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박상현의 끼니]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그타르트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2-13 19:26:21
  •  |  본지 3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해 이맘때 나는 보름 정도 일정으로 포르투갈에서 음식기행을 하고 있었다.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부터 길거리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포르투갈 음식을 탐닉했다. 그때 먹었던 음식 중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각나는 건 어처구니없게도 에그타르트와 커피의 조합이다.

‘파스테이스 드 벨렝’의 에그타르트와 커피.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에그타르트 전문점이 있다. ‘파스테이스 드 벨렝’. 리스본을 찾는 전 세계 관광객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다. 인근의 수도원에서 비법을 전수받아 1837년부터 장사를 시작한 이래, 에그타르트의 원조이자 전설이 된 곳이다. 요즘도 하루 1만5000개 이상을 구워 낸다고 한다. 그럼에도 단 세 사람만 비법을 알고 있고, 그들은 비행기도 같이 안 탄다는 등의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고작 에그타르트 때문에 금쪽 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게 아까웠지만 건너뛰자니 섭섭해서 일부러 긴 행렬에 합류했다. 그리고 단 한 번의 경험으로 ‘파스테이스 드 벨렝’의 열렬한 신봉자가 되고 말았다.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리스본에선 손만 뻗으면 에그타르트를 먹을 수 있다. 그만큼 흔하고 많이 먹는다. 하지만 그 어느 곳도 ‘파스테이스 드 벨렝’을 뛰어넘지 못한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뭔가 좀 아쉽다. 벨렝에서 먹기 전에는 리스본의 모든 에그타르트가 맛있지만, 일단 벨렝을 경험하고 나면 리스본의 모든 에그타르트가 시시하게 느껴진다.

나름 분석해본 차이는 두 가지. 우선 파이와 에그 크림의 역설적인 조합이다. 파이는 극단적으로 바삭하고 에그 크림은 말할 수 없이 부드럽다. 이 둘의 선명한 대비가 각각의 질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단맛의 차원도 다르다. 보통의 단맛은 끝 맛이 텁텁하고 끈적하기 마련인데 벨렝의 에그타르트는 깔끔함을 넘어 청량하다. 이건 정말 결정적인 차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단맛을 내기위해 디저트를 만들 때 ‘와삼봉(和三盆)’이라는 최고가의 설탕을 쓴다. 그럼 결이 아주 곱고 청량한 단맛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벨렝의 비결은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 아마도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지 않을까 싶다.

벨렝의 에그타르트에 포르투갈식 진한 커피를 곁들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이 행복한 조합에는 대항해시대를 개척하며 한때 세상을 지배했던 포르투갈의 영광이 아련히 남아 있다.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마카오는 포르투갈 덕분에 에그타르트의 명가가 되었다.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지인 브라질을 식민지로 거느린 덕분에 포르투갈은 가장 양질의 진한 커피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1821년 독립했고 마카오는 1991년 중국에 반환 됐다. 그 넓던 식민지를 다 잃고 지금은 유럽의 가난한 변방으로 남았다.그럼에도 포르투갈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여유가 넘친다. ‘이렇게 훌륭한 에그타르트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데 아무렴 어때’라는 그런 표정이다. 지금도 그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맛칼럼니스트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1000억 주식 놓고 희대의 父子 소송
  2. 2선박 커지는데 부산항 하역속도↓…생산성 추락
  3. 3[신간 돋보기] 진짜 나를 만나는 방법
  4. 4[사설] 유재수 부시장 직권면직…어수선한 시정 빨리 수습을
  5. 5미중 무역협상 먹구름에 코스피 2100 붕괴
  6. 6[새 책] 로메리고 주식회사(최영 지음) 外
  7. 7대학생들 해양사고 모의심판 경연대회
  8. 8베를린 장벽 무너뜨린 힘은 동서독 인적 교류
  9. 9“왜 하필 부산 왔냐고? 비행기 티켓 제일 쌌기 때문”
  10. 10[국제칼럼] 청년 없는 총선 청년공약 /이경식
  1. 1조국·유재수 검찰 조사 중
  2. 2[속보] 자유한국당 “국민적 여망 담아 … 현역의원 3분의 1 이상 공천 컷오프”
  3. 3금정구 부곡1동 새마을부녀회,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4. 4동대신권역, 아띠 ! 나만의 천연제품 만들기 체험
  5. 5서대신3동, 경성전자고 축제 참여
  6. 6금정비전, 금정구 다자녀 모범가정에 지원금 전한다
  7. 7남산시장 상인회, 금정구에 성금 기탁
  8. 8남부민2동 『톤즈행복마을, 화재 없는 마을 캠페인』
  9. 9아미동 주민주도 마을계획단 『5060 중장년 행복한 동행 』요리활동 실시
  10. 10서구보건소, 남부민 풀리페아파트 제7호 금연아파트 지정
  1. 1선박 커지는데 부산항 하역속도↓…생산성 추락
  2. 2대학생들 해양사고 모의심판 경연대회
  3. 3아세안에 한국 ‘첨단 수산’ 알린다
  4. 4기아차 3세대 K5 사전계약 돌입
  5. 5미중 무역협상 먹구름에 코스피 2100 붕괴
  6. 6OECD 올 한국 경제성장률 2.0%로 낮춰
  7. 7‘뽀글이’ 외투로 진화…아웃도어 새 효자
  8. 8월세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다
  9. 9한국선급, 고용노동부 ‘우수훈련기관’ 선정
  10. 10이어도 해양기지 관측 해양산성화 자료들, 전 세계에 제공된다
  1. 11000억 주식 놓고 희대의 父子 소송
  2. 2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기간 교통통제…김해공항 방면 정체 예상
  3. 3음주운전 차량, 서면지구대 순찰차 들이받아
  4. 4토익 성적 확인, 오늘(21일) 오전 6시 발표…평균 ‘9점↓’
  5. 5김대호 감독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 논란... 하태경 의원 “내부고발자에 대한 치졸한 보복”
  6. 6출근길 혼잡, 서울 지하철 운행 차질…철도 파업 여파
  7. 72019 11월 모의고사, 회사별 등급컷 보니
  8. 8철도파업, 전철 운행률 평소의 82%... 출근길 혼잡 예상
  9. 9[오늘날씨] 맑지만 일교차 커…미세먼지는 보통
  10. 10부산 한 백화점 출입문 에어커튼 화재
  1. 1손흥민, 포체티노에게 작별인사 전해...”감사는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
  2. 2 무리뉴 토트넘 감독 선임 ‘이젠 손흥민과 함께’…그의 평가는?
  3. 3‘롯데행’ 지성준은 … 2018년 손승락 주저앉혔던 끝내기 홈런 주인공
  4. 4울산 챔프 확정이냐, 전북 1위 뒤집기냐
  5. 5세리나가 내던진 ‘테니스 라켓’ 경매 올라
  6. 6네덜란드 축구팀, 인종차별 반대 침묵 시위키로
  7. 7첨단장비와 과학적 식단…롯데 ‘2군 요람’이 달라졌다
  8. 8거인, 장시환 내주고 지성준 얻었다…포수난 시름 덜어
  9. 9모리뉴 감독, 손흥민과 한솥밥 먹는다
  10. 10공격 무뎌지고 수비 무너지고…심상찮은 벤투호
국제신문-KLJC 공동 인터뷰
강필구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 "진정한 지방자치 위해 정당공천제 폐지돼야"
국제신문-KLJC 공동 인터뷰
신원철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시도의회 인사권독립과 전문인력 도입 절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부산의 원도심, ‘문화도시’와 어울리지 않는가
감동스러운 도시건축을 만나고 싶다
기고 [전체보기]
고양이와 쥐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 /이용희
지역민과 마을활동가가 함께 만든 새뜰마을 /오광석
기자수첩 [전체보기]
365일 지스타 열리는 부산 기대 /배지열
아직 설익은 공무원 공로 연수제 /김성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솔로몬 심판’과 오늘 우리의 송사들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사랑방 음악, 더 풍성해지길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피리와 하프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수산인의 웃음을 보고 싶다 /유정환
‘외투 불균형’ 에 뒷짐 진 정부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영욕의 86세대
밀양 표충비의 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中 ‘문학 한류’ 이끄는 정지용의 울림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특별한 갈치구이 한 토막
베트남의 포와 반미
사설 [전체보기]
제재수단 미흡 등 부실 환경영향평가 개선책 찾아야
지소미아 종료, 일본 입장 변화 여부에 달렸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정의를 갉아먹는 ‘합법적 불공정’
‘소산소사’의 사회, 고용연장이 해법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인생 2막에 이룬 성공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니가 가라, 험지’
선거제 개혁 물 건너 가는 건가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 그 오랜 기억들
가을을 여는 모차르트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패러독스
브랜딩의 미학, 보르도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조선 시대 만다라 문양 민화
호생관 최북의 ‘지두해도(指頭蟹圖)’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충효예글짓기공모전
  • 유콘서트?v=1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