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해다. 재물과 행운이 찾아온다는 기대 속에 다양한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2019년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책들 역시 벌써 관심을 끈다.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9(미래의창)’에서 ‘모두에게 돼지꿈을(PIGGY DREAM)’이라는 10대 키워드를 제시했다. ‘PIGGY DREAM’의 영어 이니셜을 따 재미있는 전망을 내놨다. 가령 ‘P’는 ‘Play the Concept’로 ‘콘셉트를 연출하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가성비보다는 공감할 수 있는 콘셉트나 재미있는 감성 아이템에 열광할 것으로 보고 기업은 마케팅이 아닌 콘셉팅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I’는 ‘Invite the Cell Market’으로 증가하는 1인가구에 대한 1인 1마켓, 즉 ‘세포마켓’이 확산한다고 했다. SNS상에서는 1인 미디어로 직접 판매에 나선 셀슈머(셀+컨슈머)들이 팔로어나 재능을 기반으로 유통분야의 세포분열을 가속화하고 있다. ‘필(必)환경’이나 ‘카멜레존’이라는 용어도 등장한다. 미세먼지와 이상기후가 일상화된 오늘날은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공간적인 면에서는 카멜레온처럼 여건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공간인 ‘카멜레존’이 유행한다는 것이다. 코트라는 ‘2019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알키)’를 발간, ‘노블푸드(Novel Food)’부터 ‘패스트 힐링’까지 새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했다. ‘노블푸드’는 신개념 음식으로, 최근 유럽에서 새 음식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사용한다. 과거 맛 좋고 양 많은 음식이 최고였다면 이제는 음식에도 새로운 기능이 부여되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의 치료약에서 시작한 하이레지(당 제한) 식품, 맛과 영양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보기 좋은 퓨레형 환자식, 새 가공법과 성분으로 제조해 얼리어답터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소재 식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다양한 의문과 고민’이 새 기술과 비즈니스를 창출해내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세탁소에서 다른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을까 라는 의문이 홍콩에서 세탁소와 카페의 결합을 낳았고, 곤충을 식재료로 활용해 독일에서 곤충햄버거가 탄생했다. 음식 포장재가 꼭 필요할까를 생각하다 ‘레이저 라벨링’ 기술이 나왔다. 이 레이저 라벨링을 개발한 에오스타는 네덜란드 유기농 채소 무역·유통회사다. 이들은 포장재를 없애기 위해 상품 겉면에 레이저를 쏘아 필요한 정보를 새기는 ‘친환경 브랜딩’ 기술을 개발했다. 그러나 감귤류의 경우 껍질이 지닌 특성 때문에 표면 색소 제거 후 레이저로 쏘아도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정보가 사라져 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때 독일의 에코마크라는 한 레이저기계 제조사가 이런 고민을 토로한 에오스타의 언론 인터뷰를 보고 협력의사를 밝혔다. 그 결과 감귤류에도 친환경 라벨링이 가능해졌다. 포장 없이도 상품성을 유지·가능하게 하는 아이디어가 진화를 거듭, 한 단계 발전된 기술로 거듭난 것이다. 이는 앞서 제시한 필(必)환경시대의 중요한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2019년의 새로운 트렌드란 결국 기존의 틀에 의문을 제기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창조적 파괴의 결과물에서 비롯된다. ‘익숙함’을 벗어던지고 수요자의 끊임없이 변화에 맞춰 공급자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간 30돌을 맞은 국제신문이 올해부터 워라밸 맞춤형 언론을 지향해 토요일 자 발행을 중단하고 양보다 질을 앞세운 신문으로 다가가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새로운 트렌드를 잘 읽어내고 반영해 독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선사하는 기사를 많이 만들어내기를 바란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새로운 욕구를 잘 담아내 서로 고민하고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새로운 기술을 탄생시키는 데도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우수한 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습득하고 발견한 사례를 정리한 국제신문 고유의 트렌트 전망 기사나 책자를 매년 발간하면 좋을 것이다. ‘국제신문 2020년 트렌드’를 지금부터 준비해 미래를 선도하는 지역 언론의 역할을 잘 감당해 주기를 기대한다.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