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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소년에 대한 형사처벌 /조충영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0-17 19:14:24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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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여중생 사망 사건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인원이 20만 명을 넘어서면서 소년법 폐지 여부가 사회의 관심이다. 피해자의 언니가 ‘인천 여중생 자살 가해자 강력 처벌 희망 요망’이라는 글도 올려 억울함을 호소하고 사건의 경위도 자세히 보도되어 그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피해자의 가족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아가리라.

한 정치인이 방송에 출연하여 “청소년을 보호하고 교육하고, 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피눈물도 생각해야 한다” “21세기 범죄 대응은 단연코 강한 처벌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는데 이는 이러한 피해자 가족들의 심정을 반영하는 것일 터이다. 나도 이 의견에 수긍하고 전적으로 동의한다.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들은 부모와 정상적인 정서를 주고받은 경우가 거의 없다. 편부모나 조손가정일 경우가 많으며 부모가 모두 계신다고 하더라도 자녀와 편하게 대화를 하는 등의 정서적으로 안정된 가정이 아니고 부모 간의 불화가 있다. 특히 아버지가 가족의 인격을 무시하며 권위적으로 군림하는 등 가족 간에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경은 아직 완전한 인격체가 아닌 청소년에게 큰 영향을 주어 그 상황에서 아이들이 자존감 높은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

청소년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생기게 되는 상처도 그중의 하나이다. 요즈음은 핵가족 시대라고 하는데 이혼이란 이러한 핵이 분열하는 것으로 당사자는 물론이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핵이 폭발한 것과 같이 엄청난 충격을 준다. 그 과정에서 아무런 완화 장치도 없이 핵분열의 충격을 자녀들이 그대로 받게 되면 정상적인 정서를 가진 사회인으로 제대로 성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변호사란 직업이 비록 당사자를 위하여 소송에서 유리하게 결론이 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핵분열로 인한 사회적 충격을 줄이는 공익적 역할도 어느 정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관계 소송은 금전에 관한 소송과는 다르게 매우 첨예하게 감정이 대립하는 것이어서 그 감정까지 다루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청소년 범죄는 고장 난 비행기와 같다고 생각한다. 고장 난 비행기는 사고가 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사고가 났을 때 조종사만을 탓할 수는 없다. 그 비행기의 비행에 관여한 모든 사람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기계도 이럴진대 하물며 사람은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사고를 쳤다면 그만의 문제이겠는가. 그를 둘러싼 환경에 관여한 모든 사람에게 책임이 있지 않겠는가. 나는 누군지도 모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그렇지 않다.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이 모여서 그러한 청소년을 만들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무부장으로 있는 학생의 아버지가 시험문제를 유출했는지에 대한 사건이 있었다. 아직 결론 난 것은 아니지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그 학생과 다른 학생들이 사회를 건전하게 바라보고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겠는가. 어른들이 만드는 사회 분위기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잘 잘못을 생각하는 바탕이 된다.

모든 범죄가 그렇겠지만 특히 청소년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항상 그 배경을 살펴봐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성숙하지 못하기에 사회가 보호하고 성장시켜 나가야 하는 상대들이고 그렇기에 그들이 제대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그러지 못한 채 책임만 엄격하게 지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누구든 실수는 할 수 있고 그 후 마음을 고쳐먹으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사다리쯤은 마련해 두어야 하며 앞길이 창창한 청소년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청소년의 잔인한 범죄에 대하여 엄격한 책임을 묻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마음만 고쳐먹으면 얼마든지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수 있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한 노력이 훨씬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실효성이 있다는 전제에서 그들의 책임을 엄격하게 묻는 것에도 동의한다. 형법에서도 범행에 착수는 하였으나 스스로 범행을 중지하거나 결과의 발생을 방지한 경우에는 형을 관대하게 하여 스스로 합법으로 건너오고자 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다시 기회를 주는 규정도 있는 것이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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