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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영화 같은 삶’의 주인공 /성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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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10-09 18: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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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영화는 그저 삶이다. 전 세계 대부분 사람이 영화를 보고, 만들고, 즐기며 영화와 함께하는 삶을 산다. 흔히 우리는, 내게 일어나기 어려운 사건을 맞이했을 때 ‘영화 같은 일’을 겪었다고 표현한다. 보통 영화 자체가 특별한 사건을 기반으로 제작되듯, ‘영화 같은 일’이라는 표현도 그만큼 특별한 상황에서만 쓰이는 것이다. 우리가 영화를 즐겁게 소비하고, 친근한 문화생활로 대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영화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함’에 대한 갈망에서 발현된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거나 만들거나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인생의 특별한 경험이다. 그러한 영화·영상이 특화된 곳이 자랑스럽게도 우리 부산이다. 특정 지역이 ‘○○도시’라는 별칭을 갖기도 쉽지 않은데, 부산에 부여된 ‘영화의 도시’라는 별칭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인식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미국의 할리우드, 프랑스 파리, 인도의 뭄바이 등 영화도시라는 별칭을 가진 지역도 전 세계에서 몇 군데 안 된다.

부산이 영화의 도시로 성장한 결정적 동력으로는 단연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꼽을 수 있겠다. 물론 우여곡절도 많았다. 4년 전 다이빙벨 사태를 시작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고, 영화제를 이끌어온 수장들의 사퇴와 영화인들의 보이콧이 잇따르며 모진 풍파를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BIFF가 내홍을 딛고 과거 위상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에 들어섰다. 이는 5일 자 국제신문 ‘시민 주연의 축제…다시 하나 된 부산국제영화제’의 헤드라인에서부터 잘 드러났다. 국제신문에 게재된 올해 BIFF 관련 기사들을 통해, 영화제 정상화의 가능성을 느꼈다.

‘영화의 도시’가 되기까지, 부산은 영화제 이외에도 여러 요인을 동시다발적으로 갖추었기에 현재까지 그 수식어가 성립된다. 먼저 부산은 영화를 ‘배우러’ 각지에서 모여드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부산지역 주요 대학에 속한 영화 관련 학과들, 그리고 수영구에 위치한 아시아영화학교는 영화도시 부산으로서의 교육 역할을 충족한다. 또한, 부산은 영화를 ‘찍으러’ 모여드는 ‘로케(location)도시’이기도 하다. 올해 부산영상위원회 상반기 결산 결과에 의하면, 238일간 51편의 영화·영상물이 부산에서 촬영됐다. 해외 작품의 촬영 지원 편수 또한 증가세를 보였다. 마블 스튜디오의 ‘블랙 팬서’, ‘퍼시픽 림:업라이징’ 등 이제는 할리우드 영화까지 부산을 거쳐 가는 시대다.

‘영화의 도시’ 속에 삶으로써 영화·영상문화를 피부로 체험하고, 다른 지역민보다 BIFF에 더 가까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 부산 시민만이 가진 특권이다. 특별한 권리를 누리는 만큼, 우리가 ‘관객’ 이상의 ‘영화인’의 입장으로서 영화 작품과 산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민으로 거듭난다면 부산은 더욱 훌륭한 영화 도시가 될 것이다.
앞으로 부산시민에게 영화의 의미가 단순한 소비재 차원을 넘어, 수준 있는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1960년대, 영화가 혁명의 수단이자 도구로 쓰인 ‘제3 영화운동’이 번성했던 때가 있었다. 1968년 개봉한 아르헨티나 감독 페르난도 솔라나스의 반정부 다큐멘터리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는 4시간30분에 달하는 상영시간 도중 관객들의 논쟁을 권유했다. 영화관람 행위가 정치 행위로 승화된 사례이다. 부산이 ‘영화 매체가 융합된 정치커뮤니케이션이 으뜸인 도시’로 또 새롭게 발전한다면 얼마나 뜻깊은 일일까. 물론 편향성을 방지하기 위한 공정한 규제 시스템이 수반된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누구나 카메라로 자신만의 영화·영상물을 만들어 각자의 사회적 의견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영상문화를 기대해본다. 비록 시각적인 퀄리티는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정부와 시민 간의 소통 수단이 될 것이 분명하다.

얼마 전, BIFF 뉴커런츠상 심사위원 라미나 미테브스카는 부산을 ‘좋은 영화들이 있는 놀라운 도시’라고 표현했다. ‘좋은 영화’를 단정 짓는 규정은 없다. 영화는 우리 삶 그 자체이며, 내 생각과 의도가 충분히 담겼다면,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의 마음을, 더 나아가 사회를 움직인다면 그게 좋은 영화이고 나만의 영화이다. 우리는 오늘 어떤 영화 같은 삶을 살고 있는가?

경성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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