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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재정분권 2단계 엄정 대응을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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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현행 11%인 지방소비세율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10%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재정분권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재정분권 추진의 첫발을 뗐다. 범정부 재정분권 태스크포스와 행정안전부, 중앙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획재정부가 몇 개월을 끌었음에도 합의하지 못해 국무조정실이 중재에 나서서 겨우 도출했다. 정부는 어렵사리 결론을 냈다고 한다. 긍정적으로 평가하자면 논쟁은 미뤄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추진하자는 점에서는 제자리걸음보다 낫다.

그러나 집권 2년 차에도 재정분권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의지에 여론이 들끓자 떠밀려 정부안을 만들어 낸 기색이 역력하다. 재정분권을 추진하려면 지방소비세율을 높이는 동시에 소득세율 10%에 해당하는 지방소득세도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지방소득세 문제는 쏙 빠졌다.

지난 9월 정부 자치발전종합계획에서만 해도 ‘2019년까지 지방소비세·지방소득세 개편안 마련’이라는 개요가 수립됐지만 이후 기재부와 행안부 간 논의 과정에서 지방소득세 문제는 제외됐다. 지방소득세는 2021년부터 시행되는 2단계에 포함될지 여부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 그러니까 ‘2단계 추진방안’은 현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는 상태다.

정부안은 2단계 재정분권 추진방안의 방향만 잡고는 지방소득세·교육세 등 지방세수 확충안, 추가 중앙정부 기능 이양 방안 등을 관계 부처, 지자체, 시·도교육청과 논의해 내년에 결론 낸다는 것이다. 시간에 쫓겨 1단계 추진방안을 냈지만 2단계 방안 마련에도 시간은 촉박하다. 실효성 있는 재정분권을 이뤄내려면 기재부와의 논리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안을 보면 지방세가 내려가는 만큼 지역밀착형 사업도 발굴해 지방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는 중앙사무의 지방일괄이양과는 별개 문제다. 지방에 예산이 내려가니 돈을 가져가는 만큼 사무도 보낸다는 것이다. 2019년, 2020년 8조4000억 원의 지방세가 순증 된다고 해도 3조5000억 원만큼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런 논리라면, 2단계에서는 중앙사무 추가 이양도 논의된다는 방향이 잡혔으니 지방재정의 추가 지출도 예상된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내년에 구성될 2단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회는 지방세 확충 방안과 함께 지방사무 이양에 따른 재정부담 문제 역시 따져봐야 한다.

재정분권을 둘러싼 논쟁을 이야기할 때 ‘며느리에게 곳간 열쇠를 넘기는 것이 쉬운 일인가’라는 비유가 나오곤 한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열쇠를 넘겨주면서도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듯이, 그간 중앙정부가 쥔 재정권한을 지방정부에 주려니 불안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지방정부가 실제 집행하는 지방사무를 위해 매번 중앙정부에 손을 벌려야 하는 부조리는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재정분권에 대한 중앙정부적인 시각에서 제기되는 우려에도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 1단계 추진 기간에 지방으로 넘어온 재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지방의회의 관광성 해외 시찰 같은 재정 낭비의 맹점이 잡히면 “저러니 재정을 안 주려고 했다”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자치분권을 강화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통과돼 주민들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감시하는 일이 ‘일상’이 돼야 한다.

서울정치부 부장 tg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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