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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가짜뉴스와 언론 /김대경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0-02 19:13:03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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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가짜뉴스 전성시대다. 창궐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모바일 메신저와 온라인 공간에서 무차별적으로 살포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 치매설 등은 애교 수준이다. 최근에는 가짜 대법관 이름을 들먹이며 문 대통령의 임기가 2개월 남았다는 게 등장하기도 했다. 정치 뉴스에만 그치지 않는다. 여성, 동성애자, 난민 등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 집단에 대한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반인권적인 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의 사회정치적인 의사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위안을 삼기에는 가짜뉴스의 내용과 그 후과가 너무나 심각하다. 급기야 국무총리까지 나서 가짜뉴스 작성자와 유포자를 의법처리하라고 검경에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처벌만으로 가짜뉴스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또 처벌이 능사는 아니다.

가짜 뉴스는 ‘정치적 또는 경제적 목적을 취득할 목적으로 사실과 진실이 아닌 내용을 가공하여 뉴스 기사 양식으로 제작된 정보’로 정의할 수 있다. 애초 가짜뉴스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논쟁거리가 되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한 뉴스매체 중 그 누구도 트럼프의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고, 또 당선을 예측하지 않았다. 대신 인터넷상의 유령 언론사들은 ‘힐러리가 IS에 무기를 팔았다’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 등 가짜뉴스를 만들었고, 이러한 거짓 정보는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은 가짜뉴스의 숙주로 줄기찬 비판을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일상적으로 트위터 정치를 하며 전통적인 유력 언론사들을 가짜뉴스라고 공격하고 있다.

이제 가짜뉴스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예를 들면, 2017년 ‘가짜뉴스(fake news)’라는 단어 사용 빈도는 전년도 대비 무려 세 배 이상 증가했고 영국의 사전 출판사 콜린스는 2017년 올해의 단어로 가짜뉴스를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짜뉴스 현상은 오늘날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아니다. 잘못되고 기만적인 정보를 가공·제작 유포함으로써 정치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하고자 했던 사례는 200년 넘는 기간 동안 언론과 저널리즘의 발전과 궤를 같이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가짜뉴스의 두드러진 현상은 사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한 변화된 뉴스 정보 환경에 기인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디지털 가상공간이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열려 있고, 뉴스 이용자들은 포털과 SNS를 통해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뉴스와 정보를 습관적으로 소비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중이 공동체 유지와 발전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고 공급해 왔던 기존의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가 급속도로 분화되고 파편화되면서 구성원들은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제도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 판단과 취향 등에 맞는 뉴스와 정보만을 습득함으로써 자기 생각과 태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되는 것이다. 이른바 확증편향이다. 이 점에서 기존의 언론이 통렬히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가짜뉴스를 근절시키기 위한 사실 검증(fact-check) 시스템을 언론계가 나서서 구축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가짜뉴스 문제는 아직 그렇게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부터라도 충분히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의 판결문에 나와 있는 것처럼 인터넷은 ‘가장 표현 촉진적인 매체’이며, 우리나라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률이 전 세계 1위인 세계 최고의 디지털 연결사회다. 진정한 인터넷 강국은 하드웨어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건강한 정보문화 공동체를 만들어 갈 때 실현될 수 있다. 언론과 저널리즘의 사명은 공정하고 정확한 사실 전달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다. 가짜뉴스와는 정반대의 대척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짜뉴스의 창궐에는 기성 언론도 일부분 책임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데에 앞장을 서야 한다. 디지털 정보 생태계에서 언론의 역할을 굳건히 수행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가짜뉴스보다는 거짓정보 또는 기만정보로 명명함이 마땅하다.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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