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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와인과 음식의 조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17 19:00:42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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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은 좋은 와인과 함께 어울리는 음식을 먹는 것을 인생의 큰 즐거움으로 여긴다. 이들은 와인을 음식의 맛을 더해주는 ‘소스’라고 표현할 정도로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독일 베를린 테겔호수 주변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사람들이 와인과 음식을 즐기고 있다.
와인과 음식의 조화는 무게감(weight), 향, 질감, 당도, 산도, 타닌, 알코올 등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와인의 타닌, 산도, 알코올, 당도가 많거나 오크 숙성을 많이 한 와인일수록 무게감이 있으며 이렇게 풍미가 진하고 농축적인 와인은 무게감이 느껴지는 음식에 잘 어울린다.

타닌이 풍부한 와인은 육류나 질감이 풍부한 음식에 적합하다. 산도가 높은 와인은 기름진 음식과 깔끔한 조화를 이루며, 당도가 있는 와인은 감미롭거나 매운 음식에 잘 어울린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은 가벼운 음식에 좋으나 자극이 강한 매운 음식에는 적합하지 않다. 탄산이 있는 와인은 다양한 음식과 무난히 어울리는 편이다.

이처럼 와인과 음식의 조화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본원칙은 와인과 음식 중 어느 한쪽이 너무 두드러지거나 압도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음식의 주 재료와 와인의 무게감, 음식의 조리방법과 와인의 스타일, 음식에 들어간 소스의 풍미와 와인의 풍미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흔히 ‘화이트와인은 야채와 생선 요리에, 레드와인은 육류에 잘 어울린다.’ ‘야채의 주성분은 탄수화물 외 무기질 단백질 비타민 등으로 맛이 담백해 화이트와인과 잘 어울린다. 레드와인은 타닌이 있어서 육류와 조화가 잘 이뤄진다.’ 와인과 음식의 조화 중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원칙이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어떤 와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과 함께 마시면 안 된다는 법칙은 없다.

최근 세계 각국에는 퓨전요리가 널리 퍼지고 있다. 이와 비례해 와인 스타일도 진화하고 있다. 와인의 맛은 지역, 빈티지, 메이커, 숙성 단계 등에 따라 다양한 차이가 있으며 음식도 만드는 이의 손맛에 따라 민감한 차이가 있다.

이제 화이트와인은 생선과, 레드와인은 육류와 마셔야 한다는 통념은 버리자. 다양한 고기와 생선요리를 먹을 수 있는 오늘날 참치처럼 살집이 풍부하고 신선한 생선요리에는 가볍고 활기찬 레드와인이 환상적으로 잘 어울린다. 닭고기는 육류지만 고기 사이에 지방이 없고 담백해서 가벼운 화이트와인이 좋고 조리방법의 차이에 따라 후라이드치킨은 무겁고 오크 특징이 있는 화이트와인이 더 어울린다.

와인과 음식을 조화롭게 하는 방법에 대해 옳고 그름을 가릴 수는 없다. 단지 제안하고 의견을 낼 수 있을 뿐이다. 오늘 저녁식사 자리에 어울리는 와인 한 잔 같이 마시는 여유를 가져보자. 잘 선택한 와인은 집에서 먹는 평범한 식사조차 특별한 순간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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