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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도시경쟁력과 함께 걷는 보행길 /김두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1-22 19:24:2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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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거리조차 차를 이용하는 습관 탓에 점점 더 도심 내 보행과는 인연이 끊기고 있다.선형적 도시공간이라는 취약점을 지닌 부산에 사람보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가 판치면서 보행길은 점점 줄고 있다. 행여 매년 열리는 걷기행사로 자동차 길을 점거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보행길 대신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한 자동차 길과 주차장만이 늘어날 뿐이다.

올해 국제신문 신년기획 ‘부산을 보행친화도시로’는 그간 차창 밖 풍경으로만 봤던 보행길을 되찾고 부산의 도시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했다. 길은 도시의 안내자이자 스토리를 전해주는 프롤로그다. 특히 많은 사람이 지나는 길은 도시의 역사·문화와 삶의 흔적이 배어 있다. 무심코 지나온 길을 걸으며 그동안 느끼지 못한 풍광을 새삼 발견하면서 새로운 인식과 다양한 관점에서 부산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었으면 한다.

보행길이라 하면 깔끔한 보도블록에 가로수가 펼쳐진 곳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론 보다 광범위한 개념을 품고 있다. 보행안전법상 ‘보행길’은 보도 이외에도 육교, 항만친수시설 중 보행통로, 골목길 등 불특정 다수가 통행할 수 있는 공개된 장소로 정의돼 있다. 즉, 차도를 제외한 모든 곳이 보행로가 되는 셈이다. 부산의 해안길만 하더라도 298㎞나 되니 보행로가 도심 내 얼마나 긴지 짐작할 수 있다.

일본의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의 도시경쟁력 평가에서 항상 최상위권인 뉴욕과 도쿄의 보행자 환경을 예로 들어보자. 뉴욕은 맨해튼의 노후 철길(2.33㎞)을 철거하는 대신 도심에 ‘21세기 센트럴파크’라 불리는 하이라인공원을 조성했다. 지상 10m 높이의 산책길은 300여 종의 야생화와 일광욕 덱, 벤치가 마련돼 뉴요커들의 안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뉴욕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다 안전한 보행체계를 꾸준히 업데이트시킴으로써 세계 최고의 보행환경 도시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보행자 천국’ 도쿄는 1970년부터 긴자에서 우에노역까지 보행자 전용도로(5.4㎞)를 만들어 시민에게 보행의 여유와 활기를 부여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대폭 줄였다. 2014년에는 ‘도쿄도 장기비전’을 통해 차량 중심에서 보행길과 연결 보행통로를 확대해 보다 안전한 보행자 천국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전 세계 도시는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권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보행권 확보가 도시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보는 것이다. 보행권 확보를 위해선 보행 환경개선에 필요한 제안도 필수적이라고 본다. 아무리 보행길이 새로 조성된다 하더라도 안전성과 편리함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를 위해 일선 연구기관은 ‘성공적인 보행길 확보’를 위한 보행 환경조건으로 ‘건물과 도로, 보행자 간 자연스러운 이동과 흐름의 고려’ ‘지역 특성을 고려한 고유 이미지와 정체성 담기’ ‘보행자들의 시청각적인 다양한 체험을 위한 자투리공간 활용’ 등을 제시하고 있다.

쾌적하고 안전한 보행길 조성은 단순히 기능적이고 능률적인 도시 창조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환경을 창조하는 것과 같다. 한때 우리도 부산 최초의 고가교인 자성고가도로의 공원화나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활용한 그린라인파크 계획 등으로 보행친화도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아직 우리 주변에는 많은 길이 새로운 변신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국제신문의 신년기획이 단순히 길을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부산사람의 살아가는 이야기와 함께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목소리가 더해지는 연재로 이어졌으면 한다. 우리가 매일 걷는 길은 단순히 거리의 이동만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도심 내 장소와 장소를 이어주기도 하고, 장소와 사람을 이어주기도 하며 때로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중한 관계 속에서 부산다운 도시 정체성과 커뮤니티를 만들어 준다. 보행길은 그 도시의 낯익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오는 미래를 이어주는 무한한 역할자로서 우리 도시와 함께할 것이다.

일신설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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