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걱정 없이 아이 맡길 수 있어야 /최정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10 19:43:01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 전 대기업에 다니는 50대 초반의 간부, 30대 후반의 중소기업 대표와 함께 저녁을 같이할 기회가 있었다. 입사 후 줄곧 서울에서 근무하다 부산 현장에 단신으로 부임해 근무하는 대기업 간부에게 “외롭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렇긴 해도)부모님을 자주 뵐 수 있어 다행이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서부경남이 고향인 그는 부산 발령 이후 한 달에 한 번 고향의 부모님에게 간다고 했다. 고향에 가는 그의 손에는 굽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오리요리가 들려 있다. 그것도 부모님이 소화를 못 시킬까봐 오리고기를 잘게 썰어서 가져간다고 한다. “부산에서 근무하게 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그의 표정에는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났다.

이 말을 듣던 30대 중소기업 대표는 연신 “정성이 대단하시다”고 했다. 그의 부모는 아직 젊어 공감이 덜 되는 부분도 있는 듯했다. 그 대신 그는 육아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여섯 살과 돌을 앞둔 두 딸을 키우고 있는데, 육아가 만만찮다는 것이다. 다행히 아내가 전업주부이긴 하지만 육아를 도와주느라 항상 피곤하다며 엄살 아닌 엄살을 떨었다.

이날 식사자리 대화처럼 세대별로 공통관심사가 있다. 이른바 50·60세대는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는 문제와 함께 자녀 취업이나 결혼이 가장 큰 고민거리일 것이다. 20·30세대에게는 취업과 결혼 출산 육아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런 고민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됐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사회가 다원화되는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숱한 논란 속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복지시책을 꾸준히 확대시켜 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노인 기초연금이 30만 원으로 인상됐고, 아동수당(10만 원)도 도입됐다. 육아휴직 급여도 평균임금의 50%까지 오르는 등 ‘보편적 복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개인이 처한 환경이나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모든 국민이 복지혜택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복지시책은 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더 확대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다.

다양한 복지시책 가운데 출산과 관련한 분야를 예로 들면 그동안 정부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으며 출산율 제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왔다. 하지만 통계청이 내놓은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8로 사상 처음으로 1.0을 밑돌았다. 2029년부터는 인구 감소가 예상된다는 예측도 함께 내놨다. 인구감소 시기가 애초 예측치보다 3년 더 앞당겨졌다. 부산을 포함한 지방은 이런 인구 감소 추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며칠 전 서울 금천구에서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맞벌이 부부의 14개월 된 아기가 50대 아이 돌보미에게 상습적으로 학대를 당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 부부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추천한 아이 돌보미라 믿고 맡겼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 둘째 아이는 갖기 어렵겠다”고 울먹였다. 아이돌봄지원사업은 12세 미만의 영·유아가 대상이며, 정부가 추천한 돌보미가 집을 방문해 아이를 돌봐주는 사업이다. 사건 발생 이후 정부는 뒤늦게 현장 조사에 나서고, 돌보미들의 교육도 강화한다는 대책도 내놨다.

부산시의 경우 지난해에만 6144명이 아이돌봄지원사업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어난 275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구·군별 신청을 받아 사업을 진행 중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백약이 무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쉬운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출산이나 보육환경 개선으로 해결할 수도 없고, 취업이나 사회환경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아이돌보미 사건’이 반복된다면 국가를 믿고 아이를 낳아달라고 호소할 수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부모가 어린 아이들을 보육기관이나 아이돌보미에게 맡겨놓고 있을 것이다. 이들이 자신의 아이가 혹시 학대를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생활레저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3. 3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4. 4“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5. 5‘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6. 6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7. 7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8. 8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9. 9[근교산&그너머] <1480> 창원 무학산 둘레길 2코스
  10. 10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6. 6李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43%…민주 35%·국힘 25%
  7. 7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8. 8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9. 9李 "중수청장 후보자 친윤 주장은 허위, "맛집 찾아갔더니 부실" 받아친 추미애(종합 2보)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후보자, 검사 출신 이유로 배제하면 중수청 망쳐"
  1. 1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4. 4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5. 5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6. 6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9. 9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0. 10부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25% 첫 돌파…2050년엔 43%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4. 4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5. 5“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6. 6[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7. 7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9. 9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3. 3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4. 4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5. 5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6. 6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7. 7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8. 8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9. 9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10. 10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AI 패권
병역 혜택, 야구는 빼자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지휘부도 인력도 없이 졸속 출범하는 공소청·중수청
정부, 지뢰 도발에 단호하고 강력한 상응조치 취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