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극심한 취업난 속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군 중 하나다. 신규 채용 때마다 수백, 수천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은 공무원에게 국가는 정년 보장 등으로 예측 가능한 ‘미래’를 담보하면서 국민을 위한 막중한 임무를 부여한다. 공무원은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충성·봉사해야 한다. 에둘러 공무원이 가져야 할 신조, 나아가 공무원의 자세를 언급하는 것은 27년 만의 ‘버스 대란’을 앞둔 시점에서 부산지역 공무원들이 보인 안이한 인식과 행동을 도저히 그냥 넘겨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주 부산 시내버스 노사 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둘러싼 협상이 천신만고 끝에 타결됐다. 다행히 시내버스가 27년 만에 멈춰서는 일은 피했다. 시는 버스 파업 돌입에 대비해 전 공무원에게 비상 동원령을 내렸다. 구·군 공무원 600명을 투입해 비상 수송 버스에 탑승하게 한 뒤 승하차 안내 및 승객 안전 관리를 하도록 하고,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2교대로 운용한다는 계획이었다. 버스 파업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을 담은 조처로, 시가 당연히 마련해야 할 대책이었다. 그런데 공무원 노조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 돌입에 따른 대혼란을 눈앞에 둔 지난 14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본부는 ‘공무원 강제동원’에 문제를 제기하려고 시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시의 대책을 “시민 불편 해소 노력에는 공감하지만 파업의 본질적 문제 해결이 아닌 일선 지자체를 동원한 임시 처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버스 노동자의 파업에 공무원 노동자를 동원하는 것은 파업의 의미를 축소시키고 노조원 간 갈등을 부추기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공무원 노동자의 근무 여건을 향상시키고 부당한 지시 등을 거부하겠다는 노조의 입장을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공무원노조는 대시민 봉사 대신 조직 대변에 몰두했다. 이들은 막대한 시민 불편 발생이 불을 보듯 뻔한 긴급한 상황에서 공무원에게 비상근무를 명한 시의 대책을 ‘강제동원’이나 ‘노조원 간 갈등 유발’ 등으로 표현했다. 공무원은 최고의 직업군인 반면 언제나 ‘개혁 대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민을 외면해 시민에게 불신받는 공직사회를 누가 만들었는지, 이번 사태를 보면서 부산의 공무원들에게 묻는다. 시민이 있기에 공무원이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사회부 차장 roll66@kookje.co.kr