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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민선7기 부산시의 이상한 시민소통방식 /김승남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9-04 19:10:3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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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시정부가 내건 도시 비전은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이다. 감동도 없고 새로울 것도 없다. 새 정권에 내심 기대가 컸다. 만성이 된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 심화된 지역 격차 등 쪼그라드는 도시에 변화와 새로움이 필요했다. 더구나 와신상담하며 이룬 정권교체였기에 무언가 다를 줄 알았다. 유감스럽게도 제시된 시정계획엔 늘 들어왔거나 타 지자체 모방 사업들이 대부분이고, 계획은 많으나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그중 눈길을 끄는 점은 시민이 주인인 시정참여도시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방적이었던 시정을 소통과 혁신으로 변화시키겠다고 한다. 방안으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 결정을 위한 ‘시민공론화위원회’, 정책의제 발굴을 위한 ‘시민원탁회의’, ‘온라인 시민청원제’, ‘행복정책박람회’를 제시하고 첫 행보로 공론화위원회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 ‘중앙버스전용차로제’, ‘기장해수담수화사업’의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한다.

이해가 안 되는 소통의 방식이다. 제시된 방법들은 이미 있던 제도이다. 신고리 ‘국가공론화위원회’와 청와대 ‘국민청원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고, 시민원탁회의나 정책박람회, 시민협의회는 수없이 있었다.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소통방식과 사용법에 몇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여전히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우려된다.

첫째,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을 언제 하느냐다. 그린벨트 풀고, 공공용지를 사유지로 바꾸는 개발사업 다 정하고, 편법으로 제도 변경하고 발주할 때도 시민은 없었다. LCT처럼. 거기다 설계지침은 마음대로 만들어놓고 기능이나 면적을 2% 이상 다르게 계획하면 지침위반으로 실격이니 그 안에서 건축가가 좋은 건축물 만들어보라고 한다. 일 저질러 놓고 문제가 되면 그때서야 소통하잔다. 이런 식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유발하고 소통이 아니라 책임회피다. 소통과 논의는 사전에 하는 것이다.

둘째, 무엇을 소통하느냐도 문제다. 시민들과 이야기해야 할 사안은 이해관계나 선호가 걸린 사안보다는 공동체의 본질적인 가치와 욕망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예컨대 시민들이 지향해야 할 비전을 함께 만드는 일이고, 내용보다는 절차에 대한 합의가 우선이다. 해외 유수 도시들은 몇 년에 걸쳐 다양한 시민이 함께 도시 비전 만드는 작업(ENVISION PROJECT)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권 역시 비전부터 가치, 목표와 사업, 소통방식까지 자기 마음대로 다 정해 놓고 도대체 무엇을 시민들과 소통하자는 건지 의문이다.

셋째,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시민들에게 ○×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책임 전가다. 아이디어 있으면 내보라는 식은 숙제지 소통이 아니다. 미리 정한 사안 관철을 위해 자기 사람들 불러 모은 협의회는 불통의 전형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시에서 열심히 조사하고 연구하여 모은 데이터와 생각과 가치를 시민들에게 제시하고 의견을 묻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순서다.

오페라하우스 건립 여부를 논하기 전에 부산문화예술의 비전을 묻는다. 향후 부산의 미래에 문화예술의 위상과 역할은 무엇이고, 예술인들은 부산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시민들에게 제시하고 의견을 물어야 한다. 버스중앙차로제 역시 교통정책의 방향과 우선 가치가 전제되어야 하고, 해수담수화는 기장 미역은 먹을 수 있어도 물은 마시면 안 되는 아이러니를 해소할 다양한 방법을 먼저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이전 정권에서 결정한 사업을 재고할 수 있다. 자신이 없으면 안 해도 된다. 책임지고 결단해서 역사의 심판을 받으면 된다. 하지만 그 책임을 소통이란 이름으로 시민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자기 맘에 안 든다고 앞 정권의 소통을 문제 삼는 것 역시 부메랑을 자초하는 일이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시민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때까지 근거 자료를 부단히 만들어 제시하는 것이 공공의 소통 자세다.
실패한 정권의 후유증은 좋은 말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다. 지난 정부를 거치며 ‘도시재생’은 ‘낙후된 마을에 그림 그리고 색칠해서 관광객 모으는 일’로, ‘창조사업’은 문화예술의 이름으로 기업에 삥 뜯고 재단 만들어 빼돌리는 거고, ‘행복주택’은 지어서는 안 될 곳에 공공이 짓는 아파트로 오인될까 걱정이다. 부디 시민들의 ‘행복’ ‘소통’ ‘혁신’의 의미는 본래의 뜻대로 지켜졌으면 한다.

일신설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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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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