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화살머리고지에도 봄은 오는가 /소종섭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2-23 19:30:31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오는 26일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수식이 북측 지역인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다. 남북 관계는 참 요지경이다. 변화가 많은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크게 바뀐 것도 없다. 그러나 다른 눈으로 보면 실로 엄청난 변화가 있다. 많이 바뀐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한 애매모호하고 이상야릇한 것, 이것이 남북 관계이다. 이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남북 관계가 롤러코스터처럼 양극단을 오간 역사는 꽤 오래됐다. 1970년대만 봐도 그렇다. 1972년 7월 4일 온 겨레는 환호했다. 자주·평화·민족대단결로 상징되는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박성철 북한 부수상이 남북을 오가며 최고지도자를 만나 이룬 성과였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도 진행됐다. 하지만 좋은 분위기는 1년여를 가지 못했다. 이듬해인 1973년 8월 8일 일본 도쿄에서 김대중 납치사건이 일어나면서 남북은 다시 얼어붙었다. 1976년 8월 18일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미루나무 제거 작전을 하던 미군 2명이 북한군에 의해 도끼로 사살되는 8·18도끼만행사건이 일어났다.

그럼에도 최근 상황은 과거와는 분명 다르다. 우선 접촉면이 매우 넓어졌다. 남북공동조사단은 지난달 30일부터 18일간 신의주와 두만강까지 총 2600km에 걸쳐 철도 공동조사를 진행했다.

산림협력도 병행하고 있다. 남북산림협력 차원에서 북한을 찾은 남측현장방문단은 지난 11~13일 북한 산림현장을 돌아봤다.

보건, 체육, 군사 분야에서도 남북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작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들이 하부 단위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흐름이다. 물론 이것은 여차하면 깨질 수 있는 불안하고 한계가 있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군사 분야이다. 지난 9월 19일 남북은 서로에 대한 일체의 적대적 행위를 중단한다는 남북교류협력의 군사적 보장에 합의했다. GP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남북공동 유해 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및 도로 건설 등을 실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GP를 시범 철수했고 상호 검증까지 마쳤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도 막판 고비를 넘고 있다. 남북공동 유해 발굴 및 도로 건설은 겨울이 끝나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내년에 주목될 곳이 있다. 중부전선 화살머리고지이다. 남북은 내년 초 공동으로 이 지역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벌인다. 필자는 최근 이곳을 방문했다. 화살머리고지 GP 망루에 올라 보니 오른쪽에 백마고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9일 동안 12번의 공방전이 벌어졌던 6·25전쟁 최대 격전지다. 이곳은 철원평야와 서울로 이어지는 핵심 보급로였다. 앞쪽을 보니 유해를 발굴할 지역을 표시해 놓은 노란색 띠줄이 보였다. 화살머리고지였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일대. 백마고지 남서쪽 3km 지점에 화살 머리처럼 남쪽으로 돌출된 해발 281m 고지를 일컫는다. 6·25전쟁 당시 국군 미군 프랑스군과 북한군 중공군이 뒤엉켜 뺏고 빼앗기는 격전을 벌였다. 남북은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지뢰 19발과 폭발물 187발을 제거했다.

도로 개설 현장은 남북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우리 측은 소수 인원이 중장비로 도로를 만들었다. 작은 흰색 돌을 깔아 놓아서인지 멀리서 봐도 눈에 띄었다. 반면 북측 도로는 많은 군인이 작업 도구를 사용해 길을 냈다. 흙길이었고 양측 옆에 각을 잡아 턱을 만들었다. 철책은 없었지만 남북의 경계는 도로에서도 확연히 갈렸다. 흰색 도로와 황토색 도로는 남북이 처해 있는 경제적인 상황이 어떠한지를 그대로 말해주었다. 이것만이 아니다.

우리와 달리 북측 병사 대부분은 장교이다. 병사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또 작업을 하는 병력보다 그들을 감시하며 지켜보는 경계 병력이 더 많다. 이색적이다. 폐쇄 사회 북한의 현실이다.

이 겨울이 지나면 6·25전쟁 격전지였던 화살머리고지는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거듭날 것이다. 죽음으로써 고지를 사수했던 우리의 선배들은 하늘에서나마 변화하는 남북 관계를 지켜보며 평화통일을 기원할 것이다. 화살머리고지의 봄이 핵 없는 한반도의 봄으로 연결되기를 바란다.

시사평론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근교산&그너머 <1178> 여수 낭도 상산~섬둘레길
  2. 2부산 수제맥주 탐방 <3> 테트라포드 브루잉
  3. 3부산도시공사, 임대아파트 승강기 추가 설치 박차…‘시민 중심’ 핵심가치 실현
  4. 4도심 산책 여행 <1> 보수동 책방골목 탐험
  5. 5한소희 ‘부부의 세계’ 후유증 “사랑만으론 결혼 못 할 것 같아요”
  6. 6[조황] 군산권 참돔·우럭 ‘진한 손맛’
  7. 7㈜동일, 일광 들어설 리조트 ‘선샤인 베이’…해양수도 랜드마크 부푼 꿈
  8. 8불펜 수난 시대라 더 빛나는 거인 ‘철벽 삼총사’
  9. 9치타 아닌 배우 김은영 “연기가 자꾸 욕심나요”
  10. 10함양 대봉산 모노레일 시범 운행
  1. 1“부산 이미지 실추됐다” 오거돈 전 시장 상대 손배소 추진
  2. 2서범수 "울산경제자유구역 지정 확실시"
  3. 3주한미군기지 전국 세균실험 프로그램 운영 인력 모집 정황
  4. 4檢, 울산시장 선거캠프 선대본부장에 구속영장 청구
  5. 5檢, 울산시장 선거캠프 선대본부장에 구속영장 청구
  6. 6민주당 당선인 워크숍 개최. 윤미향은 불참
  7. 7김대근 사상구청장, 코로나19 극복 '스테이 스트롱 캠페인' 동참
  8. 8화명1동 통장협의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부 동참
  9. 9이낙연, 내주 초 당권 도전 선언…문재인식 대권플랜 가동
  10. 10부산 초선 김미애 통합당 비대위원 꿰찼다
  1. 1부산도시공사, 임대아파트 승강기 추가 설치 박차…‘시민 중심’ 핵심가치 실현
  2. 2㈜동일, 일광 들어설 리조트 ‘선샤인 베이’…해양수도 랜드마크 부푼 꿈
  3. 3‘혁신도시 용역’ 발표 또 석연찮은 연기
  4. 4동원개발, 상반기 부산·대구·인천에 ‘프레스티지 아파트’ 1047가구 공급
  5. 5주가지수- 2020년 5월 27일
  6. 6금융·증시 동향
  7. 7
  8. 8
  9. 9
  10. 10
  1. 1경찰직장협의회준비위, 조선일보 ‘경찰 이파리 순경, 무궁화 경정에 대들었다’ 기사 반박
  2. 2‘동해선 철도 상생발전’ 부산·울산·경북·강원 업무 협약
  3. 3서구 남부민동 샛디산복마을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개소
  4. 4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40명…수도권에만 36명
  5. 5“선풍기 동시 사용 자제·2시간마다 환기” 코로나 에어컨 지침 발표
  6. 6‘거짓말 학원강사’ 수강생의 가족도 확진
  7. 7낙동강서 검출된 다이옥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8. 8대구 오성고 3학년생 코로나19 확진 … 남산·능인·시지·중앙고도 등교 중지
  9. 9영도구 회전교차로서 RV차량 세탁소 돌진해 4명 부상
  10. 10사상구 라면스프 제조공장 냉동창고서 불…경찰 “전기적 원인으로 화재 발생한 듯”
  1. 1불펜 수난 시대라 더 빛나는 거인 ‘철벽 삼총사’
  2. 2‘15년 롯데맨’ 배장호 은퇴
  3. 3‘교체투입’ 백승호 분데스리가 2부서 첫 도움…소속팀 3-1 승리
  4. 428일 채리티오픈 개막…국내파 vs 해외파 2주 만의 재대결
  5. 5
  6. 6
  7. 7
  8. 8
  9. 9
  10. 10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진정으로 변해가는 모두의 시간 되길
그럼에도 봄은 오고 있다
기고 [전체보기]
재난의 비선형성, 미디어 그리고 감정 /임인재
‘바리데기’ 청소년, 그들이 시민이다 /이진숙
기자수첩 [전체보기]
더이상 ‘오거돈’ 궁금하지 않다 /이승륜
‘동학개미’ 2030의 절박한 초상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연예술 패러다임 바뀐다
단절은 또 다른 생성을 낳는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수도권 일극체제와 관문공항 /송진영
전성기의 부산시장을 갖고싶다 /정유선
도청도설 [전체보기]
‘문의 남자’ 귀환
무인 점포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빈자일등(貧者一燈)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김치의 딜레마
광주의 상추튀김과 쌈
사설 [전체보기]
북항 재개발 2단계, 시 등 공공주도 걸맞게 추진되길
윤미향 당선인, 시간 끌지 말고 명확히 입장 밝혀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재난기본소득, 정명(正名) 아니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허황된 중국경사론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뒷모습을 그린 화가
권력자 마음을 꿰뚫어 본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K방역의 힘 보여주는 건 이제부터다
여야 모두에 경고장 보낸 부산 민심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장미꽃과 하프와 5월
문득 찾아온 토마소 알비노니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숙성, 사회의 성숙
거리두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홍현주의 ‘소림모옥도’
무명 천재 화가의 화조 민화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