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국경과 변방 /엄길청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2-12 20:05:41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판세가 변하면 구도가 달라지는 게 세상 이치다. 1970년대까지 체코 폴란드 헝가리는 소련의 위성국가로 변방의 하나였다. 하지만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이들 국가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유로자금의 투자가 늘고 있는 활발한 생산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반도도 이제 분단의 슬픈 구름을 벗어내고 있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협상이 간단치 않은 여정이겠지만, 그렇다고 다시 급전직하로 악화될 시나리오는 아닌 것 같다.한반도 상황도 변화가 온다면 부산 울산 경남은 이전처럼 미국 유럽 동남아 일본 호주 등지로 가는 해양국경과 산업생산 지역으로서의 위상과 그 역할에 변함이 없을까. 아니면 한반도 동남의 한 축으로 소위 변방지역으로 변해가는 것은 아닐까. 이미 일각에서는 한반도 이후 지역발전 전개 상황을 동해와 서해, 중앙부를 잇는 H자 모양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북한으로 가는 철도의 복원은 미국이 어느 정도 양해했다. 휴전선 위로 가는 북방철도의 유용성이나 확장성을 이해하는 기업이나 국민도 이제 차츰 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수출전략을 신북방시장, 신남방시장이란 용어로 구분하기 시작했다.

최근 2016년 기준, 시·도 간 지역소득에 관한 유입·유출 통계가 나왔다. 지역에서 생산이 되더라도 본사가 있거나 출퇴근 인력이 공급되거나 경제적 재화를 공급하는 지역으로 그 지역소득이 유출되기 때문에 이런 통계를 만든다. 충남과 충북은 한동안 지역발전의 겉모습이 좋아 보였지만 지역소득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상위권을 차지해 결국은 생산 장소만 제공한 꼴이 되고 있다. 산업도시의 역사가 긴 울산과 경남, 경북도 지역소득 유출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해 그 지역의 소득주권이 여전히 외부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서울과 경기는 압도적인 유입 실적을 보였다. 부산도 타 지역소득이 어느 정도 유입되고는 있지만 인근 울산과 경남의 지역소득 유출 규모의 30%도 채 부산이 흡수하지 못하고 수도권으로 뺏긴다는 의미다. 그래도 대구는 인근 경북의 유출 규모에 비해 절반가량은 유입되는 수준을 보인다. 실제 인구나 도시 규모가 큰 부산의 지역소득 유입 규모는 대구와 비슷한 정도에 그치고 있다. 부산은 울산·경남과 지리적 거리만 가깝지 경제적으로 상호관계가 아주 낮다는 것이다.

‘제논의 역설’이 생각난다. ‘물이 흐른다면 물은 정지한 것이다’는 얘기다. 미국은 자유기업을 중심으로 국가를 운영하지만 지금 보호무역의 중심에 있고, 중국은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나라를 운영하지만 자유무역을 역설하고 있다. 이들도 제논의 역설이다.

한반도가 장차 한민족 사회통합의 새 역사를 열어갈 수도 있겠지만 지역운영은 더 근거리로 연합하고 통합해야 하는 또 하나의 ‘평화의 역설’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은 긴 열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하기 위해 일찍이 신칸센을 만들어 남북의 이동속도를 도쿄를 중심으로 높여 왔다. 이 때문에 일본 산업의 중심인 오사카 일대는 갈수록 변방으로 밀려났다.

특히 오사카의 대기업이 하나 둘 본사를 도쿄로 이전하는 것을 막을 길이 없었다. 급기야 그들은 자기 지역을 지키기 위해 지역정당을 만들어 지금 ‘오사카유신회’라는 젊은 정치인이 지도하는 지역정치 집단이 지방선거를 통해 오사카부와 오사카시 행정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그들은 일차적으로 오사카 주변을 도쿄도처럼 하나의 광역권으로 만들어달라고 중앙정부에 요청하고 있는 중이다. 이미 그들은 사실상 중앙정부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독립성을 강조하는 별도의 지방정부의 모습을 강력하게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도 이곳 선거에서는 별 힘이 없다. 이 역시 ‘일본 열도의 역설’이다.

부당한 외세의 개입으로 오랜 세월 동족분쟁과 국토분단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아온 우리 민족에게 한반도의 평화는 꼭 이뤄야 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국민 개개인의 삶이나 지역의 미래 경제의 지리적 상황은 또 다른 변수나 국면의 전개가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부울경은 지금도 그런 생각이 적지는 않지만 서로 더 연합하고, 서로 더 협력하고, 서로 더 교류하면서 점차 다가오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반기면서도 지역 내에서는 더 화합하고 단단히 결속을 다지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글로벌애널리스트·경기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2. 2"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3. 3[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4. 4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5. 5[속보] 다카이치 총리, 야스쿠니 가을 제사 공물 봉납
  6. 6[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7. 7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8. 8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9. 9"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10. 10"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5. 5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부상 소방관·장병 쾌유기원…“천금 준들 아깝겠나”
  8. 8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9. 9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0. 10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3. 3"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6. 6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7. 7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8. 8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9. 9‘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0. 10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3. 3[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4. 4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5. 5"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6. 6이태원 참사 유족, 4주기 앞두고 진상규명 촉구…"책임자 처벌" 외치기도
  7. 7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동료 2명 '불구속 송치'
  8. 8"빈곤 없는 세상 쟁취하자" 서울 도심서 빈곤 철폐 투쟁 대회
  9. 9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10. 10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