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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중국 /신정승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0-16 19:11:15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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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7일 평양을 다녀온 이후 북핵 문제에 대한 미북 간의 대화가 일보 전진하였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연내에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간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의 하나로 비핵화 협상과 더불어 평화협정 체결 교섭을 진행하자는 쌍궤병행을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는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 후에 북한의 단계적이고 행동 대 행동에 따른 한반도 비핵화 추진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동시에 중국은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수차 표명하였다. 이는 중국이 한반도에서 종전선언을 출발점으로 하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교섭에 적극 참여하여 한반도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데 큰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5일 평양을 방문하기에 앞서 수행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중국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관심을 끈다. 그는 북한 비핵화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평화협정에 미국이 서명하게 된다면, 중국도 이 협정의 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미국은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계속해서 이행하는 중국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말하였다. 미 국무장관이 중국의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참가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적어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었다.

이러한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하나는 중국이 계속해서 유엔제재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여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무역분쟁 등 현재 심화되고 있는 미중 간 전략적 갈등이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장애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평화협정보다는 비핵화가 우선되어야 하며, 종전선언 단계에서는 중국의 참여가 필요 없다는 미국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평화협정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한반도에서의 평화체제 구축은,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 복잡한 법적·정치적 사안들이 존재해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한국에는 유엔군 사령부가 존재하고 한미동맹에 의해 미군이 주둔하고 있어 평화협정 체결 교섭 과정에서 유엔사 해체문제나 주한미군의 처리 문제 등이 중요사안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다. 특히 주한미군 문제는 한국의 안보는 물론이고 미국 중국 등의 동아시아에서의 중대한 전략적 이해관계와도 연결된다. 설사 북한이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이를 대신하는 다자안보체제를 강하게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에 소극적인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한편, 한국 내 일각에서는 장래에 한미동맹을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응한다는 개념이 아닌 지역 안정의 수호자로 재정의해 주한미군을 계속 유지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는 별개로 하더라도, 이 경우 한미동맹이 사실상 지역 동맹 차원으로 확장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 문제 등 지역 분쟁에 한국이 휘말리게 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과 북한은 북한 핵의 신고와 검증,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해제 등의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향후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큰 성과를 거두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절차에 대한 미북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북한이 이를 성실하게 이행하게 되더라도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에는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더하여 만일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들을 다루어야 하는 평화협정 교섭이 병행된다면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북한은 그때까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런 여건하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되고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남북한 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평화가 유지되도록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가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이와 함께, 기대와는 다르게 북한의 비핵화가 중간에서 실패하거나 핵무기로 사실상 우리를 위협하게 될 경우에 우리의 안보나 대외관계에 큰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대비해 두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일 것이다.

동서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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