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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스파클링와인, 우연히 만들어진 명품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3-20 19:19:26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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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성급한 판단이나 인정할 수 없는 결과에 대한 비하적인 은유로 흔히 쓰이는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 샴페인은 가장 중요한 패션 아이콘 중 하나로 결혼이나 승진을 축하하거나 연인과의 사랑을 나눌 때 등 기쁘고 즐거운 날 주로 마시는 술이다.
포르투갈 바이라다지역에서 전통 방식으로 2차 발효 중인 스파클링와인.
흔히 모든 ‘스파클링와인’을 ‘샴페인’이라고 부르지만 이는 틀렸다. 샴페인은 스파클링와인 중의 하나이며 프랑스 ‘샹파뉴’지역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 것만 샴페인이라 부른다. 샹파뉴지역 외 프랑스지역과 룩셈부르크에서 만든 ‘크레망’, 스페인의 ‘까바’, 독일의 ‘젝트’, 남아공의 ‘깝 끄라시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지역의 ‘프란치아코르타’ 등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스파클링와인의 다른 이름이다.

포도를 수확해 발효시켜 만들어진 와인을 병에 담고 적당한 양의 설탕과 효모를 넣어 저장실에 두면 병 속에서 2차 발효가 일어나 탄산가스가 생긴다. 이렇게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스파클링와인에 ‘샹파뉴 방식’이란 의미의 ‘메소드 샹파뉴’로 표기하기도 했지만 1992년부터 이 문구를 사용할 수 없다. 그 대신 ‘메소드 트라디시오넬’ ‘클래식 메소드’ 등으로만 표현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부산어묵’의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만든 어묵에는 ‘부산어묵’이란 명칭을 쓸 수 없고 ‘부산식 오뎅’만을 쓰게 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스파클링와인을 만드는 다른 방법으로 ‘탱크방식’이 있다. 커다란 탱크에 효모와 당분을 넣어 와인을 발효시킨 뒤 병입하는 방식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대부분의 저렴한 스파클링와인은 이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이 공정을 만든 ‘위젠 샤르마’의 이름을 따서 샤르마 방식으로 부르기도 한다.

스파클링와인은 우연히 만들어졌다.

과학적인 와인 양조방식이 없었던 옛날에는 발효가 끝났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어느 겨울, 발효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와인에 남아 있던 효모가 봄이 되어 온도가 올라가면서 와인 속에 있는 당분을 먹고 탄산가스를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발생한 탄산가스로 인해 병 속의 압력이 올라가고 일부 밀폐가 제대로 안 된 마개가 압력을 견디지 못 하고 튀어나오게 되면서 스파클링와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우주와 생명이 우연히 탄생한 것처럼 말이다.

춥고 긴 겨울이 끝나고 시나브로 찾아온 이 봄, 우연을 포착하는 방법으로 스파클링 한 잔을 마셔보자. 한 모금만으로도 누구나 미소 짓게 만드는 와인.

좋은 스파클링와인은 작고 상쾌한 기포가 입안을 부드럽게 자극하며 한 모금 더 마시고 싶은 느낌으로 유혹한다. 루이15세의 애첩 퐁파두르 부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스파클링와인은 여인의 아름다움을 지켜주는 유일한 술이다.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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