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기자재 업계와 더불어 부산의 주요 기반산업체인 자동차부품 업계 역시 흔들리고 있다.

지난 7월 부산시 수출 동향은 72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작년 동월 4800만 달러 흑자와 비교되는 실적이다. 세부 내용을 보면 승용차(-25.7%)와 자동차부품(-29.0%)의 수출이 감소하였고 유럽(-14.8%)과 중동(-28.1%)으로의 수출이 격감했다. 동월 수출액 기준으로는 전국 광역지자체 중 11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아시아 주요국의 내수 중심 경제구조 등으로 인해 당분간 수출을 확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내수 시장 역시 이미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고, 중국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우려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한마디로 현재 상황은 국경 없는 무한경쟁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위기와 기회는 같이 온다고 한다. 다년간의 중소기업 현장 경험으로 확신하건대, 부산의 위기극복에 대한 열쇠는 중소기업 수출에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중소기업 지원기관에서 일하고 있기에 여러 중소기업 CEO와 대화할 기회가 많다. 이런 대화 속에서 전략을 구상하고 중소기업 CEO 입장에서 바라본 수출 전략 3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수출지원 정책을 적극 활용하라.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수준별, 역량별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가진 나라는 없다. 잘만 활용하면 마치 수출전문가를 옆에 둔 것처럼 밀착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부산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진흥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각 기관의 홈페이지를 틈나는 대로 살펴보기를 권한다. 연간 무역사절단, 전시회, 수출상담회 일정이 공개되어 있고, 최근에는 여러 사업을 고객선택형으로 통합한 ‘수출바우처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수출지원 사업은 대부분 선정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사업마다 정책 목표가 있기 때문에 미리 평가 관점을 알아 두어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 ‘온라인 수출플랫폼’에 관심을 가져라. 중소기업 입장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해외출장비조차 부담스럽고 수출 전담 직원을 별도로 두는 것이 어려운 중소기업이라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온라인 수출부터 시작하기를 권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규모는 매년 파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은 1996년부터 온라인 수출지원 사이트인 ‘고비즈코리아(Gobizkorea)’를 운영하고 있다. 한 예로, 모 LED 모니터 제조업체는 2000년에 설립되어 16년간 내수에만 전념하다가 작년 고비즈코리아를 통해 3가지 제품모델 800대를 첫 수출하여 큰 성과를 얻은 바 있다. 온라인 수출에 관심을 가지면서 대박이 난 셈이다.

셋째, 수출 전담직원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대우가 필요하다. 대부분 중소기업은 수출 전담부서가 없고 CEO가 직접 수출업무를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 그나마 여건이 되는 중소기업은 수출 전담직원을 지정·운영하고 하는데, 조직 내 이질적인 업무라는 이유로 생각하지 못한 애로사항이 생길 수 있다. 단적인 예로, 해외출장이 그중 하나다. 업무출장임에도 불구하고 타 직원들의 질시와 견제가 있기도 하고, 단기간에 성급한 수출계약 성과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 전담직원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진공의 내일채움공제를 활용하여 핵심인력으로 지정하고 장기 재직을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출지원 기관은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정보,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수년간 축적된 사업 운영 경험은 수출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중소기업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모든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중소기업 CEO의 강한 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길을 잃은 선박에게는 저 멀리 보이는 흐릿한 등대라 할지라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수출이라는 등댓불을 높이 밝혔다. 필자는 이 등댓불이 우리 중소기업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 희망해 본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산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