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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지역 언론과 정치 /김대경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1-27 18:54:0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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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흔히 언론은 제4부로 알려져 있다. 입법·행정·사법부과 더불어 언론은 현대 민주주의 시스템의 한 축으로 여겨진다. 이런 가운데 언론의 제1차적인 역할은 당연히 권력의 3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다. 그런 저널리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언론의 자유는 필수적이며, 이는 우리나라 헌법 제21조에도 명시되어 있다. 미국 제3대 대통령을 역임한 토머스 제퍼슨은 “언론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언론 중에서 선택을 하라면 주저 없이 후자를 택하겠다”라는 유명한 정치적 발언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이 된 후 사사건건 반대하는 신문을 비난하면서 ‘신문 없는 정부’를 선택하겠다며 자신의 말을 뒤집기도 했다. 미국의 역사에서도 정치인이 말을 바꾸는 것은 다반사여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지만 근대 국가의 형성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과 사명을 규정한 점에선 높게 평가하고 싶다.

미국의 역사에서 언론과 정치의 관계를 되짚어볼 수 있는 사례는 단연코 ‘워터게이트 사건’이다. 워싱턴 DC의 워터게이트라는 건물은 1972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선거본부로 사용하고 있었다. 애초에는 이 빌딩에 도둑이 들었다는 단신 기사가 났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의 두 젊은 기자들, 밥 우드워드와 칼 버스타인은 의혹을 품고 지속적인 탐사보도를 통해 그동안 공화당에서 조직적으로 도청을 해왔고 이어 정부 고위 인사와 닉슨 대통령까지 연루된 사실을 밝혀냈다. 그 결과, 닉슨 대통령은 미국 헌정 사상 최초로 사임하게 되었고 관련자들 모두 법적인 처벌을 받았다. 정치 권력의 본질적 속성이 무엇인지, 언론의 비판과 감시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최근 미국 백악관의 언론 공개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CNN 기자 간의 설전이 유튜브에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 이민자들의 본토행을 ‘침략’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CNN 기자가 질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CNN은 가짜 뉴스 매체이며 그 기자는 가짜 기자라고 응수했다.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른 언론과 자신의 정책을 비판하는 언론 모두를 가짜뉴스 매체라고 규정해 버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단순함과 무모함에 더 이상 놀라지는 않았다. 그러나 공개 언론 브리핑 현장에서 바로 1m 앞에 있는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이 질문하고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답변을 요구하는 기자의 패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미국의 정치 제도와 언론 환경을 우리의 상황에 대비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권력의 감시자이자 국민의 알 권리의 대행자로서 언론의 사명과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난 6·13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에서는 행정과 정치권력이 교체되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명암이 있는 법. 전체 시의원 47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1명이다. 부산시장과 시의원 대다수가 같은 정당 소속인 상황에서 언론의 감시 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야 한다. 새롭게 구성된 제8대 부산시의회가 부산시와 시교육청을 대상으로 첫 행정사무감사를 지난 한 달 동안 진행했다. ‘짬짜미식 감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국제신문(지난 25일 자)은 시 집행부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오거돈 시정’에 대해 견제구를 날려 절반의 성공을 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의원 대부분이 초선인 상황에서 전문성 부재로 대형 이슈 선점과 비판의 날이 무디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번 행정사무감사 보도에서 아쉬었던 점은 기자들의 이슈 발굴과 이슈 파이팅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감사가 진행되는 과정과 내용에 대해 단순히 중계하는 방식에 그친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 시정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시민의 비판적 목소리는 반영이 되었는지, 지역의 주요 이슈에 대한 발굴과 점검은 제대로 되었는지 또 향후 지속적인 보도 방향은 계획하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할 것이다.

지역 신문이 지역 민주주의의 운영과 유지, 발전에 근간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한 역할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국민의 알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는 가운데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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