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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민생 경제의 방향 /엄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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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10-15 19:01:52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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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와 주택 문제가 지금 민생 경제의 가장 큰 이슈가 되어 있다. 이전에는 시장경제의 틀에서 공급을 해결하고 정부가 지원하거나 조정하는 역할을 해왔던 일들이다. 그러나 요즘은 주로 정부에서 민생경제의 해결책까지 제시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새로 임명된 교육부총리는 내년 2학기부터 고등학교 의무교육을 하겠다고 하고, 정부는 현 임기 내에 12만 개의 일자리를 더 늘리겠다고 한다. 국민 생활 안정과 삶의 질을 고려한 정책의 발표이지만, 경제적 영역으로는 점점 비영리 부문의 영역이 확대되는 셈이다. 주택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공임대 주택의 공급이 증대하고 행복주택이 늘어난다는 발표가 뒤따른다. 이 또한 비영리와 사회적경제 부문에서 주로 일어나는 공급과 수요들이다.

그러는 동안 우리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3.0%에서 2.8% 정도로 물러서고 있다. 경제성장은 그 속성이 기업과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영리 부문의 활성화가 주된 동력이 되는 만큼 이처럼 비영리 부문이 확대되거나 사회적경제가 늘어나면 경제성장률은 당연히 둔화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이런 경제 운용상 내용의 차이를 두고 경기침체나 경제실패나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국민 다수가 원하면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 다만 그 이면의 결과에는 이런 효과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국민이 이런 선택을 하더라도 기업이나 정부나 학교에서는 언제나 미래의 기술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늘어나야 과학기술 산업국가의 미래가 있다. 특히 과학기술의 투자는 우리 같은 나라라면 지금 선두권의 나라들과 치열한 자리싸움을 하며 하루가 여삼추의 특이점(singularity)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에는 바로 내수의 소비감소와 함께 기업의 미래투자 감소가 담겨 있다. 주식시장이 이러한 전후의 사정을 반영하고 있어 올해 들어 주가는 대체로 약보합이다. 여전히 반도체나 화학, 자동차 등에서 수출시장의 경쟁력은 그런대로 살아 있는 양상이지만 미래의 기대를 반영하는 주식시장의 글로벌 투자자들은 일단 한 발 물러서게 된다.

정책의 성질상 국민이 민감하게 연결된 시급한 사회적 과제를 많이 제시하고 집권한 정부여서 그렇기도 하고, 또 지방선거에서 거의 석권한 성과의 정치적 부담이기도 하겠지만, 정부의 정책은 매일매일 눈앞의 문제를 다루는 대증처방이 대부분이다.

글로벌 금융투자시장에서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경우는 대개 장기투자가 많은 편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재정은 물론이고 무역수지나 외환 사정이나 경제 운용이 안정적이고 특히 수출경쟁력에서는 산업기술 부문에서 탁월한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문에서 이어지는 정부의 장기투자 지원정책이나 유도정책이 잘 안 나오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기투자 성과만 나오면 물러서는 단기매매 성향을 보인다.

정부는 지금 지방경제의 현안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산업정책의 장기지원전략을 내외에 알리고 좋은 반응을 받아내야 한다. 우리는 기업들의 노고가 컸지만 항상 장기 산업전략의 전환점에서는 국가의 대담하고 현명한 전략적 선택으로 여기까지 온 나라이다.
더욱이 모든 나라가 다 장기 전략의 수정과 보완으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와중에 가장 현재의 경제 운용 성과가 순조로운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기술발전과 지원정책 논의가 무척 부실한 편이다. 또한 동남권 등 지방의 주요 권역별로도 중앙정부의 산업정책을 지역별 현실과 장기비전에 맞게 구분하여 위임하는 유연함과 기동력을 가질 때라고 본다. 대다수 단체장을 여당이 맡았으면 중앙정부와 일사불란한 속도와 방향성을 조율하며 어떤 정부에서보다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야 한다. 단숨에 사회를 바꾸려고만 하지 말고, 내일을 개선하려고 하면 결국 점진적으로 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것이다. 견제와 조화의 국가 운용을 원한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혁신과 선진국다운 질적인 삶의 경제사회 성장을 위해 여당의 정치지도자들을 선택한 국민의 기대를 잘 헤아려야 한다. 그런 면에서 공약사항의 준수라는 경직된 정책 운용에서 조금 여유를 가지고, 이제 수출 강국과 기술선진국 진입의 영광을 안은 자랑스러운 조국을 과학과 문화예술과 그리고 평화가 꽃피는 미래 산업의 금수강산으로 구상하는 원대한 꿈의 기획을 당부한다.

공익경영평론가·글로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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