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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제2회 부산국제사진제의 성공을 기원하며 /김홍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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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16 18:49:5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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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중에 프로의 실력을 넘보거나 사실상 그 경계를 넘어간 강호의 고수를 ‘마니아(Mania)’라고 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어떤 한 가지 일에 몹시 열중하는 사람이나 그런 일을 가리키지만, 대개는 한 가지 일에 광적인 에너지를 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미쳐야 미친다고 했으니, 아마추어와 프로를 넘어 한 분야의 최고 고수들의 인정을 받는 사회적 고수가 되려면 미친 광기는 필수인 듯하다.

성공한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절대 필요한 것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재능이고 또 하나는 열정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의외의 조건으로 ‘수완’을 꼽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재능과 열정만 있으면 충분하지만, 거기다 성공을 바란다면 수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퓰리처상 비평 부문 수상자인 미국의 미술비평가 ‘제리 살츠’의 조언 중에 뜨끔한 말이 있었다. ‘질투를 이겨내라’는 말이었다. “혼자서 버텨내기엔 힘들다. 질투를 이겨내고, 동료 작가들과 서로 지지해주라.” 처음에는 ‘질투하지 말라’로 읽었지만 다시 보니 질투를 이겨내라는 말이었다. 질투를 하든 질투를 이겨내든 60줄은 넘겨야 재능과 열정과 수완의 8할 이상이 타고난 것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겨우 알게 된다. 그리고 이 나이가 되어서야 질투와의 지난한 싸움으로 인생을 허비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 나이에 깨닫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 축에 들어간다. 죽을 때까지 모르고 죽는 사람도 적지 않아 보이니까.

‘뉴욕매거진’의 미술 비평가로 활동해온 제리 살츠는 퓰리처상 후보에 세 번이나 올랐고 올해 드디어 비평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는 젊은 시절 스스로 재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륙을 횡단하는 트럭 기사로 전향했다. 그러나 마흔 살 이후 다시 장거리 트럭 기사를 그만두고 정규 과정의 학위 하나 없이 비평가로 재도전해 67세에 비로소 퓰리처상을 받았다. 대기만성형의 전형 같지만,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정확히 간파하고 지속적인 열정과 수완을 발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또 예술가들의 성공을 위해 이렇게 충고했다. “당신의 작품을 위해 7명만 설득하라.” 네 명의 컬렉터와 한 명의 딜러. 그리고 두 명의 비평가에게 당신의 작업이 기회를 얻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임을 설득하라고 권면했다.

세상에 아무리 좋은 약도 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리고 그 약이 자신의 병과 관련이 없어도 쓸모없게 된다. 시의적절하고 마땅히 써야 할 곳에 써야 효과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조언은 요즘 부산 예술계의 화제인 ‘부산국제사진제’에 명약으로 작용한 듯하다. 우선 ‘부산국제사진제’는 부산의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자발적으로 그것도 국제적인 규모의 사진제를 겁 없이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그들은 해냈다. 그 불가능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작가들 간의 질투인 것을 전문가들은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불가능을 점쳤을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의사들이 주축이 된 아마추어 사진가 집단이 보기 좋게 해결해 내고, 전문가들을 결속시켰다. 그 비결은 대의와 명분으로 질투가 설 자리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계파와 권위와 종속을 까부수고 오직 대의와 명분과 참여만이 새로운 사진의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시대적 소명만을 들고 제1회 부산국제사진제를 성황리에 성공시켰다. 그리고 소문에 의하면 2회 부산국제사진제의 전시 참가자 역시 차고 넘칠 정도의 국내외 작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프로들이 제대로 못 하니 좋은 의미에서 아마추어 작가들이 부산말로 미쳤나 보다. 그리고 재능과 열정은 있지만 수완이 부족한 작가들을 대신해 성공한 의사들과 사업가들이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부산국제사진제의 성공 비결은 바로 이들의 헌신에 있다. 그리고 그들의 헌신이 제2회 부산국제사진제도 성공하게 할 것이다.

‘제리 살츠’가 마흔이 넘어 비평가로 재도전해 퓰리처상을 받은 것처럼, 부산에는 생계나 부모님과 후세를 위해 예술을 포기하고 의대나 사업가로 성장한 이들이 지금 사진계를 지지하고 나섰다. 그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부산의 사진인들과 시민들은 부산국제사진제를 통해 재도약과 새로운 시대의 예술 정신을 마땅히 보여 주어야만 할 것이다.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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