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교육은 이대로 둘 것인가 /황경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1-29 18:54:38
  •  |  본지 26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1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대통령의 신년사는 그해의 정책기조를 드러내기에 나는 유의 깊게 신년사 전문을 읽어봤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신년사라면 으레 들어가고도 남아야 할 두 분야, 노동과 교육에 대한 얘기가 쏙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혹시 내가 빠뜨리고 읽었나 싶어 다시 정독했지만 역시나 노동과 교육에 관해서 문 대통령은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의구심과 당혹감을 억누른 채 생각해봤다. 왜 노동과 교육을 쏙 빼놓은 채 신년사를 작성한 것일까. 이 정권에겐 노동과 교육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가. 노동과 교육은 이제 건너뛰어도 좋을 정도의 의제란 말인가. 아니면, 노동과 교육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그것도 아니면 노동과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냈다는 말인가.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이 없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언급을 회피한 것인가.

아마도 그랬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여기선 노동문제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이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그 공을 넘겨버리고 노동계를 압박하는 것으로 그 정책기조를 드러냈으니 말이다.

문재인 정권은 일부러 교육정책에 대한 비전을 신년사에서 빠뜨렸을 것이다. 해법이 없는 건 물론이거니와 괜히 언급했다가 소란만 키우느니 그저 모르쇠하고 넘어갈 수 있으면 넘어가자는 속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런 속셈으로 교육에 대한 비전을 내놓지 않았다면 이것은 직무유기이고 직무태만이요, 복지부동이고 배임행위가 아닌가.

사람살이의 가장 근본이 되는 교육에 대해 인간됨의 기본, 아니 공동체살이의 근본을 가르치는 교육에 대해 국가의 수장이 어떤 정책이나 비전도 제시하지 않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설사 준비가 부족했다 하더라도, 설사 비판과 반대에 놓인다 하더라도, 설사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올지라도 국가(공동체)를 존립시키는 가장 근본이 되는 교육 문제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내놓지 않고 어떻게 국가를 운영한다는 말인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비록 제대로 된 해법이 아닐지라도 비전과 정책을 내놓아야 찬성이든 반대든 의견 개진이 있을 터이고, 그에 따른 토론과 비판과 연구와 궁리를 통해 좀 더 나은 비전과 정책을 수립할 수 있지 않을까. 국가공동체가 정권을 잡은 5년, 혹은 정권을 연장한 10년만 운영하면 끝인 것인가.

교육은 10년, 20년을 가름하는 단기적 의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 온 공동체의 희망, 전망에 관한 의제다. 그것은 기껏해야 5년, 10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정권 따위가 배제하거나 무시하거나 폄훼할 수 없는 역사 자체인 것이다. 더군다나 이 땅에는 새벽별을 보고 나가서 새벽별을 보고 들어오는 수험생이 있고, 4각의 교실에서 4각의 칠판을 두고 4각의 책상에 엎어진 채 사각사각 영혼을 갉아 먹히는 입시생이 있고, 수학과 영어라는 하나의 잣대로 평가당하는 지옥 같은 경쟁적 입시제도가 있다. 여기에 국가가 관리하는 공교육이 있는데도 다시 엄청난 사교육비를 감당해야 하는, 사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식을 목격할 수밖에 없는 부모들이 있는 세상이 아닌가. 부모의 부가 진학을 보장하는 사회가 아닌가.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이런 문구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사람 중심 경제, 함께 잘 사는 사회, 국민과 모든 지역이 성장하는 사회’. 만약 저 말들이 이 정권의 진심이라면 사람 중심이 아닌 성적 중심의 경쟁적 입시교육을 넘어설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
사람 중심의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면 사람 중심의 교육에 대한 설계도라도 내놓아야 했다. 초중고생과 대학생이 사람이 아니라면 모를까 그들도 엄연한 사람이라면 그들을 배제하지 말았어야 했다. ‘함께 잘사는 사람 중심’의 사회라면 그 어떤 사람도 배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경쟁해서 이겨야 살아남는 세계가 아니라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세계를 만들고자 한다면, 당락이 인생을 결정하는 세상이 아니라 선택이 인생을 결정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면 말이다.

작가·헤세이티 대표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넥슨 매각 예비입찰 마감…넷마블·카카오 2파전?
  2. 2아파트값 하락세 연제·남구, 고분양가 관리지역서 해제
  3. 3‘2000억 규모’ 에코델타 사업 막바지 입찰 경쟁 뜨겁다
  4. 4부산 미세먼지 저감조치 ‘반쪽짜리’
  5. 55G 기반 스마트폰·콘텐츠 모바일 올림픽 총출동…이동통신 미래 본다
  6. 6김경수 구속·서형수 불출마설…여당, 낙동강벨트 총선전략 어떡해
  7. 7내달 개각설…해수장관 후임 하마평
  8. 8경쟁률 4.5 대 1…거인 4·5선발 자리 누가 꿰찰까
  9. 9경기침체 불안감에…부산 주요 기업 창업주 일선 못 떠나
  10. 10‘문재인 복심’ 친문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 전면에 나서나
  1. 1임시공휴일, 대통령 재가하면 확정…출근 할 경우 수당 체계는?
  2. 2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4월 11일 임시공휴일 되나?
  3. 3‘문 대통령 깜짝 축사’ 유한대학교, 故 유일한 박사가 설립한 곳
  4. 4전병헌 전 의원 1심 징역 6년 법정 구속 면한 이유는?
  5. 5부산 중구, 대청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커뮤니티 케어 교육 실시
  6. 62019년 중앙동 장학회 장학금 수여식 개최
  7. 7부산 중구 (사)중구청년연합회 제28차 회원대회 및 회장단 취임식 개최
  8. 8부산 중구 광복동 주민자치회 2019년도 초등학교 입학생 축하선물 전달
  9. 9부산 중구 제10회 부산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 평가설명회 개최
  10. 10‘문재인 복심’ 친문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 전면에 나서나
  1. 1내달 개각설…해수장관 후임 하마평
  2. 25G 기반 스마트폰·콘텐츠 모바일 올림픽 총출동…이동통신 미래 본다
  3. 3한국해양대 2.5배 커진 한나라호 위용…대학 실습선 4척 명명식
  4. 4부산공동어시장 임금 체불 피소 위기
  5. 5사천 항공정비 첫 손님은 ‘제주항공 여객기’
  6. 6부산 주요 기업 창업주들 ‘현역’ 고수하는 속내는
  7. 723년 명맥 유지 ‘2G’ 없어진다
  8. 8동해 바다도 아열대화 진행, 해조류 무게 줄고 종류 늘어
  9. 9아파트값 하락세 연제·남구, 고분양가 관리지역서 해제
  10. 10달걀 산란일 표기 23일부터 의무화
  1. 1경부고속도로 상황 "경찰 차량 통제, 왜?"
  2. 2 차량 통제, 국빈방문 탓… “국빈이 왜 경부선에?”
  3. 3영광여고생 성폭행 사망사건… “90분 만에 소주 3병 마시게… ‘죽었으면 버려라’”
  4. 4현대제철서 용역노동자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 양승조 충남지사 사태파악 지시
  5. 5조현아 남편 상습 폭행 "죽어, 죽어" VS "의혹 전면 부인"
  6. 6김지은 “예상했지만 암담”… 민주원 ’안희정-김지은 텔레그램’ 공개 하자
  7. 75등급 경유차 규제, 내 차 등급 확인법은?
  8. 8부산 연산동 맨션 인근 지름 2.5m 싱크홀 발생… 차량 1대 빠져
  9. 9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실시...제외 차량 및 과태료는?
  10. 10 태권도·유도 도합 6단 시민이 편의점 흉기 강도 잡아
  1. 1‘창과 방패 대결’ 유벤투스 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예상 라인업은(챔피언스리그)
  2. 2권아솔 도발에 샤밀, "권아솔은 늘 저렇게 말로만"
  3. 3탁구 중국 귀화 선수, 세계선수권 출전 놓고 '엇갈린 희비'
  4. 43쿠션 프로당구 6월 출범 "제2의 이상천, 김경률 배출하겠다"
  5. 5'도전·비상·자부심'…프로야구 각 구단 야심찬 슬로건
  6. 6절정의 손흥민, 데뷔 첫 '5경기 연속골' 도전
  7. 7컬링 '팀킴'의 호소 사실로…김경두 일가, 횡령 정황까지
  8. 8전국체전 무대가 좁은 차준환, 4회전 점프 없이 쇼트 1위
  9. 9경쟁률 4.5 대 1…거인 4·5선발 자리 누가 꿰찰까
  10. 10최고 구속 145㎞, 김원중 첫 실전등판서 구위 점검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농업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다
북항은 진정한 부산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기고 [전체보기]
동남권 신공항, 국회의원 역할 절실 /이영
보행도시, 생태적 지혜와 철학 위에서 구현을 /류경희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양’을 갖춘 사회를 바란다 /신심범
깨지지 않은 ‘서부산 징크스’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반려동물’ 수난 시대
‘스마트’하게 살지 않을 권리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국악 선입견과 마주하기
제례악에 내포된 음양오행 사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엄마 아빠 역할 뒤집기 /하송이
中企를 위한 금융은 없다? /정유선
도청도설 [전체보기]
농기구판 한류
수제화 장인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자기 표현의 기술
신춘문예 당선 소감을 읽으며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그타르트
진화하는 통영 꿀빵
사설 [전체보기]
새 사령탑 맞는 부산비엔날레 새로운 도약 기대한다
30년 만에 육체노동 가동연한 상향한 대법 판결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생계급여 수급 노인과 ‘줬다 뺏는 기초연금’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기절을 부르는 비너스
미술관을 지키는 강아지
이홍 칼럼 [전체보기]
개념도 정리 안 된 ‘4차 산업혁명’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되살아나는 박근혜의 그림자
보행친화도시로 가는 길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봄이 오는 길목에서
발랄라이카와 닥터 지바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내추럴와인과 정월 대보름
프랑스와 미국의 와인전쟁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 복간30주년기념음악회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 유콘서트
경남교육청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해맑은 상상 밀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