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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당체연화(當體蓮華) /박상호

삶의 질 향상됐지만 집단이기주의 심화

오염된 진흙 속에서 아름다운 결실 맺는 연꽃의 겸손 배우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14 19:08:08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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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은 진흙 속에서 핀다. 높은 산봉우리나 넓은 바다에서 피는 것이 아니라 흙탕물 속에서 아름답게 핀다. 연꽃이 높은 봉우리에 피지 않고 낮은 연못에서 피는 것은 오만하지 않은 겸손함을 담고 있다. 아무리 오염되고 탁한 곳에서도 전혀 어니(淤泥)에 물들지 않고 청정하고 아름답게 자신을 꽃피우는 것은 연꽃의 위대한 미덕이다. 지금 이 시대는 혼돈과 탁란의 ‘철학 부재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오탁악세(五濁惡世)이다. 오탁악세란 겁탁(劫濁: 시대의 더러움), 견탁(見濁: 사상 견해가 사악한 것), 번뇌탁(煩惱濁: 마음이 더러운 것), 중생탁(衆生濁: 함께 사는 이들의 몸과 마음이 더러움), 명탁(命濁: 수명이 짧아지는 것)이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학대하여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등 탐욕과 증오가 가득한 세상을 오탁악세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생텍쥐 페리(Saint Exupery)는 “우리는 어딘가에서 길을 잘못 들었음을 이해해야만 한다. 인간 전체는 이전보다 풍요로워졌다. 더 많은 부와 시간을 향수하고 있다. 하지만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 본질적인 무엇인가가 부족하다. 나 자신을 인간으로 느끼는 부분이 점차 희박해진다. 우리의 신비한 대권 가운데 무엇인가 없어지고 말았다”고 했다.

미세먼지의 공습, 폭우와 자연재해의 빈발, 온갖 쓰레기와 해양오염 등 겁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유물론과 유심론, 자유와 방임 등 자본주의 병폐와 획일적인 사회주의뿐만 아니라 교만과 독선이 난무한다. 이익만 고집하는 집단이기주의 등 사상의 혼란이 충만한 사회를 볼 때 견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탐욕과 증오 어리석음 등으로 마음의 사막이 커지는 사회를 볼 때 번뇌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고, 각종 스트레스로 성인병이 증가하는 것을 볼 때 명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기만과 배신 등 불신이 가득한 사회를 볼 때 중생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진흙탕 속에서 우리는 연꽃의 진리를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한다. 연꽃은 진흙이 아무리 오염이 되어도 청정무구한 꽃을 피운다. 오탁악세의 고뇌에서 인류를 해방시키는 대공덕을 연꽃은 비장(秘藏)하고 있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에서는 당체연화(當體蓮華)라는 표현이 있다. 당체란 일체법의 본체를 말하며 있는 그대로의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본성 즉 법성을 뜻하며 그 법성 자체를 말한다. 우리 몸 자체가 연화라는 것이다. 이는 생명의 존엄을 의미하고 있다. 우리 몸과 마음이 가장 존귀하고 가장 위대한 가치를 지닌 부처라는 뜻이다.

공산주의도 자본주의도 인간을 수단으로 삼았지만 인간이 목적이 되고 주인이 되는 근본적인 인간주의를 표방한 말이 당체연화이다. 또한 오탁악세를 정화하는 능력이 당체연화로써 개인의 생명 속에 있다는 뜻이다. 개인뿐 아니라 우주도 당체연화로써 정화, 극복하는 위대한 생명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이 우주적 인간주의를 표방하기 위해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고양시키고 생명의 훌륭함 존귀함을 밝히고자 한 것이 당체연화의 참뜻이다.

이는 석존이 깨달은 진리 중의 진리이고, 인류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금과옥조며 팔만대장경의 핵심 결론이다. 우리 기업인은 당체연화로써 존귀한 사명을 자각하고 기꺼이 사회에 헌신한다면 진정 행복할 것이다. ‘연꽃’ 시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淤泥의 더러움에 전혀 물들지 않고/ 물속에 피었으나 요염하지 않으며/정갈한 향기는 멀수록 더욱 은은하네//

아침에 수줍은 꽃잎을 열고/ 무더운 한낮을 지나 午睡를 즐기는/ 신비하고 靈妙한 순백의 꽃이여//

그대는 지극히 겸손하면서도/ 어떤 유혹에도 초연한 열녀와 같구나/ 정작 아르테미스처럼 순결하여라//

폭염 속에서 뜨거운 열정을 노래하면서도/ 신비한 자애의 미소를 머금은 그대는/ 위대한 모성을 지닌 어머니 같구나//

꽃이 열리면서 연이 나타나는/ 因果俱時를 상징하는 신비의 꽃/ 생명의 실상과 자연의 법칙을 노래하나니//

조화와 균형 우주의 섭리와/ 그 근저에 흐르는 인과의 법칙/ 생명의 본질을 노래하나니//

꽃은 떨어지고 연을 완성하는/ 희생과 보은의 화신이여/ 그대의 숭고함을 견줄 데가 없나니//

深谷에 홀로 핀 난의 그윽한 향훈이/ 어찌 그대의 정갈한 향기에 비하리오/ 위대한 聖人의 지혜 같은 향이여//

영혼이 오염되고 생명이 혼탁한 이 악세에/ 그대 어니에서 청정을 꽃 피운 것처럼/ 이 사바의 濁亂과 어둠을 정화하소서/

오 위대한 순백의 연꽃이여/ 정녕 그대는 구원의 등대인가/ 자애의 신비한 미소 영원하소서// ‘연꽃’ 전문

신태양건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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