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람이 답입니다. 그 점을 놓쳐 탈이 난 거죠.”
지난달 27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승강기 교체 공사 중 인부가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난 후 전문건설업계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다.
사고의 원인을 두고 경찰은 아파트 측과 승강기 교체 공사 계약을 체결한 업체의 업무상 과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 중이다. 책임의 소재를 따지는 과정에서 해당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동수급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났다. 승강기설치업계는 이런 식의 계약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대기업의 꼼수라고 주장한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공동계약을 통해 대기업이 관리 책임이 있는 하도급 관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 승강기 설치업체들은 “이런 계약은 사실상 소기업의 희생에 의존하는 ‘외주’”라며 “승강기 설치·교체 공사가 이런 구조 속에서 계속되면 안전사고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에 맞서 이들과 계약하는 영세업체가 경험이 풍부한 양질의 인력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올해 경기가 안 좋다고 대기업들이 기성비를 낮춘다고 한다. 체계적인 안전관리도 없이 막무가내로 일감만 던져 놓고 있는 셈”이라는 업체들의 불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람이 소외된 위험의 외주화’는 승강기 유지 관리·보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작업자의 머릿수에 따라 일감을 받는 법적 구조 속에서 업체들이 실무 경험이 없는 이들을 채용해 사무 업무를 맡기는 식으로 자격자의 수만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늘어난 일감을 해결하는 것은 실무 경험이 있는 몇몇 경력자 몫이다. 고된 노동에 혹사된 근로자들이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사람이 답’이라는 명제는 사실 기계 산업이 발달하던 시대 때부터 나온 화두였다. 그리고 오늘날 인간이 인공지능에 자리를 빼앗길 위기의 시대에 더욱 강조되는 말이 됐다. 굳이 그 중요성을 반복하지 않더라도 여러 차례의 사고 속에서 우리는 ‘역시 사람이 답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수사기관도 결국 사람이 답이라는 점을 깊이 받아들여 인력 관리의 부주의가 이번 사고를 야기한 게 아닌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사회부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