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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설 안전 공화국으로 가는 길 /추태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1-06 19:20:38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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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미노 현상처럼 자고나면 터져 나오는 건설현장 안전사고나 각종 붕괴사고는 국민을 안전 불감증이라는 중병에 걸리게 만들었다. 길게는 1994년 서울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최근의 서울 상도유치원 붕괴사고와 수많은 싱크홀 발생 등은 하나같이 부실과 안전대책 미흡에서 나온 인재사고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정부조직도 행정안전부로 개칭하여 안전에 대한 외양은 그럴듯하게 포장되었으나 내면은 어린아이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후진적 사고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정부에서는 지하구조물에 대한 대책수립이라는 명분아래 ‘지하안전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지난해 1월 1일부터 시행했고,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과 진단을 위해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도 전부 개정해 같은 달 18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관련법 제·개정으로 이제 어느 정도 안전 불감증은 해소될 듯도 하다.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는 지하안전영향평가,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 지하안전점검 등 대상 유형별로 평가 조사 점검 등을 실시토록 명시하고 있다. 지하안전영향평가는 공사 전 사업승인 단계에서 지반굴착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 분석평가를 함으로써 예상되는 문제점을 방지하는 과정이다. 지반침하위험도 평가와 지하안전점검은 이미 설치된 지하시설물에 대한 정기 조사와 점검 평가로 지하시설물의 현황 파악과 문제점을 찾아 그에 맞는 대책과 보강공사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지하공간과 대형구조물에 대한 조사와 점검만 적정시기에 이루어져도 요즘 빈번하게 발생하는 싱크홀, 건축물 붕괴 등은 상당부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보험사 직원이었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의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1 : 29 : 300 법칙’이라고도 부르는데 중상자 1명이 나오면 경상자가 29명,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었다는 통계적 법칙이다. 즉,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가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을 방치할 때 일어난다.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1995년 1월 170회 정기국회에서 제정되면서 관리대상 시설인 1, 2종 시설물은 20년 이상 단 한건의 사고도 없었다.

그러나 제외된 시설물에 대해서는 계속사고가 발생함으로 법률 제·개정으로 지반과 지하시설물 및 1, 2종 이외의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 확대는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최선의 안전대책이라고 하겠다. 행정이나 구호가 앞서는 안전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점검을 하고 적기 후속조치가 이루어질 때 우리나라는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 안전공화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정부나 지자체나 사업시행기관은 도로, 발전소, 수도, 항만 등의 사회기반시설 건설 시 관련 법규정과 시방서 준수는 물론 참여자 실명제 실시와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건설사고, 지반붕괴나 싱크홀 등의 발생이 원천 차단되도록 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첨단기술 산업이 전 분야에 걸쳐 확산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기로에 선 대한민국, 건설안전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민관이 일체가 되어 안전에 대한 의식변화와 함께 안전관리 프로세스를 일신해야 한다.

최근 정부는 2019년도 예산을 편성함에 있어 안전관련분야를 포함한 SOC 예산을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시키고 안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예산을 제때에 제대로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안전에 대한 획기적인 인식전환과 더불어 체계화되고 선진화된 안전지침의 준수와 실천이 더 중요하다. 안전관리 매뉴얼대로의 실행이 핵심이다. 그것이 없는 행정편의 내지는 보고를 위한 안전점검과 지금까지 해왔던 보여주기식, 임시방편식 대응으로는 선진국가로의 자리매김은 먼 훗날로 미뤄야 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앞장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 안전한 국토에서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부산대 건설융합학부 교수·한국방재협 부울경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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