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부산의 미래와 적정도시 /김대경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02 19:47:07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2월 21일 SK하이닉스는 향후 10년간 120조 원을 투자해 건설할 반도체클러스터 부지로 경기도 용인을 선택했다. 448만 ㎡ 규모의 부지에 현재 주력제품인 D램과 차세대 반도체 제조공장 4개와 함께 국내외 50개 이상 부품 협력업체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거대한 사업의 경제적 파급력 때문에 청주 구미 천안 이천 등 주요 지역 도시들은 치열한 유치전에 뛰어 들었지만 용인이 결국 선택됐다. 용인은 유치전에 뛰어든 도시 중 서울에 가장 가깝다. SK하이닉스도 서울과의 지리적 근접성 이점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보도자료에서도 용인을 선정한 첫 번째 이유로 “국내외 우수 인재들이 선호하는 수도권에 위치한 점”을 꼽았다. 이제부터 대한민국의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나누는 지리적 경계는 경기도 용인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수도권 지역의 도시들은 국가 균형발전의 원칙이 무너졌다고 반발했다. 중앙과 지방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지방 경제가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방분권과 자치를 헌법에 포함시키겠다고 표방해온 현 정부도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과제 앞에 속수무책이다.

사실 SK하이닉스가 신청한 부지는 수도권 인구 집중과 공장 신설을 제한하기 위해 지정된 ‘수도권 성장관리권역’에 포함돼 있었다. 부지 신청 한 달 후 국토교통부 장관 산하 수도권정비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통과시켰다. 부지 유치를 위한 경쟁 과정에서 경북 구미의 좌절은 더욱 컸다. 구미시는 SK하이닉스를 설득하기 위해 10년간 용지 30만 평 무상 임대, 2차 조성부지 70만 평 제공, 직원 사택·수영장·체육시설 공급 등을 유인책으로 내걸었다. 이번 부지 선정 결과는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방분권과 자치, 경제 발전 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기업의 공장을 유치해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발전을 이끌어간다는 전략은 더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낡은 방식이라는 것이다.

지역 스스로도 중앙과 지방 간의 구조적인 불균형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지방분권과 혁신 성장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국제신문은 부산시의회와 공동으로 지난달 7일부터 ‘부산을 적정도시로’라는 기획시리즈를 시작했다. 적정도시는 ‘과잉 개발 계획으로 점철된 도시가 아닌,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맞춤형 도시’를 의미한다. 첫 기사에서 그동안 부산의 과잉 개발의 폐해를 조목조목 나열하며, 이제는 도시의 양적 발전이 아닌 질적 발전을 위한 맞춤형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인구, 주택, 공원, 그린벨트 등 부산지역의 주요 현안이 그동안 개발 중심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비판하며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역의 주요 언론으로서 매우 적절한 기획이며, 단발성에 그치지 말고 향후 부산시와 시민단체 등과 협력하여 지속적인 지역 이슈로 끌고 가야 한다.

현대 도시의 발전과 혁신 분야의 석학인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국가와 도시 공동체에 대한 물리적 제약이 축소됨에 따라 도시와 국가의 성장과 발전에 가장 중요한 추동력은 창조성이라고 주장한다. 기존 주류 경제학의 관점은 기술이 경제 성장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반면 플로리다 교수는 기술(Technology) 인재(Talent) 관용(Tolerance), 이 세 가지로 구성된 T모델을 제시한다. 혁신은 기술 발명의 과정일 뿐만 아니라 인재를 조직·동원하는 과정이며, 도시 역할은 인재·기술을 흡입할 수 있는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부산의 현실은 어떠한가. 때마침 기후변화와 도시발전 세미나에 참석한 텍사스주립대 패터슨 교수는 ‘부산은 사람과 안전보다는 돈과 자동차를 위한 도시인 것 같다’며 일침을 놓았다. 외부인의 시선과 진단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으로 하는 맞춤형 미래 적정도시 전략 수립에 시민, 언론 그리고 부산시가 서로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3. 3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4. 4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5. 5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8. 8부산으로 이주하고, 먼 여행 떠나고…두 작가 그림이 달라졌다
  9. 9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10. 10[기고]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3. 3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4. 4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5. 5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6. 6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7. 7[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8. 8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5. 5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8. 8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9. 9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0. 10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1. 1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속보]혼자걷던 여성 5차례나 범죄대상 물색, 성폭행 혐의 30대 男 징역 4년 선고
  7. 7농어촌 기본소득 공모 탈락 거창군, 자체 조례 제정해 ‘거창형 기본소득’ 추진
  8. 8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9. 9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0. 10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3. 3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