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미친 집값과 서울 황폐화론

공공기관 이전 논란 속 온갖 억지 반대 논리보다 서울공화국 폐해 더 심해

광풍의 서울 집값 해법도 균형발전 없인 요원할 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누르면 누를수록 더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집값은 그야말로 미쳤다는 말 외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백약이 헛방인 상황이 답답해서 일까. 부동산 대책을 설명하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끝내 오버하고 말았다. 자신도 강남에 살아서 아는데, 모두가 강남에 살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이른바 ‘강남 발언’이다. 가뜩이나 미친 집값에 분노하던 민심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다. 강남 진입이 꿈인 서울의 비강남지역부터, 나아가 수도권 주민들로선 복장이 터질 일이다. 이마저도 꿈꾸기 힘든 지방민들은 분노할 힘도 없이 허탈감에 그저 허허 웃을 뿐이다.

장 실장의 헛발질에 가만 있을 자유한국당이 아니다. 저격수 김성태 원내대표의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장 실장의 강남 발언은 의도적으로 강남·비강남을 편 가르게 하는 금수저·좌파적 발상이다.” 그게 좌파적 발상인지 여부는 차치하고 대한민국을 지역에 따라 갈기갈기 찢어놓는 발언임은 분명하다. 이는 김 원내대표의 말처럼 단순히 강남·비강남을 넘는 사안일 수도 있다. 더 확장하자면 서울과 수도권, 서울 및 수도권과 여타 지방을 갈라놓고 차별하는 언사다.

장 실장의 발언은 어떤 이유를 대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김 원내대표의 비판 또한 일견 수긍이 간다. 그런데 이건 또 뭔가. 김 원내대표는 같은 날 이런 말도 했다. 전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 방침을 밝힌 걸 비판하면서다. “지금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이미 황폐해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공공기관 이전은) 사실상 경제의 중심인 서울을 황폐화하겠다는 의도밖에 없는 것이다.” 앞선 공공기관 이전으로 서울이 황폐해졌고 추가 이전은 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말씀이다.

김 원내대표의 눈엔 서울만 보이고 지방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게다가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서울이 황폐해졌다니. 이거야말로 서울 금수저에 우파적 발상 아닌가. 장 실장의 강남 발언이야 사실상 서울 및 수도권, 그들만의 리그에 해당되는 사안이다. 지방민의 입장에선 언감생심, 허탈감 반 부러움 반으로 바라볼 뿐이다. 차라리 장 실장 어법대로 ‘내가 서울 살아봐서 아는데 황폐해진 서울에서 모두가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면 모를까. 이건 숫제 서울공화국을 더 공룡으로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김 원내대표의 서울 황폐화론의 근거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서울, 즉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레퍼토리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그 부작용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가족이 찢어져 살고, (혁신도시) 지가가 상승하면서 토지 소유 여부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공공기관 직원과 원래 주민의 화합 등 문제가 있다”는 거다. 많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하면서 지역균형발전도 안되고, 국민 화합을 해치면서까지 무리하게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금과옥조 같은 국가 경쟁력 저하의 사례로 최근 거론되는 단골 소재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국민연금이다. 전주로 옮긴 이후 핵심부서인 기금운용본부장 등 고위직 5개가 공석이고 관련 직원들도 30여 명이나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방근무 기피로 우수 인력이 대거 이탈, 수익률이 떨어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지방 이전 때문에 인력이 빠져나가는 상황이 없진 않을 테다. 하지만 이게 국민연금 경쟁력 저하의 본질이고 전부일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부 등 외부의 지나친 개입과 수익률에 대한 부담 등이 인력 이탈과 경쟁력을 떨어트린 측면도 큰데 이는 애써 외면한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부작용 또한 침소봉대다. 혁신도시 지가가 상승하긴 했지만 토지 소유 여부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수도권과 지방의 그것만 할까. 공공기관 직원과 원주민의 화합에 문제가 있다는 말은 실체도 불분명하거니와 수도권과 지방의 불화에 견줄 일이 아니다. 가족과의 이별이 가슴 아픈 일이긴 해도 시간이 흐르며 균형발전이 제대로 정착되면 차츰 나아질 부분이다. 요컨대 공공기관 이전의 부작용은 곁가지이거나 사실이 아니고,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논리는 근거가 불명확하다.

오히려 공공기관 이전의 부작용이라고 거론되는 어떤 내용도 서울공화국에 따른 폐해를 결코 넘을 수 없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서울의 미친 집값이 대표적인 예다. 그 광풍에 대한민국의 주요 문제점들이 압축돼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미친 서울 집값의 해법은 그다지 먼 데 있지 않다. 과밀화 해소만이 근본책이고 지역균형발전이 그 길이다. 서울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 될 수는 없을 뿐더러 오히려 이를 갉아먹을 뿐이다. 제발 더는 서울 황폐화론 같은 황당한 말로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딴지를 걸지 말라.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50억 들인 하단 젊음의거리, 4년 만에 도로 누더기
  2. 2센텀2지구 개발 훈풍에 ‘왕자맨션’ 일대 들썩
  3. 3오늘의 운세- 2020년 5월 27일(음력 윤 4월 5일)
  4. 4부산 14만3000명 27일 학교 간다, 등교 방법은 제각각…학부모 혼란
  5. 5사업자 체납에 ‘남천마리나’ 폐업…계류된 요트·제트스키 어쩌나
  6. 6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7. 713개국 퍼진 ‘어린이 괴질’ 국내서도 의심환자 2명 나왔다
  8. 8파업 중 부산경남 레미콘, 28일 노사 첫 협상 테이블
  9. 9수비율 꼴찌(2019 시즌)서 1위로 뛴 롯데, 일등공신은 마차도
  10. 10부산 수산업계 숙원 풀릴까…수산식품 클러스터 재추진
  1. 1탁현민, 16개월만에 청와대 복귀… ‘의전비서관’으로 승진
  2. 2전역 앞둔 육군 병장 코로나19 확진…부대 복귀 없이 전역 예정
  3. 3미래한국당, 통합당과 합당 결정
  4. 4유엔사 “GP 총격 사건, 남북한 모두 정전협정 위반”
  5. 5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새 전용기, 구매 아닌 임차… 내년 말 사용”
  6. 6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7. 7화명3동 통장협의회, ‘Touch 북구’ 동참外
  8. 8금정구, ‘우리동네 꼬마농부 체험텃밭학교’ 입학식 개최
  9. 9북구, 화명2동 통장협의회 ‘Touch 북구’ 기부 참여
  10. 10금정구, 구석구석 스탬프투어 떠나요!外
  1. 1글로벌 자동차 공장 다시 문연다…국내 부품업계 생산라인도 예열
  2. 2현대 ‘더 뉴 싼타페’ 티저 이미지 공개
  3. 3부산업체 간편식 ‘만빵시리즈’ 백화점서 만나요
  4. 4 ‘스타트업 스튜디오’ 확대 운영
  5. 5 부산시, 해양신산업 9곳 R&D 지원
  6. 6금융·증시 동향
  7. 7르노삼성 800만 원대 ‘SM3 Z.E.’ 전기택시
  8. 8유치해서 더 끌린다…캐릭터 내세워 MZ세대 지갑 공략
  9. 9주가지수- 2020년 5월 26일
  10. 10
  1. 1쿠팡 부천물류센터서 3명 확진…'하루 근무 직원만 1300여명'
  2. 2부산 13일째 코로나19 ‘신규 감염 0’ … 유흥시설 집합금지 연장
  3. 3부산·경남 레미콘 노사 28일 첫 협상…부산시 중재
  4. 4부산 초중고·유치원 14만3000명 내일부터 등교수업
  5. 5서울 11개교·경북 185개교·부천 1개교 27일 등교수업 연기
  6. 6국내 '어린이 괴질' 의심 사례 2건 발생…10세 미만 1명, 10대 1명
  7. 7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추가 확진자 3명 발생…6명으로 늘어
  8. 8‘반역인가 혁명인가’ 김재규 40년만에 재심 청구
  9. 9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19명
  10. 10당뇨 치료제에서 발암 추정 물질 검출…정부 제조·판매 중지
  1. 1동의과학대학교 야구단 창단
  2. 2염종석 “실력·인성 두루 갖춘 야구 유망주 키울 것”
  3. 3비난 여론 의식했나…강정호 “연봉 사회환원”
  4. 4수비율 꼴찌(2019 시즌)서 1위로 뛴 롯데, 일등공신은 마차도
  5. 5박인비·유소연 vs 리디아고·린드베리, 메이저 퀸 랜선대결 사이좋게 무승부
  6. 6KLPGA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7월 첫 대회
  7. 7
  8. 8
  9. 9
  10. 10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진정으로 변해가는 모두의 시간 되길
그럼에도 봄은 오고 있다
기고 [전체보기]
재난의 비선형성, 미디어 그리고 감정 /임인재
‘바리데기’ 청소년, 그들이 시민이다 /이진숙
기자수첩 [전체보기]
더이상 ‘오거돈’ 궁금하지 않다 /이승륜
‘동학개미’ 2030의 절박한 초상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연예술 패러다임 바뀐다
단절은 또 다른 생성을 낳는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수도권 일극체제와 관문공항 /송진영
전성기의 부산시장을 갖고싶다 /정유선
도청도설 [전체보기]
무인 점포
한우 특수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빈자일등(貧者一燈)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광주의 상추튀김과 쌈
갱(羹)도 아니고 죽(粥)도 아닌 ‘갱죽’
사설 [전체보기]
공공기관장 옥석 가리기, 변 대행 시정 혁신 가늠자다
민주당 시의회, 부의장직 거래 제안 무리수 아닌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재난기본소득, 정명(正名) 아니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허황된 중국경사론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뒷모습을 그린 화가
권력자 마음을 꿰뚫어 본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K방역의 힘 보여주는 건 이제부터다
여야 모두에 경고장 보낸 부산 민심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장미꽃과 하프와 5월
문득 찾아온 토마소 알비노니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숙성, 사회의 성숙
거리두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홍현주의 ‘소림모옥도’
무명 천재 화가의 화조 민화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