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도심에서 한 블록만 넘어서면 온통 녹색의 푸르름이 산야를 덮고 아카시아 꽃향기를 타고 청춘과 사랑의 꿈을 노래하는 희망의 계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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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카단테의 플루트 협주곡 E단조(왼쪽)와 베토벤의 ‘아델라이데’를 부른 테너 프리츠 분덜리히의 CD 표지. |
‘아름다운 5월의 꽃이 만발할 때, 나의 마음에 사랑이 부풀어 오르고, 아름다운 5월에 새들이 노래할 때 나는 사랑의 동경을 그녀에게 고백했네’.
1840년 여름 로베르트 슈만은 클라라와 결혼하기 직전에 독일 낭만파 시인 하이네의 시 가운데 16편을 골라 작곡한 가곡집 ‘시인의 사랑’ 중에서 첫머리에 ‘아름다운 5월’이라는 제목을 실어서 청춘의 사랑과 꿈을 노래했다
5월은 서양 고전음악의 장르로 볼 때 Lied(리이트)의 계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귀에 익은 아름다운 독일 가곡이 많다.
특히 독일 가곡 가운데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가 부른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와 테너 프리츠 분덜리히가 부른 베토벤의 ‘아델라이데’ 그리고 소프라노 엘리 아멜링이 부른 브람스의 ‘영원한 사랑’ 등은 화창한 봄날 한나절을 아름다운 시적 감동에 젖게 해준다.
참으로 5월은 젊음과 신록의 계절이다. 이와 때를 같이해 자연히 듣는 음악도 빛깔로 치면 노란색이나 분홍빛에서 청색과 초록 빛깔로 바뀌게 된다. 더불어 이 계절에 어울리는 기악곡 몇 곡을 소개하자면, 메르카단테의 플루트 협주곡 E단조와 비발디의 바순 협주곡 E단조, 줄리아니의 기타 협주곡 A장조 등을 추천하고 싶다. 메르카단테의 플루트 협주곡 E단조는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아름답고 상쾌하며 마치 싱그러운 아침의 화원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비발디의 바순 협주곡 E단조는 바순이란 악기의 특색을 한껏 살린 곡으로 클래식 음악도 이처럼 듣기 좋은 곡이 있구나 할 정도로 정감 있는 느낌을 준다. 또 줄리아니의 기타 협주곡 A장조는 기타의 매력을 한껏 살린 곡으로 젊음의 싱싱함과 화사한 여인의 미소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하는데, 이 곡들은 하나같이 푸르름과 실록의 계절과 어울리는 것이라 하겠다. 이외에도 필자가 5월 이맘때 정말 좋아하는 곡이 하나 있다.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면 아이들도 지금쯤 소 몰고 오겠지’. 부르고 또 불러도 좋은 ‘고향 땅’이란 동요다. 지금은 논밭 일을 기계가 다 해주기 때문에 소를 모는 아이들의 정경을 보기 힘들지만 평화스럽고 소박한 우리의 모습을 한 폭 그림으로밖에 기억할 수 없는 정경이기에 더욱더 그립고 애잔한 추억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5월은 젊음의 계절이고 희망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화사함 뒤에 그리움만 남는 것은 현실적인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 아닐까.
필하모니 대표·음악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