타 차로 2연패 좌절
  3. 3부산시민자전거대회 18일부터 참가 접수
  4. 4이상호, 평창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동메달 획득
  5. 5롯데자이언츠 시즌권 판매 시작...주중시즌티켓 첫선
  6. 6'이상호 슬로프'서 월드컵 동메달 이상호 "부담감 떨쳐냈다"
  7. 7부산 시민자전거대회, 18일부터 참가접수
  8. 8랜드리 34점 폭발…kt 4연패 늪 탈출
  9. 9자이언츠 주중 시즌티켓 나와
  10. 10kt 자유투 흔들리니, 6강 안착도 불안하다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농업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다
북항은 진정한 부산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기고 [전체보기]
보행도시, 생태적 지혜와 철학 위에서 구현을 /류경희
미래 수산식품산업을 생각하며 /남택정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양’을 갖춘 사회를 바란다 /신심범
깨지지 않은 ‘서부산 징크스’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반려동물’ 수난 시대
‘스마트’하게 살지 않을 권리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국악 선입견과 마주하기
제례악에 내포된 음양오행 사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中企를 위한 금융은 없다? /정유선
김복동을 잊지 말자 /이병욱
도청도설 [전체보기]
‘홍역’ 치르는 홍역
로저스의 방북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자기 표현의 기술
신춘문예 당선 소감을 읽으며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그타르트
진화하는 통영 꿀빵
사설 [전체보기]
산업용수로 돌파구 찾은 기장 해수담수화 사업
부산 금융중심지 10년…구체적 육성책 필요한 때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생계급여 수급 노인과 ‘줬다 뺏는 기초연금’
출산 절벽시대 ‘인구 장관’ 필요하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기절을 부르는 비너스
미술관을 지키는 강아지
이홍 칼럼 [전체보기]
개념도 정리 안 된 ‘4차 산업혁명’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되살아나는 박근혜의 그림자
보행친화도시로 가는 길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발랄라이카와 닥터 지바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프랑스와 미국의 와인전쟁
포도의 변신은 무죄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 복간30주년기념음악회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 유콘서트
경남교육청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해맑은 상상 밀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