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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기후변화와 스마트팜 /최수형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7-24 19:14:2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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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장마가 너무 짧게 끝나면서 전국이 가마솥더위에 신음 중이다. 한국뿐 아니라 더위와는 무관했던 핀란드 스웨덴 등지 북유럽과 캐나다의 퀘벡까지 연일 35도가 넘는 더위 속에 산불까지 겹쳐 전 세계가 끓고 있다. 이상 고온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기후 변화를 인류에 대한 가장 크고 조직적인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적극적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습한 폭염 때문에 남아시아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15년에는 폭염에 의한 온열 사망자가 3500여 명에 이르렀다.

최근 한국도 기후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매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농지가 침수되고, 폭염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식량 자급률이 20%대에 머무르는 우리 현실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피해가 현실화할 경우 식량주권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1세기 말에는 강원도 산간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변한다고 한다. 제주감귤 대구사과 등 지역 대표 브랜드가 사라질 운명이다. 농산물 생산량이 줄면 외국에서 수입하면 된다는 주장은 아주 한가하고 위험한 발상이며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농산물 생산이 지금처럼 유지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기후 변화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능동적인 대응을 통해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나아가 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스마트 팜’이 확실한 대안이다.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 축사 과수원 등 농업에 ICT를 접목해 원격 및 자동으로 최적의 생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농장을 뜻한다. 스마트팜은 작물의 생육정보와 환경정보 등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작물의 생육 환경을 점검하고 적기에 처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농법보다 더 효율적인 품질 관리가 가능하다. 이미 네덜란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유리온실 식물공장 등 선진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작년 농업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이 글로벌 약 2억9700만 달러(약 3395억 원)로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ICT와 융합으로 농사라는 업의 본질이 바뀌는 장면도 여기저기에서 연출되고 있다. 농사는 어디에서 짓는지, 누가 어떻게 짓는지와 관련해서도 고정관념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해외의 경우 이미 버티컬 팜, 도시형 식물공장 등이 트렌드로 부상했다. 스마트팜의 부상은 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난과 무관치 않다.

미국은 농업에 IoT 외에 나노, 로봇 등 다양한 기술을 본격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구글은 토양, 수분, 작물건강 관련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농업에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예 강국인 네덜란드의 경우 전체 온실의 99%가 유리온실로 되어 있고 복합 환경제어가 가능한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도시형 스마트팜은 농업과 기술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농사를 짓는 위치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예전에는 농사를 짓기 힘들었던 중동 싱가포르 같은 국가도 스마트팜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작년 일본 미라이는 러시아 하바롭스크에 1500㎡ 규모의 스마트팜 플랜트를 완공했다. 기후 때문에 대부분의 신선채소를 중국에서 수입하던 러시아는 스마트팜을 통해 양상추 바질 등 신선채소들을 상당량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도시형 스마트팜 기술은 빅데이터 분석과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과거에 없었던 경험을 생산자와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세먼지와 살충제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도시형 스마트팜이 확장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세상에 나쁜 날씨는 없다. 단지 준비 안 된 인간만 있을 뿐이다’라는 스코틀랜드 속담이 있다. 기후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 팜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지금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도 스마트팜이 미래 첨단산업임을 알고 적극적으로 도전하여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 우리는 먹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한다.

부산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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