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미친 집값과 서울 황폐화론

공공기관 이전 논란 속 온갖 억지 반대 논리보다 서울공화국 폐해 더 심해

광풍의 서울 집값 해법도 균형발전 없인 요원할 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누르면 누를수록 더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집값은 그야말로 미쳤다는 말 외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백약이 헛방인 상황이 답답해서 일까. 부동산 대책을 설명하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끝내 오버하고 말았다. 자신도 강남에 살아서 아는데, 모두가 강남에 살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이른바 ‘강남 발언’이다. 가뜩이나 미친 집값에 분노하던 민심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다. 강남 진입이 꿈인 서울의 비강남지역부터, 나아가 수도권 주민들로선 복장이 터질 일이다. 이마저도 꿈꾸기 힘든 지방민들은 분노할 힘도 없이 허탈감에 그저 허허 웃을 뿐이다.

장 실장의 헛발질에 가만 있을 자유한국당이 아니다. 저격수 김성태 원내대표의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장 실장의 강남 발언은 의도적으로 강남·비강남을 편 가르게 하는 금수저·좌파적 발상이다.” 그게 좌파적 발상인지 여부는 차치하고 대한민국을 지역에 따라 갈기갈기 찢어놓는 발언임은 분명하다. 이는 김 원내대표의 말처럼 단순히 강남·비강남을 넘는 사안일 수도 있다. 더 확장하자면 서울과 수도권, 서울 및 수도권과 여타 지방을 갈라놓고 차별하는 언사다.

장 실장의 발언은 어떤 이유를 대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김 원내대표의 비판 또한 일견 수긍이 간다. 그런데 이건 또 뭔가. 김 원내대표는 같은 날 이런 말도 했다. 전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 방침을 밝힌 걸 비판하면서다. “지금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이미 황폐해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공공기관 이전은) 사실상 경제의 중심인 서울을 황폐화하겠다는 의도밖에 없는 것이다.” 앞선 공공기관 이전으로 서울이 황폐해졌고 추가 이전은 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말씀이다.

김 원내대표의 눈엔 서울만 보이고 지방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게다가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서울이 황폐해졌다니. 이거야말로 서울 금수저에 우파적 발상 아닌가. 장 실장의 강남 발언이야 사실상 서울 및 수도권, 그들만의 리그에 해당되는 사안이다. 지방민의 입장에선 언감생심, 허탈감 반 부러움 반으로 바라볼 뿐이다. 차라리 장 실장 어법대로 ‘내가 서울 살아봐서 아는데 황폐해진 서울에서 모두가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면 모를까. 이건 숫제 서울공화국을 더 공룡으로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김 원내대표의 서울 황폐화론의 근거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서울, 즉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레퍼토리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그 부작용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가족이 찢어져 살고, (혁신도시) 지가가 상승하면서 토지 소유 여부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공공기관 직원과 원래 주민의 화합 등 문제가 있다”는 거다. 많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하면서 지역균형발전도 안되고, 국민 화합을 해치면서까지 무리하게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금과옥조 같은 국가 경쟁력 저하의 사례로 최근 거론되는 단골 소재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국민연금이다. 전주로 옮긴 이후 핵심부서인 기금운용본부장 등 고위직 5개가 공석이고 관련 직원들도 30여 명이나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방근무 기피로 우수 인력이 대거 이탈, 수익률이 떨어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지방 이전 때문에 인력이 빠져나가는 상황이 없진 않을 테다. 하지만 이게 국민연금 경쟁력 저하의 본질이고 전부일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부 등 외부의 지나친 개입과 수익률에 대한 부담 등이 인력 이탈과 경쟁력을 떨어트린 측면도 큰데 이는 애써 외면한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부작용 또한 침소봉대다. 혁신도시 지가가 상승하긴 했지만 토지 소유 여부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수도권과 지방의 그것만 할까. 공공기관 직원과 원주민의 화합에 문제가 있다는 말은 실체도 불분명하거니와 수도권과 지방의 불화에 견줄 일이 아니다. 가족과의 이별이 가슴 아픈 일이긴 해도 시간이 흐르며 균형발전이 제대로 정착되면 차츰 나아질 부분이다. 요컨대 공공기관 이전의 부작용은 곁가지이거나 사실이 아니고,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논리는 근거가 불명확하다.

오히려 공공기관 이전의 부작용이라고 거론되는 어떤 내용도 서울공화국에 따른 폐해를 결코 넘을 수 없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서울의 미친 집값이 대표적인 예다. 그 광풍에 대한민국의 주요 문제점들이 압축돼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미친 서울 집값의 해법은 그다지 먼 데 있지 않다. 과밀화 해소만이 근본책이고 지역균형발전이 그 길이다. 서울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 될 수는 없을 뿐더러 오히려 이를 갉아먹을 뿐이다. 제발 더는 서울 황폐화론 같은 황당한 말로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딴지를 걸지 말라.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뉴스와 현장] 신라젠 쇼크 줄여야 바이오가 산다 /이석주
  2. 2철거촌 길냥이 구조 대작전, 민관 손잡았다
  3. 3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31> 서구인의 동아시아 바다여행기
  4. 4LTE전용 아이폰11…‘5G 오지’ 부울경 고객 사로잡을까
  5. 5[신간 돋보기] 서양 철학 쉽게 풀어 쓴 입문서
  6. 6류현진, 긴장 풀지 마…까딱하면 판 뒤집어지니까
  7. 7해리단길 새마을금고 임대 장사에 일부 상인 반발
  8. 8[신간 돋보기] 부산서 전개된 초기 기독교 운동
  9. 9‘탈당사태’ 평화당, 부산시당도 분열 가속
  10. 10꼬집고 폭언…직장 내 괴롭힘 여전
  1. 1문 대통령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2. 2광복회 회장 김원웅, “일본 경제보복에 의연한 대처, 문재인 대통령에 박수를”
  3. 3조국 가족, 사모펀드에 74억 투자약정…위장전입 의혹도 제기
  4. 4文대통령 "日, 대화·협력의 길로 나오면 기꺼이 손잡을 것"
  5. 5광복절 행사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용한 시 ‘새나라송’ 전문 보니
  6. 6조국, 74억 원 펀드 투자약정 논란에 "합법 투자…손실 상태"
  7. 7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
  8. 8경제克日 있었지만 反日 없었다…대화門 열어놓되 '자강' 최역점
  9. 9‘불법 자금 2억 수수’ 엄용수 한국당 의원, 정치자금법에 따라 의원직 상실
  10. 10‘탈당사태’ 평화당, 부산시당도 분열 가속
  1. 1부산항 ‘스마트 물류’로 효율성 높인다
  2. 2중국 “두 달간 신규 항공노선 취항 불가”…국내 LCC(저비용 항공사) 날벼락
  3. 3유니클로 70%↓ 일제차 32%↓ 바닥 모를 매출 급감
  4. 4삼성·LG 상품, 세계가 ‘원더풀~’
  5. 5극지해설사 내달부터 전국 학교로 파견
  6. 6벡스코 자회사(시설관리 주식회사) 내달 출범…일부는 ‘직접 고용’ 요구 여전
  7. 7중기부·지역신보, 소상공인 1조3000억 특례보증
  8. 8온누리호와 함께 1박2일 대한해협 탐방
  9. 9눈부심 호소 ‘항로표지등’ 등명기 교체 등 개선 작업
  10. 10최초 태극기 원형 실린 번역서 발간
  1. 1태풍 ‘크로사’ 히로시마 상륙…부산·경남 해수욕장 입수 금지
  2. 2광복절 문재인 탄핵 광화문 집회… 엄마부대X한기총의 콜라보레이션
  3. 3광복절 태풍 ‘크로사’ 영향 전국 비 동해안 최대 300mm
  4. 4日 강타 할거라던 태풍 크로사, 예상보다 한반도 가까이 접근…위력은?
  5. 5“비오는날 태극기 어떻게 게양해요?” 광복절, 태풍 크로사에 국기 훼손될까
  6. 6일본 상륙 태풍 크로사 부산으로… 예상 경로 확인해보니 ‘애국태풍?’
  7. 7태풍 '크로사' 오후 일본 상륙…부산 강풍과 함께 최고 80mm 비
  8. 8태풍 크로사, 일본 열도 전체가 긴장…“40만 명 피난” 예상 피해는?
  9. 9'1987' 박종철 죽음에 ‘조사관이 책상을 탁치니…’ 말한 치안본부장 어떻게 됐나?
  10. 10태풍 크로사, 빠르게 북상 중…예상보다 한반도 가깝게 접근
  1. 1리버풀-첼시 UEFA 슈퍼컵, 15일 생중계는 몇시 어디서?
  2. 2커쇼, 다저스 역대 좌완 최다승 타이…연봉은 얼마?
  3. 3리버풀, 첼시와 승부차기 끝에 우승…타미 아브라함 실축
  4. 4'마네 2골' 리버풀, 첼시 꺾고 UEFA 슈퍼컵 우승
  5. 5UEFA슈퍼컵 첼시-리버풀, 1-0 첼시 리드로 전반 종료
  6. 6류현진, 긴장 풀지 마…까딱하면 판 뒤집어지니까
  7. 7이강인·정우영, 축구 유망주서 차세대 스타로 뜰까
  8. 8커쇼, 다저스 역대 좌완 최다승 타이
  9. 9
  10. 10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문화도시 부산’에 대한 소고 /김배경
중국 경제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곽붕
기자수첩 [전체보기]
옛 해운대역 도시재생 롤모델로 /이승륜
청년몰은 정녕 실패했나 /황윤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 가곡인가, 한국 가곡인가
음악과 통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신라젠 쇼크 줄여야 바이오가 산다 /이석주
“한가한 소리 하고 있네”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얼굴인식 기술
쇠똥구리 복원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경상도의 여름음식 찜국
품종을 따져라, 밥맛이 달라진다
사설 [전체보기]
대화 강조한 광복절 경축사, 일본도 적극 호응해야
시 건축주택국장 재공모…꼭 이 방식이어야 하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일본은 실수했다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조국의 ‘서해맹산(誓海盟山)’
두 정치인의 죽음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더위 식혀주는 음악들
7월의 음악예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닭백숙과 와인…더위를 이기는 조합
‘디오픈’ 우승컵은 와인 주전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