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감소’ ‘일자리 부족’ ‘창업’이란 키워드가 신문에 많이 등장한다. 창업이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 때문인지 관련 기관들이 총력을 다해 움직인다. 부산시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동참하고자 창업 지원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대학 내 창업을 격려하는 창업지원센터도 이제 학내 필수기관이 됐다.
국제신문은 부산의 이 같은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부산을 창업 1번지로’ 시리즈 연재를 시작했다. 지난 1월부터 7개의 시리즈 기사가 소개됐다. 약 두 달간 기사가 지면에 실리는 동안 기사 구성에 기획 의도와 시리즈 기사의 흐름을 짚을 수 있는 개괄 설명이 부족했다. 기존의 창업 생태계를 개선하고자 사안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기사도 마찬가지다. 신문은 전문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이 보는 공공재여서 보는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해당 시리즈의 첫 기사는 창업 생태계가 부산에 구축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다. 해당 논지를 펼치기 위해 현 창업 생태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문제점에는 스타트업이 창업투자펀드를 운용하는 벤처캐피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과 투자자금의 운영에 난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바탕으로 내놓은 해법은 시민의 기부다. 지역민의 기부로 성장한 스타트업은 지역에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으며, 보유 기술 대비 자금 부족으로 실패할 스타트업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주장에 공신력 있는 기관의 코멘트를 사용해 지역 차원의 노력을 강조하기도 한다. 해당 기사로 부산에 투자 자금이 모이는 구조와 투자 운영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기존 창업 생태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이어지는 부가적인 문제에 대한 보다 심층적 분석이 뒤따르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이있다. 개별 펀드 투자 운용 감시자가 부산에 전무하다는 것과 부산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탈 기업이 적어 발생하는 문제점 등이 그것이다.
해당 시리즈는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을 주 골자로 한다.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한 부산의 스타트업 소개, 크라우드펀딩으로 목표 투자액 이상을 달성한 부산 스타트업 사례 등의 기사가 있다. 지난 18일 자 신문에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업체를 만나 해당 기업에 대한 설명과 부산 크라우드펀딩의 활성화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짚었다. 이번 시리즈를 보며 창업 시장에서 크라우드펀딩이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순기능도 새삼 알게 됐다. 하지만 부산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해법이 크라우드펀딩 외에 대안은 없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이와 함께 부산 창업 생태계의 실태를 보여주고, 방안을 제시한 기사가 후반부에 두 꼭지가 실렸다. ‘부산을 창업 1번지로’ 시리즈 기사의 논지가 크라우드펀딩의 활성화인지 아니면 시리즈 제목처럼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전면적인 방안 제시인지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의 기본은 정체성 확립이다.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모든 것은 기초가 흔들리게 마련이다. 최근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사망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샤넬 후임자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흥미롭게도 샤넬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은 동일한 목소리를 냈다. “급격한 이미지 변화로 우리를 놀라게 하지 않기를.” 샤넬의 정체성을 잘 고수해달라는 경고 메시지다. 트렌드가 빠르게 정립되는 패션계에서 브랜드의 오래된 정체성을 지키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샤넬이 107년간 오트쿠튀르(기성복이 아닌 고급 의상) 정상에 있는 이유는 브랜드의 기본을 지킨 칼 라거펠트와 ‘코코 샤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간지의 기사도 예외는 아니다. 신년 특집 기획 시리즈의 정체성이 흐려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시 한번 신발끈을 조일 필요가 있다. 이는 시리즈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독자들이 기사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분명 창업은 타 일간지에서 다루지 않는 경쟁력 있는 소재인 만큼 누구보다 관련 독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부대신문 편집국장·부산대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