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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기초의회는 ‘정치실험실’이 아니다 /이승렬

기초의회는 ‘정치 최전선’…역대 최다 초선의원 비율 참신함 기대, 역량은 걱정

‘보이지 않는 손’도 경계, 외풍 딛고 현장에 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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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은 부산의 지방자치 변천사에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달이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래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당선인들이 지방정부 및 의회의 ‘키’를 잡고 본격 출항했기 때문이다. 제7대 민선 부산시장은 물론이고 16명의 기초단체장 중 13명, 47명의 제8대 광역의원 중 42명, 182명의 제8대 기초의원 중 103명이 현 집권 여당인 민주당 소속이다. 지난 23년간 공고하게 지방권력을 유지해온 부산의 보수 우파 정치세력은 주도권을 넘겨주고 ‘견제구’를 날려야 할 처지로 밀려났다. 이유가 무엇이든 완전한 지방권력 교체이자 ‘상전벽해’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선량들에게 축하와 더불어 불안한 기대가 교차한다. 특히 부산의 16개 기초의회와 관련해서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음에도 기초의회가 내포한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 데다 위상도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정치에서조차 가장 소외된 기초의회가 반듯하게 설 수 있을 때 ‘풀뿌리 민주주의’가 더욱 바로 설 수 있다. 기초의회는 정치 입문자들이 시행착오를 겪어도 괜찮은 ‘정치실험실’이 아니다.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유권자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고 부대끼는 ‘정치의 최전선’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8대 기초의원들과 정치권이 명심해 주었으면 하는 네 가지만 간추려 당부한다.

첫째는 ‘알아야 면장을 한다’이다.

의정 겸험 없는 ‘초보 의원’이라는 이유로 무능과 게으름이 용서될 수 없다는 의미다. 기초의원을 무시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조례 제정이야말로 지역민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기초의회의 최우선 기능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기대 이하였다. 지난달 30일 임기를 마친 부산의 제7대 기초의원 가운데 4년 동안 조례안 대표발의를 1건도 안 한 의원이 6명 중 1명꼴이라는 것은 충격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진한 ‘성적표’의 원인으로 의원의 역량 부족을 첫손에 꼽는다. 제8대에서도 되풀이될 공산은 크다. 전체 182명 가운데 24명을 제외한 158명(87%)이 초선인 점은 이런 걱정을 더한다. 초선 비율이 역대 최대다. 특히 16곳 중 전원 초선이거나 재선 의원이 단 1명뿐인 의회가 9곳이다.

두 번째는 ‘거수기가 되지 말라’이다.

기초단체장 16명 중 14명이 초선이다. 이들 역시 행정 경험 및 역량이 부족하다. 그런 마당에 기초의회마저 견제와 감시 기능을 상실한다면 ‘함께 망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 4년 동안 구·군의 직무를 따지는 구정질문이 의원 1인당 1건 이하인 기초의회가 무려 8곳이나 됐던 과오를 되풀이한다면 지방권력 교체를 이뤄준 유권자의 명령을 위반하는 것이다. 구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조례안을 발의하는 일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초의원 7명 중 유일한 재선인 부산의 한 기초의회 의원은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하지 않으면 조례 발의는커녕 노련한 공무원들에게 번번이 설득당해 말 한마디 못 하고 4년 허송세월하기 십상이다”며 “당 차원에서 기초의원 역량 강화 학습프로그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 번째는 ‘현장에서 발로 뛰라’는 것이다.
기초의원은 주민들이 살아가는 현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들보다 더 현장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잘 아는 정치인은 없다. 그러나 여전히 선거 때만 반짝할 뿐, 선거만 끝나면 현장에서 기초의원이 사라지곤 한다. 그래서야 광역의원, 단체장 등 더 무거운 권한과 책임을 지는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없다. 현장 떠난 기초의회는 의미가 없다.

마지막 네 번째는 ‘보이지 않는 손에 휘둘리지 말라’이다.

이는 사실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 중앙당 및 각 지역위원장에게 보내는 경고장이다. 벌써 원외 지역위원장 및 중앙당의 지나친 통제로 인해 ‘원격조종설’이 나오고 있다. 이는 ‘광역 및 기초의회 의장 선출에 관한 지침’이 이미 지난달 15일 민주당 중앙당으로부터 전달되면서 촉발됐다. 지침에 따르면 각 기초의회 의장 후보는 지역위원장 참관 아래 소속 의원들이 민주적으로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지침을 어길 시 징계에 처해질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민주당 사무국은 ‘후보선출 과정의 민주적 절차 보장’과 ‘해당 행위 부정선거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다. 의도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나, 자칫하다간 중앙당 통제 강화가 지방자치의 중앙정치 예속화로 변질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또 사실상 공천권을 쥔 지역위원장 개입 강화는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을 낳을 수 있다.

모쪼록 제8대 기초의회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역량을 높여 우뚝 서기를 기대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논설위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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