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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부산의 교통문화는 몇 점일까? /한원우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0-23 19:01:42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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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서울에서 있었던 일이다. 재판을 마친 다음 택시를 타고 서울역으로 가면서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필자가 부산에서 왔다는 말을 들은 그 기사가 대뜸 “부산은 운전이 ×판이라면서요”라는 것이었다. 나름 긍지를 갖고 부산에서 사는 필자로선 다른 지역 사람이 부산을 흉보는 게 몹시 언짢았다. 그래서 부산을 위해 변호 아닌 변호를 하느라 열을 올렸지만, 한편으론 그 기사의 말이 아주 틀린 말도 아니어서 아픈 곳을 찔린 양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필자는 1999년 부산에서 운전을 시작했다. 그때 주위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게 “일단 밀어 넣어야 한다, 깜빡이를 켜면 오히려 안 끼워 준다”는 말이었다. 당시에는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배운 것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도로에 나가 보니 많은 운전자가 그렇게 하고 있었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도 과속은 다반사이고, 신호가 바뀌기도 전에 출발하기, 황색 신호등인데도 멈추지 않고 오히려 속도를 올려 교차로 통과하기,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선 변경하기(소위 ‘칼치기’를 당한 운전자는 깜짝 놀라기 일쑤다), 교차로 꼬리 물기(다른 쪽에서 대기하는 운전자는 초조하다), 보행자나 차량 통행에 방해되는 주정차(피해 가려다가 다른 사고에 노출된다) 등 부산의 도로에는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반칙행위가 난무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부산 미포오거리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가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자의 친구들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며 전 국민의 동참을 호소하고, 가칭 ‘윤창호법’을 만들어 국회의 입법을 촉구한 끝에 마침내 국회의원 103명의 공동발의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이 법안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강화된 가중처벌뿐만 아니라 사람이 사망한 때에는 살인죄를 적용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한다(국제신문 지난 13일 자). “음주운전에 관대한 우리 법과 문화 탓에 창호가 저렇게 된 것이다”라는 피해자 아버지의 탄식처럼, 이번 사고는 음주와 교통사고에 관대한 우리의 그릇된 인식이 빚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필자도 법안이 꼭 통과되길 바란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 있고, 세계 경제 대국 11위인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발생률과 사망률이 여전히 OECD 국가 중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빨리빨리’ 문화, 그리고 ‘안 걸리면 된다, 법을 지키면 손해다’라는 그릇된 사고방식이 퍼져 있기 때문 아닐까. 어느 도시의 수준은 운전문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외국을 방문했을 때 친절하고 안전하게 운전하는 버스 기사나 택시 기사를 만났을 때 그 도시와 국가에 대한 인상이 좋아진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부산을 방문했을 때 우리의 운전문화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까? “혼잡한 시내에서 굳이 왜 저렇게 서두를까? 조금씩 양보하면 될 텐데 왜 저렇게 뒤엉켜 있을까? 보행자들이 왜 차를 피해 다녀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개선할 점도 자연스레 도출할 수 있다. 5분 늦게 도착한다는 여유를 가지고, 내가 먼저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타인에게 양보한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리라.
부산의 교통정책에 대해서도 한마디 보태고자 한다. 부산의 도로 상황은 다른 도시에 비해 열악한 게 사실이다. 간선도로가 적고 미로처럼 엮여 있는 구조에다가 노면이나 교통시설 또한 정비가 안 된 곳이 많다. 그런데도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땜질식 처방이 대부분이었다. 공영주차장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러한 땜질식, 근시안적 대책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래서 30년, 50년 후를 내다보고 장기적인 교통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에서 전국 최악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대중교통 혁신정책을 내놓았다는 기사(지난16일 자)가 올라와 관심 있게 읽었다. 특히 트램(노면전차) 위주의 대중교통 확대를 통해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올리고 아울러 관광 효과도 거두겠다고 한다. 부산시의 이번 교통정책이 착실하게 진행되어 부산의 교통문화 점수가 향상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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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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