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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한반도 통일과 4대 강국 /이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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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10-23 19:02:15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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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지정학자인 로버트 카플란은 ‘지리의 복수’에서 한반도의 인위적 분단선은 어떠한 지정학적 필연성이 없으므로 한반도는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다. 카플란은 독일, 베트남, 예멘 등 이념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분단된 국가들이 의도하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한 역사의 진행에 의하여 통일이 된 것은 지정학적 역사적 필연성의 작용이라고 보았다. 또한 미국 육군사관학교는 수년 전에 2025년 한반도가 통일될 것으로 예측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한반도는 세계의 4대 강국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주변을 둘러싼 특이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한반도가 어느 한 나라의 영향권에 들어가면 다른 나라들이 즉시 영향을 받게 되며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바뀐다.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해보자는 낭만적 발상도 있지만 이것은 국제정치의 냉엄함을 무시한 발상이다.

한반도가 통일되려면 4대 강국 중 최소한 어느 한 나라의 지원을 얻어야 하며 다른 나라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아야 한다. 19세기에 비스마르크가 독일을 통일할 때의 상황은 현재의 한반도의 상황과 비슷했다. 비스마르크는 러시아, 오스트리아의 암묵적 지원을 받고 영국이 반대하지 않게 하는 탁월한 외교 전략으로 당시 최강국이었던 프랑스를 격파하고 통일을 이루었다.

20세기에도 서독의 콜 수상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분단된 독일을 통일시킬 수 있었다. 4대 강국 중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국익을 우선하지만 도덕적 이상을 중요시하는 전통이 있다. 미국으로서는 자유민주주의적인 한반도 통일은 동북아시아에서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는 강력한 우방의 출현을 의미하며 통일한국을 통하여 중국과 일본을 견제할 수 있게 된다.

21세기에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견제가 중요한 전략목표인 미국으로서는 일본을 대항세력으로 키울 수밖에 없지만 미국은 일본의 진주만공격을 잊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은 공산화 통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대다수 한국인도 공산화 통일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민주화 통일의 한반도는 동북아시아 대륙의 자유민주주의의 교두보가 될 것이나 공산화 통일이 된 한반도는 일본과 서태평양을 겨누는 비수가 될 것이다.

일본은 한반도 통일에 대하여 적극적인 지지 입장이 아닌 것 같다. 통일한국이 반일적 국가가 되는 것을 우려한다. 그렇지만 통일한국은 일본에 새로운 시장과 투자처를 제공하는 점에서 일본은 수혜자가 될 수 있다.

구소련 몰락 후 한국인들은 러시아에 대하여 무관심해진 경향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원 부국이며 아직도 세계 제2위의 군사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중국군은 러시아제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300년 동안 세계 최강의 육군국이었고 19세기에 무적의 나폴레옹군과 20세기에 독일 나치스군을 격파한 나라이다. 러시아는 이러한 전통적인 상무적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19세기에 러시아에 연해주를 포함한 남시베리아의 100만 ㎢의 영토를 빼앗겼다. 육지건 바다건 영토에 대한 집착이 강한 중국이 이것을 잊을 리가 없다. 중국 고등학교 교과서 지리부도에서는 남시베리아, 한반도, 베트남, 미얀마가 중국영토로 표시되어 있다고 한다. 반면 러시아는 인구가 희박한 시베리아에 중국인들이 몰려올 것을 우려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러한 영토문제 등으로 우호국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통일한국의 최대의 수혜자는 러시아가 될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을 경계하는 러시아에 통일한국은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연해주와 남시베리아와의 경제교류를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가 통일에 반대하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며 중국도 영토를 접한 러시아의 태도를 살필 수밖에 없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화 통일은 적극 반대할 것이고 공산화 통일도 흔쾌하지 않을 것이다. 공산화 통일 후 반중의 선봉이 된 베트남의 예는 중국에 교훈이 된다.
베트남, 독일, 예멘의 통일은 의도된 과정에 따른 결과가 아니었고 갑작스럽고 소란스러운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한반도 통일도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라 여겨진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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