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의 위기가 회자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미디어 수용자 의식 조사에 따르면 종이신문의 구독률은 10% 이하까지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 가구 중 한 가구도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버스와 도시철도에서 신문을 읽는 사람을 발견하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하다. 도시철도 역사 내 신문 가판대는 추억 속의 한 장면이 될 판이다. 그 대신 대부분 사람은 이어폰을 귀에 끼고 스마트폰을 통해 음악을 듣거나 휴대전화 스크린을 내려다보며 읽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스마트폰으로 소통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이른바 ‘포노 사피엔스’를 양산하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 미디어는 더는 신문과 방송에 국한돼 있지 않다. 그들에게 미디어와 언론은 페이스북 네이버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플랫폼 기업들이다. 이들 매체는 정보와 뉴스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지는 않지만 유통하는 것만으로 오늘날 뉴스와 저널리즘 산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아래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 뉴스 이용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가장 많이 보는 콘텐츠 역시 뉴스다. 어쩌면 갈수록 복잡해지는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인간의 본연적인 정보 욕구의 발현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특이점은 뉴스 콘텐츠가 대부분 1차적으로 신문사들에 의해 생산된다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 뉴스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신문사들이 고민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신문 산업의 디지털 전략의 핵심은 온·오프라인 뉴스 생산과 유통 과정에 최적화된 통합 뉴스룸을 구축하여 구조 혁신을 이루어내고, 디지털 뉴스 콘텐츠를 개발하여 안정적인 경제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가운데 저널리즘 활동의 결과물인 뉴스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게 최우선 과제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저널리즘의 핵심적인 두 가지 기능은 보도와 논평이다. 보도의 기능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실적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검색되는 뉴스 정보의 속도와 규모를 고려하면, 속보 경쟁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 신문은 무엇을 해야 할까? 매일 일어나는 사회문화적, 정치적 현상에 대한 논평에 더욱 집중하여 독자들에게 안내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논평 기사는 신문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설과 더불어 시니어 기자들이 쓰는 비평 기사와 칼럼 등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뉴욕대학교 저널리즘 스쿨의 미첼 스티븐슨 교수가 제안하는 ‘지혜의 저널리즘 (Wisdom Journalism)’은 흥미롭다. 그는 디지털 뉴스 시대에서 저널리즘의 임무가 사실적 정보의 수집과 배포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대신 사회적 현안에 대한 심층적인 지식과 설명을 통해 해석과 관점의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제신문은 올해에도 지역 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한 심층적인 기획 보도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내용은 걷기 좋은 도시, 노인 치매 대책, 적정도시 부산의 미래 등을 포함하고 있어 부산의 혁신 방향과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참신한 기획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특히 기획 보도의 내용에 근거한 칼럼과 사설 등 논평 기사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지역 현안의 주요 내용과 쟁점을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런 논평 기사로 주요 이슈에 여론을 형성·수렴하는 저널리즘의 정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상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뉴스와 정보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신문은 어떠한 저널리즘을 구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신문의 생존 전략으로 논평 기사는 디지털 뉴스 생태계에서 신문의 핵심적인 킬러 콘텐츠가 돼야 한다. 국제신문이 지역 현안에 대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석과 통찰을 통해 품격 있고 지혜로운 저널리즘을 구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