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해양수도 방향 못 잡는 오 시장 /이흥곤

바다 관련 다양한 경력, 분명 다를 것 기대감 커

현재까지 비전 안 보여…장관 사고 아직 남았나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 현재 부산시청 건물 정면에 붙은 시정 슬로건이다. 이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재임 기간 중 가장 주안점을 두고 추진하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이다. 솔직히 말해 이 구호는 부산시민에게 기시감이 아주 강해 그리 새로울 게 없다. 고 안상영 시장부터 허남식 서병수 부산시장의 대표적 선거 공약이었고, 범위를 좀 더 확장하면 고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단골 ‘정치’ 슬로건이기도 하다.

지난 20여 년간 우려 먹을 대로 우려 먹어 전혀 새로울 게 없을 것 같았던 이 슬로건이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에겐 제법 먹혔던 것 같다. 알려진 대로 오 시장은 해양수산부 장관, 한국해양대 총장, 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 등 바다와 관련한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부산시민은 오 시장의 이러한 경력 때문에 그가 하면 분명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그에게 표를 던졌으리라. 지역 해양수산 관련 업계·학계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해양수산 전공자는 아니더라도 전문 행정관료로서 해양수산 관련 기관 및 단체에서 다양한 업무를 접해 그에 대한 기대는 사뭇 컸다.

하지만 민선 7기가 출범한 지 8개월째 접어드는 지금까지 주위에서 기대했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 시장은 동북아 해양수도에 대한 개념을 바다를 낀 도시의 전반적인 성장과 개발 방향으로 설정했다. 시청 앞의 슬로건과는 괴리감이 있어 보인다. 해양수산업을 기반으로 도시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중장기적 도시비전과 전략이 보이지 않아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는 평까지 나온다.

싱가포르 런던 등이 ‘해양수도’를 표방하며 도시비전을 단기 5년, 중기 10년, 장기 20년식으로 수립하고 있으나 부산의 도시비전은 도시계획이나 도로, 대규모 건축물 등 하드웨어 일색의 건설방향으로만 계획을 내놓고 있다. 바다, 해안선, 부산항, 해양수산 관련산업 등 해양을 모티브로 하는 실천적 비전과 계획도 현재까지 없다. 유일하게 수립 중인 해양산업 육성계획에는 해양금융, 해사법원, 해운거래소, 스마트자동화항만 등 학계 등에서 내놓는 장밋빛 청사진만 들어 있다.

최근 부산시의회 최도석 의원은 지역 해양관련기관 전문가 300명을 대상으로 ‘부산의 해양수도 잠재력 분석과 추진전략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해양수도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 83%가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부산이 지금까지 해양수도가 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해양관련 기업 본사의 지역 외면 ▷제도적 중추관리기능의 중앙집중 ▷지방도시의 해양관련 제도적 권한 부재 ▷부산시의 육상중심 정책 등으로 답했다. 부산이 외형적으로 국내 해양산업 발전을 선도하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 같지만 기업 본사가 없어 부산항의 경제적 편익이 수도권으로 역류되고, 지자체의 제도적 권한이 없어 해양수도 구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분권위에 따르면 우리나라 행정사무는 2013년 기준 4만6005개다. 국가 사무의 지방 이양은 2000~2012년 13년간만 진행됐고, 이양 건수는 3101건이다. 이 중 해양 자치분권 분야의 이양 건수는 122건에 불과했다. 이마저 지역경제에 중요한 항만물류, 해양 관광 및 개발 분야에선 전무하다.

이로 인해 부산시가 글로벌 해양도시에 흔한 크루즈선이나 유람선을 띄우는 데도 해수부 등 중앙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고 선용품, 선박급유, 항만하역, 선박수리업체 등을 지원하려 해도 근거법인 항만운송사업법에 막혀 불가능하다. 해양레저 관련 유일한 법규인 수상레저안전법은 안전만 너무 강조한 나머지 레저활동을 제약하는 ‘하지마라법’으로 방치돼 있다.

오 시장은 지난 설 연휴기간 2025엑스포 개최지인 일본 오사카와 인근 고베를 둘러봤다. 오사카에서 독특한 대중교통 수상버스인 ‘아쿠아라이너’를 탄 후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것은 아닌지’ ‘비가 올 때 위험하지 않은지’ 등을 관계자에게 물었다고 한다. 해양수도 부산을 지향하는 오 시장은 이때 이런 생각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부산에도 이런 수상버스가 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허가권자인 부산해양청과 부산해경을 설득해야겠네. 이참에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하는 업무를 강화해야겠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오 시장이 해양수도로 가는 밑바탕인 국가 사무의 지방 이양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여전히 내지 않고 있는 데는 해수부 장관의 사고가 아직 박혀 있는 게 아니냐고. 이건 해수부, 이건 부산해양청, 이건 항만공사, 이건 부산시 업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이제 역으로 적(?)의 빈틈을 노려 국가 사무의 지방 이양을 위한 논리개발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

편집부국장 hung@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동래구에 붙은 선거벽보
  2. 2‘진격의 개미’ 주식계좌 한 달새 86만 개 늘었다
  3. 3[서상균 그림창] 바쁘고…기쁘고…나쁜
  4. 4민주당 ‘수영강 벨트’ 집안싸움에 원팀 흔들
  5. 5미국 확진자 20만명 넘어서…13일 만에 20배 급증
  6. 6화상통화로 면접시험 치뤄요
  7. 7김해갑 TV토론…후보별 ‘신공항’ 찬반 난타전
  8. 8144년 전통 윔블던 대회도 취소
  9. 9[도청도설] 슬기로운 ‘집콕’ 생활
  10. 10낙동강 하구를 국가도시공원으로 <8> 앞으로의 20년
  1. 14·13 총선 D-13, 여·야 공식 선거운동 시작
  2. 2코로나19 우려에도 한 표 행사하는 재외국민들…"무섭지만 투표는 꼭 해야"
  3. 3네이버, 오늘(2일)부터 급상승 검색어 중단…댓글 작성 시 실명 인증
  4. 4부산·경남 국회의원인데 … 40%가 강남에 아파트 보유
  5. 5부산 선거 벽보 3639곳 부착 시작…훼손하면 처벌
  6. 6코로나19 사태로 울산 기업경기전망지수(BIS) 세계금융위기 수준 하락
  7. 7재외투표 첫날 …해외 유권자들 소중한 ‘한 표’ 행사
  8. 8선관위, 전국 8만 6000여 곳에 후보자 선거벽보 게시
  9. 9 ‘결혼정보 무료제공, 2천만 원 결혼장려금 지원 등 공약에 대해 물었습니다
  10. 10문 대통령 "후반기 국가균형발전 정책 등 더 열심히 해달라"
  1. 1‘진격의 개미’ 주식계좌 한 달새 86만 개 늘었다
  2. 2한국은행, 양적완화 돌입…RP 5조2500억 첫 매입
  3. 3삼성전자 해외공장 25% ‘셧다운’…항공사 대량실직 현실화
  4. 4종부세 납부 대상자 긴급재난지원금 못 받을 듯
  5. 55대 은행 원화 대출 지난달 20조 원 증가
  6. 6주가지수- 2020년 4월 2일
  7. 7석 달간 물가 1%대 상승…코로나19로 식재료 가격↑
  8. 8금융·증시 동향
  9. 9부산항 입항 요청 크루즈 2척 중 1척 조건부 허용
  10. 10
  1. 1부산시, 인도네시아서 온 119번째 확진자 동선 공개
  2. 2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향후 방향,주말 이전 밝힐것” (종합)
  3. 3경남 김해, 영국서 귀국한 20대 코로나19 신규 확진
  4. 4마스크 공급량 안정권 들어서나…사라져가는 '마스크 줄'
  5. 5창원시, 코로나19 실직 청년 희망지원금 신청 접수
  6. 6이탈리아 신규 확진자 4000명대 유지…전문가 "확산세 정점 도달"
  7. 7부산경찰, 아동성착취물 및 불법촬영물 텔레그램 판매자 검거
  8. 8부산 지역사회 감염 10일째 '0'…자가격리자는 1247명
  9. 9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9976명…89명 늘어
  10. 10거제시, 정부 지원 제외된 소득상위 30% 에 최고 50만 원 지원
  1. 1코로나19 여파로 윔블던 취소…2차대전 이후 처음
  2. 2방구석 1열서, 함성 대신 댓글…랜선 스포츠 시대
  3. 3추신수, 마이너리거에 1000불씩 ‘특급 선행’
  4. 4144년 전통 윔블던 대회도 취소
  5. 5‘병역 특례’ 손흥민 해병대서 기초군사훈련
  6. 6
  7. 7
  8. 8
  9. 9
  10. 10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그럼에도 봄은 오고 있다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기고 [전체보기]
더 힘들고 연약한 우리 아이를 위하여 /여승수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일상을 찾기 위해 /손현진
기자수첩 [전체보기]
억측과 갈등만 낳는 낙동강청 /임동우
양산 도로 침하 사고의 교훈 /김성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귀하디귀한 악기 ‘편경’
강강술래와 농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인내의 시간, 염치를 갖자 /송진영
부산시의 뒷북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슬기로운 ‘집콕’ 생활
재외국민 투표권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도다리쑥국
아시정구지의 추억
사설 [전체보기]
코로나 쇼크 골목상권 신속 지원으로 고사 막아야
느슨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긴장 끈 놓기엔 이르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국민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허황된 중국경사론
“한미동맹, 이상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전쟁의 얼굴
호의가 낳은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지구촌에 던진 경고
코로나 최전선 지방정부엔 여야가 없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사계’ 연주의 전설, 이 무지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르네상스
영화 ‘사이드웨이’가 말하는 것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소치 허련이 그린 도깨비 그림
우봉 조희룡의 매화서옥도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하프마라톤대회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