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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영화의 바다, 관객의 바다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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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10-02 19:13:47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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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시작될 부산국제영화제(BIFF) 시즌을 앞두고 나는 이 영화제에 생긴 특별한 일에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건 바로 영화제 프로그램에 시민들을 위한 참여의 창구가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물론 모퉁이극장이나 초록영화제, 오래된 영화감상회 등 관객이 중심이 된 다양한 영화향유 활동이 있었지만 부산국제영화제가 시민 관객의 영화 활동을 본격적으로 조명하고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 정책을 세우고 밀어붙여 그 결실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낸 것은 한 편의 영화 같은 일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올림픽 시범종목이 드디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처럼 감격스럽다. BIFF에서 올해 처음 선보이는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 ‘커뮤니티 BIFF’를 만드는 현장에서 체감한 것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의 허브라는 위상을 넘어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BIFF의 이러한 시도는 영화제가 시민들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어떻게 얼마나 끌어내느냐는 측면에서 여타의 세계적인 영화제들과 견주어 볼 때 한 발 앞서 나아갈 길을 개척한 행보로 기록될 것이다.

커뮤니티 BIFF는 원도심 일대를 중심으로 결집한 다양한 커뮤니티가 영화와 시민들과 함께 어울려 광장의 열기를 되살리려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부대행사 프로그램으로 그 첫발을 디딘다. 율동과 가무, 먹고 마시는 등 온 감각으로 영화를 즐기는 액티비티 씨어터, 시네필과 영화학도를 영화와의 내밀한 만남으로 초대하는 시네필 라운드, 시민사회를 이루는 공동체들이 영화를 매개로 자신들의 활동을 나누는 커뮤니티 시네마, 전국에서 온 영화활동가들이 영화문화의 미래를 그려보는 어크로스 더 시네마, 영화인과 시민, 영화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포차파티 시네객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영화관람 그 이상의 활동에 목말랐던 시민들을 기다린다.

특히 커뮤니티 시네마는 커뮤니티 BIFF가 추구하는 대표적인 관객 참여형 섹션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새롭게 선정한 ‘시민과 함께하는 일상의 영화제’라는 슬로건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이다. BIFF는 시민참여 공공영역에서 올해 부산지역을 시작으로 시민 영화 모임들, 영화와 친화성을 가지는 동호회 모임들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모임원들이 항시적인 시민참여 주체로서 비영화제 기간에도 영화제를 향유하는 시민층이 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육성하고 발굴하여 영화도시에 걸맞은 영화문화향유의 토대를 만들고자 한다.

커뮤니티 시네마는 이러한 BIFF의 시민참여 공공영역의 비전을 가시화하는 데 시너지가 되어 줄 것이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14개의 시민사회 단체가 커뮤니티 BIFF에 참여하는데, 지역의 중소 영화 상영그룹들과 다양한 문화단체가 커뮤니티 시네마를 이끈다. 커뮤니티들이 직접 상영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영화를 매개로 자신들의 활동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고안하여 전국의 BIFF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커뮤니티 시네마는 장차 전국의 수많은 커뮤니티의 참여와 교류의 통로가 될 것이며 비영화제 기간에도 프로그램과 결합하여 책, 음악, 스포츠, 사회봉사 등 각양의 관심사로 엮인 공동체들이 커뮤니티에 맞는 영화를 선정하고 이를 통해 활동을 소개함으로써 영화가 일상을 함께하는 보다 친숙한 매체임을 알려갈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커뮤니티 시네마가 가진 취지와 의미를 자리매김하는 현장비평의 장으로서 ‘어크로스 더 시네마’라는 포럼도 힘차게 돛을 올린다. 제목처럼 영화를 가로지르며 저마다 고유한 색깔로 영화문화를 만들어가는 이들을 영화문화 생태계의 중요한 일원으로 주목하고 일 년에 한 번 모여 성과를 나누고 교류하는 전국 영화활동가 대회이다.
이렇듯 BIFF가 정통적 영화뿐 아니라 영화문화의 다양한 변이에 주목하면서 시민 관객의 영화 활동을 지원하고 파트너로서의 플랫폼을 마련한 것은 BIFF가 새로운 영화문화를 견인하는 기수로서 건재하며 영화의 바다는 관객의 바다로 이어져 있음을 공인한 것이다. 드디어 비프는 영화의 바다를 넘어 관객의 바다라는 장을 새롭게 펼쳤다. 그 새로움은 부산국제영화제가 그 뿌리를 들여다보는 성찰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기에 더욱 값지다.

모퉁이극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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