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여러 미비점이 드러나고 있다. 시스템상 모집인원이 임의로 변동되거나 사전에 원생모집을 하고 남는 인원을 시스템을 이용해 채우는 것 등이 문제다. 더욱이 유치원 3곳에 지원해 모두 탈락한 뒤 대기번호까지 효력을 상실하자 학부모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교육부는 지난 2일 원래 받은 대기번호 대로 유치원에서 학부모에게 충원 연락을 하도록 권고하는 보완책을 내놓았다. 걱정되는 것은 권고 수준에 머무르면 결국 유치원의 연락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학부모가 발품을 팔아 유치원을 찾아 다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처음학교로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는 유치원에는 재정적 지원을 축소하는 압박책으로 전국적 참여율은 높아졌다. 부산도 전국 꼴찌에서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62%까지 참여율을 높였다. 하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제대로 챙기지 못해 불만도 그만큼 늘어났다.
그러나 이 모든 미비점과 불편함을 무릅쓰고라도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공공성 확보 차원에서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 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에듀파인까지 차질없이 밀고 나갈 수 있다. 몇몇 사립 유치원의 방만하고 불법적인 운영으로 사립 유치원 전체가 비리집단으로 매도당했다고 억울해 하는 측면도 이해되지만, 썩은 부분은 도려내야 새살이 돋고 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 오해는 진정성 있는 태도로 분명히 해소될 수 있다. 학부모가 사립 유치원을 선택할 때는 그 유치원만의 환경이나 활동, 특징이 자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처음학교로로 원생을 모집한다고 해서 다른 유치원에 원생을 뺏길 거라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유치원 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공립 유치원을 늘리는 데 많은 예산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도 올해까지 공립 유치원 51학급 증설 계획을 내놓았다. 처음학교로에서 3지망 까지 다 떨어져 대기번호를 받은 순서대로 충원을 하되, 그러고도 어려우면 증설되는 공립 유치원에 원아를 추첨해 배정하는 방법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처음학교로라는 제도가 시행되는 초기이므로 지적사항들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가 정착되면 학부모가 일일히 찾아 다니지 않고 유치원을 선택할 수 있다. 공정한 선발도 보장할 수 있으므로 지켜보고 고쳐가는 시간이 필요한 때다.
사회부 차장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