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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여성 가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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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미스(Gold Miss)는 주로 고소득 사무직이나 전문기술직, 프리랜스로 일하는 30·40대 미혼 여성을 뜻한다. 고학력과 사회·경제적 여유를 가진 계층으로, 독신 생활을 즐기고 자기 성취욕이 높다. 영화나 책 등의 소재로도 활용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미혼녀 대다수의 삶은 골드 미스와 거리가 멀다. 최근 국내 한 조사에서 30·40대 등의 미혼녀 1인 가구는 대체로 소득 수준이 낮고 전세나 월세 등에 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들의 정신건강 상태도 좋지 않은 편이다. 3년 전 울산대 연구팀이 여성 가구주인 임금근로자 4800명을 분석해 보니 그렇게 나왔다. 즐거움, 차분함, 활기, 상쾌, 일상의 취미 등 5가지 지수로 측정했는데, 30·40대의 절반 가까이가 정신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었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많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여성 가구주에 대해 정부가 실태조사를 시작한 것은 1979년이다. 당시 보건사회부는 남편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 전국 85만 가구를 조사했다. 그 결과 52.7%가 판매업이나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사무·전문기술직은 7.3%에 그쳤다. 소득은 월평균 8만4000원으로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비지출액(1978년 기준 12만7710원)을 훨씬 밑돌았다. 전체 구성은 배우자가 사망한 이들이 64.3%, 이혼녀 19.9%, 미혼녀 4.7% 등이었다. 연령대로는 41~50세가 59.7%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36~40세 21.8%, 31~35세 10.4%로 파악됐다. 요즘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제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여성 가구주 통계자료에 따르면 남편과 사별 30.7%, 남편이 있는 경우 26.6%, 미혼녀 23.7%, 이혼녀 19.1%로 나타났다. 국내 전체 가구 중 비율은 30.7%로 10년 전(18.5%)보다 크게 늘었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미혼 영향이 크다. 미혼 여성 가구주가 97만2000명에서 143만6000명으로 급증했으니 말이다. 하기야 초혼 부부의 혼인 건수가 10년간 22.4%포인트나 줄었다.

여성 가구주가 증가하는 걸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여성의 지위 향상이나 가족 유연성 면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미혼녀 1인 가구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서는 우리 사회의 인구 절벽과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풀기는 요원하다. 이제는 정말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때다.

구시영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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