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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지방민의 비애 /김대경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1-29 18:51:1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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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사립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울 출장을 가끔 간다. 지난해 정부 출연기관의 국제방송 프로그램 심사를 하러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사업 담당자는 오전 9시부터 심사가 진행되니 꼭 시간에 맞춰 도착해야 한다고 두 번이나 전화를 하며 신신당부를 했다. 오전 5시에 일어나 리무진 버스를 타고 김해공항으로 가서 7시 첫 비행기를 탔다. 말로만 듣던 서울 출근시간대의 ‘지옥철’을 타고 회의장소에 가까스로 오전 8시55분에 도착했다. 결과는 1등 도착이었다. 충청도 경기도 서울 등 다른 지역의 심사 위원들은 오전 9시15분이 지나서야 하나둘씩 들어왔다. 음료와 다과를 준비하던 실무 직원들은 나에게 무척이나 미안해했지만, 오후 4시까지 진행되었던 심사 시간 내내 불편한 마음이었던 기억이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 현상과 그 문제점은 국민 누구나가 알고 있다. 헌법 제1조 1항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우리 사회의 민낯은 서울공화국에 다름 아니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불균형과 차별은 실생활에서 심각한 상황이다.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좌절감은 4년 동안 교육시킨 제자들이 지역에서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서울로 가는 현실을 목도하는 순간 절정에 다다른다.

현재 부산지역의 주요 대학의 취업률은 50%를 겨우 넘는다. 정부의 공식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79 대 21이다. 독일은 50 대 50, 이웃 일본은 57 대 43이다. 전 세계의 선진국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정치 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있다. 고착 상태에 빠진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가 한 단계 도약을 하기 위한 대안이 지방자치와 분권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추락하는 부산의 위상은 경제적 지위에서 더욱 명확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부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인천에 추월당했다. 제2의 도시라는 이름이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현상을 지켜보면 더욱 참담하다. 지난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따르면 부산은 인구 감소 위험이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다. 16개 구·군 중 9곳이 오는 2040년에는 인구소멸 위험지역에 포함돼 있다. 일상생활의 불균형과 차별을 넘어 생존의 위기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최근 오거돈 부산시장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해공항 확장이 주 골자인 김해신공항의 백지화를 요구하며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국제신문도 신년특집 기획 기사 ‘제2의 도시 위상, 관문공항에 달렸다’를 통해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여기에 제기되는 과제와 문제점 등을 발 빠르게 보도했다. 동남권공항 건설이 지역 이기주의로 치부되어서는 곤란하며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과제임을 지적했다.

인천공항 일극 체제는 우리나라의 서울과 수도권 과집중 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인천공항이 2001년 문을 연 이래 인천과 주변 지역은 물류와 일자리가 생기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당위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정치권의 반응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다소 복잡하다. 여당 내에서도 미묘한 견해차가 존재하며, 야당은 동남권공항 건설에 대한 현실적 가능성과 추진 전략 등에서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이다. 이 시점에서 동남권 관문공항과 관련하여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정치적 독립과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지역신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올해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6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다.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투명성, 민주성이 더욱 요구되는 시기이며 개인적으로는 지역 자치와 분권 시대가 활짝 열리기를 희망한다. 국제신문에게도 올해는 복간 30돌을 맞는 의미 있는 해다. 지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구현하면서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지역언론으로서 본연의 의무와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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