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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제주발 환경보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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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제주도에는 청정과 힐링의 기운만 있는 게 아니다.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넘쳐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짙은 그늘도 드리워져 있다. 관광객이 매년 100만 명가량 늘어나면서 2016년 1500만 명을 넘어섰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지난해에도 1475만 명을 기록했다. 덩달아 쓰레기 배출량도 매년 10~20%의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쓰레기가 내륙에서 하루 1332t, 해양에선 연간 1만4000t 수거됐다.

그러다 보니 쓰레기를 비롯한 환경오염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불거졌다. 6·13지방선거 때 모든 제주지사 후보가 ‘환경총량제’ 도입을 주장했다. 더 나아가 무소속 원희룡 후보는 ‘환경보전기여금제’ 시행을, 녹색당 고은영 후보는 관광객 1인당 3만 원의 ‘환경부담금’ 징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원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르면 2020년에 환경보전기여금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말은 ‘기여금’이지만, 강제 징수라는 점에서 사실상 ‘세금’이다. 숙박 1인당 하루 1500원, 렌터카 5000원 같은 식으로 주요 관광수단에 환경보전세가 부과될 예정이란다. 4인 가족이 3박4일간 렌터카로 여행할 경우 1인당 9500원을 내야 한다. “제주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하수, 교통혼잡의 22.7%가 관광객에 의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게 부과 이유다.

제주도가 ‘한국의 관광 1번지’인 만큼 당연히 전국적인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전국적인 파급효과도 부인하기 어렵다. 관광객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공통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임시 개통한 경남 통영 연화도~우도 해상보도교(길이 309m)가 대표적인 예다. 개통 전 하루 10명가량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개통 후 3000여 명으로 폭증하자, 섬 곳곳이 쓰레기와 오물로 더럽혀지기 시작했다. 참다 못한 주민들이 다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관광객 진입을 막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국내 ‘벽화마을’의 효시인 통영 동피랑은 유사한 이유로 100여 가구에 이르던 주민의 절반이 타지로 떠났다. 벚꽃 관광의 최고 명소인 진해를 두고서도 “축제 기간에 쓰레기가 벚꽃처럼 흩날린다”는 비아냥이 나돈 지 오래다.

이러니 제주도가 환경보전세를 도입하면 국내 다른 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따라할 개연성이 크다. 관광이 힐링을 주긴커녕 스트레스만 안겨줄 판이다. ‘관광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

이경식 논설위원 yis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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