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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광복, 언론의 빛을 찾아서 /성민선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8-14 20:35:4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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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광(光), 회복할 복(復). 일제로부터 빼앗긴 조국을 되찾으면서, 총독부의 탄압에 옥죄이던 우리 언론도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이내 자중지란에 빠졌다. 당시 남한에 주둔한 미군이 언론의 자유를 허용하며 전국에서 수많은 신문이 창간됐지만, 그 최후의 결과는 좌익과 우익이라는 극심한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광복을 맞이한 지 73년째인 지금, 대한민국은 여전히 철저한 이분법적 대결에 빠져있다. 진보와 보수, 남성과 여성, 지배와 피지배층, 호남과 영남, 정통과 이단 등 대립 양상도 참 다양하다. 공론의 장에 선 국민도 어느 한 편에 속해 서로 반기를 들고 치열하게 싸운다.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표면적 차원의 광복을 이룬 지는 오래이지만, 그 이름의 참뜻처럼 우리가 정말 빛을 발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게 맞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자유’는 찾았지만 ‘평화’는 없는 아이러니한 시대다.

이데올로기 대립의 역사 속에 대한민국 언론도 모진 풍파를 겪었다. 무엇보다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군사정권하에 극심한 제재와 검열을 거쳐야 할 때도 있었고, 정부 주도로 신문 폐간과 창간을 반복하기도 했으며, 치열한 현장을 취재하다가 계엄군에게 연행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피 튀는 전쟁은 이제 끝이 났다. 누구나 정치적 사안에 대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고, 2000년에 들어서면서 시민 저널리즘인 ‘오마이뉴스’가 등장해 일반 시민이 뉴스를 생산하기도 했다. 현재 소셜 미디어를 비롯한 드넓은 웹 플랫폼에서 국민도, 국가도, 언론도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광복의 ‘평화’를 이뤘다고 보기엔 아직 무언가 부족하다. 오늘날 한국 언론이 안고 가야 할 숙제와 몇 가지 문제 사안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언론도 진정한 광복을 이뤄야 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당시 집권 정부는 정권에 비우호적인 언론을 겨냥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언론인들은 해고를 당하거나 방송을 제작할 수 없는 부서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70여 년 전, 군정법령 88호를 공포하며 진보언론을 탄압하고 미군에 협조적인 보수언론만을 육성했던 미군정시대와 오늘날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사례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데올로기 전쟁 속에서 국민은 더 정확한 지식 정보를 무기로 갖고자 한다. 정보의 대표적인 창구가 미디어 즉 언론이지만, 언론이 해내야 할 그 역할이 우려스러운 요즘이다. ‘누구 편이냐’의 싸움 속에 수많은 언론이 좌고우면해 왔다. ‘가짜 뉴스’ 척결은커녕 오히려 팩트보다 허위 정보가 삽시간에 전파되고 있으며, 선거철마다 대부분의 언론은 네거티브 공방에만 치중한다. 자칫 특정 권력의 여론조작이나 언론 농단에 휘둘리기도 했다.

결국, 사회의 감시견(watchdog)이어야 하는 언론은 지금 국민으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큰 불신을 받고 있다. 얼마 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은 국민의 적이다’라는 충격 발언을 내뱉음에 따라 미국 내 70여 개 매체가 대응에 나선다는 기사가 보도됐을 때, 인터넷에는 놀랍게도 이런 댓글들이 주를 이뤘다. “트럼프 말이 사실이지. 국민의 적 맞아. 우리나라에도 많잖아” “한국도 언론 권력화가 심해져서 여론을 왜곡하고 자기들 입맛대로 보도한다” “기자들의 무리한 취재 및 보도, 가짜 뉴스 살포, 향응 및 접대, 공갈 협박 등은 위험 수준이다”….

이제 언론은 감시와 견제의 ‘행위자’보다 ‘대상’에 가까워졌다. 얼마 전 영국의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센터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8’에서, 우리나라는 37개 조사 대상국 중 언론 신뢰도 꼴찌를 기록했다. 이는 언론의 임무 수행에 대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등을 보이는지를 방증한다.

2018년에도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이념전쟁 속에서, 언론은 떨어진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되찾아야 할 빛이 무엇일까? 언론의 진정한 광복에 대해 국제신문도 함께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 광복은 더 이상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서만 그 의미가 국한된 것이 아니다.

경성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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