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국내 대부분 언론은 두 가지 뉴스를 비중 있게 다뤘다. 제129주년 세계노동절과 관련한 뉴스와 나루히토 새 일왕의 즉위 소식이 그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 사안과 모두 관련 있는 부산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 관련 뉴스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져 아쉬웠다.
부산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올해 노동절에도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노동절에 맞춰 노동자상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경찰과 공무원에 막힌 지 꼬박 1년이 지났다. 노동자상 설치를 놓고 시와 시민단체가 갈등을 빚자 시의회는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올해 노동절 전에 노동자상을 설치하겠다고 공언했으나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꼴이 됐다.
알려진 대로 부산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와 관련해 쟁점은 단 한 가지 ‘장소’뿐이다.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는 일본총영사관 앞 또는 정발장군 동상 인근 쌈지공원에 노동자상을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시와 시의회 안팎에서는 부산역이나 남구 강제동원역사관을 설치 장소로 거론하고 있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앞서 노동자상이 설치된 사례를 왜 참고하지 않는지 의문이 생겼다. 국내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처음으로 건립된 때는 2017년 8월 12일로, 양대 노총과 시민단체 등이 힘을 모아 서울 용산역 광장에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세웠다. 용산역은 일제강점기 강제 징집된 조선인들이 집결한 곳으로, 끌려온 노동자들은 일본과 사할린, 쿠릴열도 등지의 광산, 토목공사 현장에서 착취당했다. 상징성 측면에서 노동자상이 설치되기 제격이다.
같은 날 인천 부평구 부평공원에는 국내 두 번째 노동자상이 건립됐다. 부평공원은 일제강점기 일본 군수물자 보급공장(육군 조병창)을 마주 보는 장소다. 조병창은 한반도 최대 규모의 군수물자 공장으로, 조선인에 대한 인권 유린과 강제징용, 노동착취가 숱하게 이뤄졌다. 이곳 역시 노동자상 설치 장소로 손색이 없다.
지난해 노동절 경남 창원시 정우상가 앞에 세워진 노동자상은 ‘모범 사례’로 꼽힌다. 당시 시민·노동단체가 주도하고 경상남도와 경남도교육청, 창원시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 별다른 잡음 없이 노동자상이 건립됐다. ‘타산지석(他山之石)’. 부산시나 시의회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고사성어다.
사회부 차장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