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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행복도시로 가는 길 /초의수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7-23 19:18:0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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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행복을 찾아서’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주인공 가드너가 아들을 어린이집으로 데려가다가 담벼락에 적힌 행복이라는 단어에 보인 반응이다. 단어 철자가 틀린 것에 대해 짜증을 내며 Happyness가 아니라 Happiness라고 아들에게 가르친다. 그가 그 단어에 집착했던 것은 그의 삶이 행복한 상태가 아니었고 그렇다고 그것을 완전히 포기하지도 않는 상태, 즉 행복을 추구하는 상황이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18년 동안 1000여 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연구한 심리학자 로스웰과 코언에 따르면 행복은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정리하였다. Happiness=P(personal)+5E(existence)+3H(high order)이다.

즉, 행복은 인생관 적응력 유연성 등 개인특성, 개인특성보다 5배 중요한 건강 금전 등의 존재 조건, 개인특성보다 3배 영향이 큰 야망 자존감 기대 유머 같은 고차원 상태의 결합이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행복하기 위해서는 삶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존재 조건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으로 고차원적 목적에 의해 삶이 견인되는 것이 중요하며, 즐겁게 살 수 있는 개인적 특성도 잘 발달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2005년 영국 BBC는 런던 외곽 히스로공항 근처의 작은 도시 슬라우에서 어떻게 이 도시주민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였고 그 과정과 결과를 4회에 걸쳐 방영하였다. ‘슬라우를 행복하게 하는 방식’에는 친구, 돈, 일, 사랑, 섹스, 가족, 아이, 음식, 건강, 운동, 반려동물, 휴일, 공동체, 미소, 웃음, 영성, 행복한 나이듦 등 17개 요소가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올해 UN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국 156개국 중 우리나라의 행복 순위는 57위이다. 총생산이 세계 12위, 1인당 GDP가 세계 27위인 것과 비교하면 행복 수준은 매우 낮은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한국의 행복지수도 지난해 38개 회원국 중 29위로 매우 낮다.

경제성장에 비해 국민의 행복도가 낮아서일까? 지난 박근혜 정부의 국정 비전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였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 비전에서 행복이라는 말은 빠졌지만 세부 국정전략은 행복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과제들이 열거되어 있다.

지난 6·13지방선거 때 전국적으로 각 후보의 도시 비전에는 행복이라는 수사어가 대거 등장하였다. 오거돈 시장의 부산비전도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이다. 민선 6기 서병수 시장의 시정슬로건도 ‘행복한 시민, 건강한 부산’이었던 측면에서 행복은 시대적으로 절실하기도 하지만 시정 구호로도 매우 좋은 소재인 것 같다.

새롭게 출범하는 각 지자체가 행복도시를 목표로 한다면 구호를 넘어선 실질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첫째, 시민들의 현시대와 미래에 있어서 중요한 삶의 조건, 도시적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을 실행하는 일이다. 그 중요한 전략적 방향은 UN이 설정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로 구체화된다. SDGs는 존엄, 사람, 번영, 지구환경, 정의, 파트너십의 6가지 핵심 요소와 빈곤 퇴치, 지속 발전, 보건 증진 등 17개 세부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이미 서울, 광주, 충북 등 다수 광역지자체에서 수행한 바가 있어서 부산에서도 속히 수립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길어진 수명과 긴 고령화, 삶의 이행기의 중요성 때문에 생애 단계별 생활보장의 욕구를 충족시키도록 시민의 사회보장전략을 촘촘히 짜야 할 것이다. 튼튼한 영·유아 지원정책이 아동, 청소년의 행복으로 연결되며, 내실 있는 교육정책이 혁신주도의 산업현장을 뒷받침할 수 있고, 청장년의 일자리와 소득보장기반이 안정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며, 베이비부머 등 은퇴세대의 성공적 적응이 미래 슈퍼고령사회의 부담을 경감시키게 될 것이다.

셋째, 행복한 동네공동체가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 행복을 도시전략으로 내거는 세계 유명지역(호주, 캐나다, 미국 등)은 이미 행복동네공동체 지수체계를 개발하고 행복을 위한 상호경쟁과 지수가 빈약한 동네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행복 체감으로 시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는 행복제일도시의 시장이 되기 바란다.

신라대 기획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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